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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살쯤 모르는 누나랑 1년가까이 같이 살았던 이야기.
게시물ID : panic_758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브레멘음악대
추천 : 46
조회수 : 8248회
댓글수 : 89개
등록시간 : 2015/01/03 14:06:53
20년은 더 된 이야기.
당시 아버지는 월급이 9만원 정도 되었다고 함.
지금으로 치면 6~70만원 정도 되는 돈이라고 함.

아무튼 돈벌이가 안좋았음.

할아버지께서 돈이 좀 있으셨고
아버지도 나름 배우신 분인데
어머니가 고졸 시골아가씨였음.

그래서 친가쪽에서 겁나 반대했는데
어머니가 임신하셔서 아버지가 어머니 데리고 다른 지역으로 나와서 둘이 단칸방에서 살다가
나를 얻으셨다고 함.

그리고 6살쯤에. 내가 유일한 '손자'라서 할아버지께서 아파트 한채 사주셨는데
그 전까지, 흐릿하게 기억하는 5세부터의 기억에
가족이 아닌 모르는 누나가 한명 있음.

그 누나와의 첫 기억은
혼자 텔레비전 체널을 돌리는데(당시 텔레비전은 진짜로 돌렸음. 14번인가 12번 까지 있었음.)
손이 너무 아파서 그 누나한테 부탁했던거임.

공중에 모빌같이 인형을 매달아놓은게 있었는데
내 손에 닿지 않는 그 인형을 흔들어달라고 조르기도 하고

장난감 공을 내쪽으로 굴려주면 그걸 잡는 놀이를 하곤 했음.

내가 기억하는 누나의 인상착의는
흑발 직모. 길이는 가슴께까지.
전체적으로 마른 체형.
피부가 하얀색.(당시 그 누나라고 그린 그림엔 항상 흰색을 칠했기 때문에, 살색보다 흰색크레파스를 더 빨리 썼었음.)
검은 원피스.

그 정도였음.

근데 같이 사는 그 누나에게 부모님은 밥을 주지 않았음.
그래서 누나가 배고프다고 하면 내 밥을 나눠주고 그랬었음.

근데 초등학생쯤에 부모님한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음.

그 당시 어린 나는
허공을 보고 혼잣말을 하고
매달린 인형이 흔들리는걸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놀고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을 자주 그리고
가끔 모르는 외국어 같은걸 말하고
식사하다 말고 숟가락으로 밥을 퍼서 허공에다 버리는 등의 이상행동을 보였다는 거임.

근데 애 자체는 이상하지 않았던게, 친구들하고도 잘 놀고 유치원도 문제없이 잘 다니고.
혼자 놀면서 좀 이상한 행동하는건 상상력이 너무 풍부해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보면 그냥 평범한 아이였기 때문이라 크게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함.

그냥 어머니랑 이야기 하다가 나온 말이었기에 가볍게 옛날엔 그랬지 하는 분위기로 말하고 넘어갔는데
꽤 충격이었음

베스트에 귀신저택 썰 보고 문득 생각나서 글 써봄.
서양 전설중에 아이 돌보미 귀신이 있다던데 일종의 그런건가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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