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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학] 들이는 신사
게시물ID : panic_779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2
조회수 : 199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3/01 22:00:49

출처 - http://occugaku.com/

들이는 신사

아내가 대학을 다닐 때 일이다.
오컬트 연구 동아리에 들었던 아내의 친구 K가 심령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다.
동북 지방의 어느 현 산속에, 사방에 금줄로 두른 폐신사가 있고,
그걸 혼자서 건너가면 돌아올 수 없게 된다고 한다.

검증을 하기 위해 동아리 부원인 남학생 P가 혼자서 거길 갔는데
정말로 그 후 그와 연락이 안 되었다.
걱정이 된 동아리 사람들이 다 같이 찾아나서기로 했다.
그리고 거기서 아내와 K가 체험했다며 들려준 이야기이다.

아내는 약간 영감은 있지만 제령 같은 건 소질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출발할 때 영감이 강한 선배에게 동행해달라고 부탁했다.
K의 정보대로 그 장소에는 분명 금줄이 쳐진 신사 같은 건물이 있었고,
P가 거기 도착한 것도 틀림 없었다.

선배는 그 신사를 보자마자 괴로운 표정으로
"여긴 무서워서 도무지 못 들어가겠어"라며 들어가기를 거부했다.
하지만 들어간 친구가 걱정되니 여기서 돌아갈 수도 없었다.
금줄을 넘어서 가자고 하는 부원들에게 선배는
"이 금줄 안에는 강력한 힘이 넘치고 있어.
 이것에게 한 번 잡히면 자력으로는 벗어나기 힘들 거야.
 그 힘이 들어올 틈을 주지 않으려면 들어가서 그 친구를 데리고 나와 이 금줄을 넘을 때까지,
 결코 이야기 나누는 것이 끊어져서는 안 돼.
 사람이 잔뜩 들어갔다가는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으니 둘이서 가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아"

그 자리에 있었던 멤버 중 아내와 K가 제일 연장자인 여성이었다.
"수다쟁이"로서 남자보다 여자가 더 잘 할 거라는 이유로 둘이서 짝을 지어 안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야기하는 내용은 별 것도 아니고 둘 다 취미나 과자(ㅋㅋ), 패션 이야기 같은 걸로
온갖 이야기를 나누면서 들어갔는데
말문이 끊어져서는 안 된다는 의무감과
심령 장소 안으로 들어간다는 긴장감 때문에 정신적으로 꽤 힘들었다고 한다.

문을 지나고, 참배실 같은 곳에 도착한 아내가 문을 열자
흐릿한 어둠 속에서 P가 등지고 앉아 있었다.
아내가 눈을 가늘게 뜨고 봤더니 ㄷ자로 P를 둘러싸고 있는 낡은 일본 전통 인형이 많이 보였고
아내와 K가 나누는 이야깃소리와 함께 그가 중얼거리며 뭔가를 말하는 게 들려왔다.
두 사람에게 재촉당한 그가 멍하게 넋이 나갔지만 일어나서 천천히 밖으로 걸어나왔다.
슬슬 이야기거리도 떨어지니까 둘은 초조해지기 시작했고,
K는 P의 팔을 잡고 달렸고 아내도 뒤를 따랐다.

숨이 찼지만 이야기는 계속했고, 겨우 금줄과 함께 기다리는 친구들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 발 먼저 줄을 넘어선 K는 이야기를 계속해야한다는 긴장감에서 벗어난 탓인지 크게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대화가 끊어진 그 순간 아내는 아직 줄 안쪽에 있었다.
아내가 한 말에 답변을 못 들은 바로 그때
귓가에서 몇 명이나 되는 사람이 크게 소리치는 듯한 소리가 아내 귀에 들렸다.
깜짝 놀라 귀를 막았지만 그래도 소리는 전혀 작아지지 않았고
격한 두통과 공포로 미칠 것만 같아서, 무심코 거기서 웅크린 바로 그때
선배가 손을 뻗어 아내 팔을 잡고 억지로 끌어당겨 밖으로 꺼내주었다.

줄을 넘은 순간 그 소리는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아내는 멍하니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동아리 사람들말고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고
거기에 있는 그 누구도 아내가 들은 소리는 듣지 못 했다고 했다.

P는 잠시 멍했지만 돌아가는 차 속에서 서서히 제정신이 들었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말해주었다.
그렇다곤 해도 그 줄을 넘은 순간 엄청난 울림과 두통이 들어서
그 후 정신을 차려보니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신사 밖에 있었다는 것 밖에 기억하지 못 했지만
아내는 약간의 영감을 가진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P가 알아듣지 못 한 울림의 내용을 알아들었다고 하는데
"돌려보내지 않겠다" "신참자다" "여기 있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는 그 후 선배의 권유로 제령 겸 알바를 하는 식으로
여름방학 내내 어느 절에서 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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