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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불식인 5막 (좀비자작소설) 브금있음
게시물ID : panic_762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람tago
추천 : 5
조회수 : 84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1/15 21:18:06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hw704

http://todayhumor.com/?panic_75903  제 4막

http://todayhumor.com/?panic_75817  제 3막

http://todayhumor.com/?panic_75468  제 2막

http://todayhumor.com/?panic_75287  제 1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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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첫 발걸음




몇 시간이 지났을까....... 


지금은 잠들 시간조차 없다


벽 너머의 쿵쾅 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으니....... 


아니, 이제 벽 너머라기보다는 모기장 하나 걸친 건너편이라고 할까....... 


벽은 이미 반대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일만큼 구멍이 뚫여있다.

 


여보....... 우리.......”

....... 나갈 준비 다 해둬.......”

 


잠에서 깨고 곧바로 나에게 다가와준 그녀


같이 구멍을 바라보고선 멍하니 선채 말을 이어갔다.

 


나가야 할 것 같아.......일단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어줘....... 여기서, 내가....... 해야 해.......”

여보, 그냥 나가요. 우리........ 애들이 무서워 해.......”

아까 난 봤어....... 복도 밖에서....... 그 미친놈이. 아니 미친 것이. 있어. 기다리고 있어....... 제발, 나를 믿어줘,.......”

 


나는 그녀에게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제대로 못한 채 부르르 입술을 떨며 말을 이어 나갔고 아내는 울먹이며 말을 더 하려다 나갔다


나가야 한다


그러나 나갈 수가 없다


지금은


복도로 나간다면 그래서 그 미친 것과 마주치면


그리고 우리 뒤에서 안방 건너편에 있는 저것이 벽을 꿇고 쫒아온다면


우리 가족은 어떡하나


나는 혼자다


가족을 지킬 수가 없을 것이다


나 홀로 지켜야할 마지막 하나 남은 의무를 다 할 수가 없다


그렇기에 여기서 이것을 먼저 처리해야 한다....... 


어떤 방법으로든.......

 


얘들아 조금만 기다려줘. 아빠 잠시 짐 좀 챙길게.”

아빠, 나도 도와줄게요.”

아냐, 괜찮아. 좀 은밀한 거라 가람이는 보면 안돼요. 엄마랑 있어.”

 


내가 위험한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챈 걸까


아니면 정말 순수한 마음에 도와준다고 말한 것일까


이내 고민을 떨쳐내고 가람이의 도움을 거절하고 안방 문을 잠궜다


이제 이곳에 남은 것은 나와 벽 너머 그것


벽은 이미 붕괴 직전의 상태


크게 금이 간 벽


그리고 그 사이로 보이는 정체모를 검은 물체


벽에 꼭 붙어선 어딘가로 부터 계속해서 충격을 받고 있다


쿵 소리와 함께, 그 검은 물체도 들썩인다


그리고 서서히 내 귀에 각인되는 그것의 성난 소리


아주 작지만


확실히 들리고 기분 나쁜.

 


끄어어어...!”

끄르어어......!!”

 


하지만 소리에 정신 팔릴 수조차 없다


벽 틈새에선 소리와 무언가 내 앞으로 튀긴다


살점


분명히 살점이다


피가 섞인 살점


뭔가에 다져진 고기처럼 흐물흐물한....... 


토가 쏠린다


무섭다


도망가고 싶다


언제 벽이 깨질지 모른다


아니, 어쩌면 빨리 깨지길 바라고 있을지도....... 


그렇게 생각할 만큼, 무서워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을 지경이다


성별조차 알 수 없는 살점들이 계속해서 내 앞으로 튀기고 있으니....... 


눈조차 깜빡일 수 없다


밖은 슬슬 해가 떠 밝아 오기 시작하고 내 앞의 현실은 해가 져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물론, 바깥도 지옥이겠지....... 


하지만, 여기도 지옥이란 말이야....... 


내가 여기서 만일 실패한다면....... 


어떡하지....... 


내 가족들은 누가 지켜주지....... 


고민이....... 


너무 많다


너무나도.......


나는 안방문의 상태를 확인하고선 안방에 있던 TV로 문을 못 열게 막아버렸다.


그렇게 몇 분이 흘렀을까.

 


! 후드드드득! ---”

 

끄어어어!!!!!”

 


들려오는 벽이 무너지는 소리


그리고 그것의 괴음.

 


여보!!!”

아빠!!?”

 


다급하게 문을 두드리며 애타게 나를 찾는 가족들


다행히 문은 이미 막아놓았다


내가 실패해도, 가족들은 안전할 것이다.

