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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있었던 군대에서 있었던 썰...
게시물ID : panic_741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렉걸린남캐
추천 : 13
조회수 : 1929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4/11/04 16:31:13
강원도 GOP 최전방 근무 시절일이었어요.
제가 체중이 제법 많이 나가는데도 불구하고 3급으로 현역입대했거든요.

어느날 야간근무를 철책을 바라보며 초소 앞에서 근무중이었어요.
저는 당시 들어간지 얼마 안된 이등병이었는데
상병이었던 제 선임이었던 녀석은... (제가 군대를 늦게가서 25살에 입대했습니다;; 다 동생들임)
도란도란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내용은 잘모르지만 그 상병 밑으로 일병 쪼렙들이 제법 많았는데
흔한 말로 지들끼리 모여서 상병을 무시했나봐요.

자세한 상황을 다 듣진 못했는데 엄청 힘들었나봅니다.

이제생각해보니 군대내 왕따... 아니었나 생각되요 최근에 그런 사건도 있었고

아무튼 근무 끝나고 울먹거리더니 밀조로 인해 밀어주기 근무 시간이 끝나서 이제 철수를 앞두고 철책을 오르는중

저희 섹터(근무지역)에는 천국의 계단이란 곳이 있습니다.
그곳을 선임인 상병 녀석이 먼저 올라가고 저는 조금 헉헉대면서 따라가고 있었죠..
야간인데다가 계단을 계속 오르려니 앞을 보기보다는 계단쪽만 바라보게 되더라구요

근데 거의 오르막 계단의 끝에 도달했을 쯤

그 녀석이 갑짜기 등뒤에 있던 자기 K2소총 총구를 입으로 가져다 대더군요.

순간의 시간이 느릿하게 흐르더군요.

아 시바... 내 눈앞에서 뇌수가 터지는걸 보게 생겼구나..

헌데 몸이 피하기보다 막길 원했나봅니다. 뭘 판단하고 자시고 할 새가 없었어요.

실탄은 이미 장전된 상태로 근무하고 안전장치만 돌리면 발사하는건 3초도 안걸리니까요.

한 2-3미터 떨어져 있는 상태였는데 

초스피드로 달려가 그녀석 소총을 밀치고 낚아채서 뺏은다음 

저도 모르게 욕지거리가 튀어나오더군요 (평소엔 욕을 하지 않는 온화한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이 미친새끼야 니가 군생활 상병씩이나 달고있으면서 뭐가 무서워서 이런 짓을 해 돌았냐?"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더군요. 

아마 제가 낚아채지 않았어도 발사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죠.

그뒤 한 2-3분 흐른뒤엔가... 소대장하고 다음 투입조 3팀이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섹터에 서있더군요.

원래 야간엔 수화를 대야되는데... 누군가 접근한다던가 하면... 뭐 그럴 경황이 없었으니까요.

자초지정을 간단히 설명하고 저는 소초실로 끌려가서 모든걸 말해야되었고.. (아는것도 별로없는데)
나중에 그 일에 가담한 일병들이 차례대로 소초실과 중대 대대장들에게 끌려다니며 심문당하고 ㅋㅋ
대체 뭔짓을 한거냐 너희들...
.
.
.


한살 어리던 그 녀석은 나중에 연대본부로 가서 의무대에서 전역할때까지 아저씨가 되서 전역할때 까지 거기서 지내다가 갔습니다.

뭐 요즘 어떻게 살고있나 가끔은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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