 


이 문. 내가 열기 전까진 절대 열지 마!!!”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문을 등에 기댄 채 정면을 응시했다


자연스레 손을 떨며


눈앞의 광경은 실로 비현실적이다


무너진 벽의 파편들


그리고 그 파편들 속 두 개의 몸뚱이


아니, 몸뚱이 반개와 반개


하나는 밑에 깔려있고 하나는 그 위를 덮친 상태로 마구잡이로 


이미 시체가 되어 식어버린 반쪽자리 몸을 손으로 내리 찍고 있다


이미 찢겨 너덜너덜해진 손으로....... 


벽을 몸으로 내리 찍은 걸까


아니면, 벽에 사람을 세워두고 몸으로 계속 박은 걸까


알 수 없다


내 앞 그것의 몸은 이미 한쪽 팔이 너덜거려 덜렁거리고 어깨는 찢어지고 얼굴은 양쪽 뺨이 찢어져 이빨이 훤히 드러나 있다


필시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다


잘 모르지만


몸으로 충격을 가했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꾸어어어어!!!”

 


! ! !

 


피가 튄다


나와 아내가 지내던 안락한 방이....... 


몸뚱이 하나 남은 시체에 타격이 가해지고


그 충격으로 살점이라는 파편들이 이리저리 튀기고 있다


침대에


벽장에


그리고 내 쪽으로 튀긴 순간


정신이 바짝 차려졌다.

 


이대론 나도 죽어....... 저렇게 돼버린다고!........ 안 돼!'

 


나의 결심과는 반대로 아래의 몸뚱이를 내려찍는 그것은 아직도 미친 듯이 내려찍고 있었다


지금이 기회다.

 


! ! ... !

 


손에 쥔 배트를 꽉 지고선 그 것을 향해 힘껏 휘둘렀다.

 


푸악!!!

 


배트를 휘두른 방향으로 피가 튀기며 눈앞에서 피가 빗물이 되어 후드득 떨어진다


손에는 수박 깨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 !... !...

 


순간의 당황....... 


아까부터 이어져 오는 똑같은 소리....... 


멍하니 앞만 보고있는 나에게 들려오는 일정한 공포의 소리.

 


!... !... !

 


두려움과 긴장


배트를 다시 세게 쥐고선 눈으로 그 것의 생사여부를 확인했다


그것은 그대로였다.

 


!... !... !...

 


아니, 그대로인 것은, 몸뿐


머리는 이미 날아가 없고 몸뚱이만이 남아 밑에 있는 살덩이를 치고 있었다


한쪽 팔은 이미 반이 찢겨 너덜거리고 나머지 한쪽 팔은 살덩이를 내려치며 점점 더 부서져가고 있었다.

 


...

 


눈을 감는다.

 


그리고 친다.

 


!

!

!

 


으아아아!!! 죽어!!!”

 


본능적으로 외쳐진 소리


무서움을 없애기 위한.

 


!

!

!

 


얼마나 쳤을까


나도 그 것처럼 얼마나 때렸을까....... 


그 것은 자신이 때리던 몸뚱이처럼 푹 늘어져 있었다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아.......


더 이상........

 


... .... 으아......”

 


나는 손에 쥔 배트를 놓은 채 멍한 표정으로 신음을 질렀다


아주 작게


많은 것을 담고 싶어 큰 소리로 절규하고 싶지만


밖엔 내 가족이 있다


안 돼....... 무너지면 안 돼.......

 


여보! 여보!”

,,, 기다려줘....... 나 짐좀 더 싸고....... 조금만 더 싸고........ 나갈게. 들어오지 마.......”

 


나를 애타게 찾는 그녀의 목소리에 정신이 들어 내 피 묻은 옷을 후다닥 갈아입으며 말을 이어갔다.

 


걱정마....... 괜찮아.......”

 


바닥에 있는 정체모를 것들을 황급히 이불로 덮고선 혼자 중얼거리듯 말을 이어갔다


정말 괜찮은 건가


진짜...? 


옆 집 진짜 괜찮은 건가


더 있는 건 아닐까?

 


여보!! 나 옆집에 갔다 올게! 애들 좀 보고 있어줘!”

위험하게! 옆집엔 또 어떻게 가려고!? 일단 문이라도 좀!”

안 돼! 들어오면 절대 안 돼!”

 


나는 다시금 이불을 덮은 곳을 배트로 몇 번이고 친 뒤에 부서진 벽으로 향했다


핸드폰의 라이트를 켜고 한손에는 배트를 손에든 채


이리도 옆 집 방문이 긴장되는 날이 올 줄이야....... 


벽에 뚫린 구멍 사이로는 옆 집 창문에서 새어나오는 빛에 먼지만이 흩날리고 있다


그리고 아까는 상황이 상황인지라 듣지 못했던 괴기한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끼아악!!!”

 


날카로운 여성의 소리.

 


제발 이 쪽 집의 현관문만은 잠겨 있기를.......’

 


그렇게 생각 하며 조심스레 미지의 동굴로 나는 발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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