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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원귀를 물리친 오성
게시물ID : panic_784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헨리죠지
추천 : 12
조회수 : 2290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3/18 09:54:17

오성鰲城은 학문과 재주, 덕행과 명절名節(절개가 높기로 이름이 유명하다는 뜻)을 겸비해 당대 제일로 추앙되었다.


젊어서 이웃에 사는 재상 아들과 친하여 서로 왕래하였는데, 그 사람이 여러 해 동안 고질병을 앓다가 어찌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아버지가 외아들의 병으로 인하여 밤낮으로 노심초사 하였는데, 어떤 이름난 판수가 사람의 생사를 안다는 말을 들었다.


말을 보내고 맞이하여 점을 치게 하자 점쟁이가 괘를 지어놓고 머리를 흔들며 생각에 잠겨 웅얼거리더니, 불행한 일이 있겠다며,

“장차 모월 모일 모시에 죽겠다.” 하였다.


그 아버지가 살릴 수 있는 방도를 묻자, 방도가 있기는 하나 발설할 수가 없다며, 말을 했다가는 자신이 죽게 된다고 하였다.


그 아버지가 울며 묻자 판수가 불쾌한 안색으로 그 아버지에게, 사람이 죽기 싫은 것은 인지상정인데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나무랐다.


그는 계속 눈물을 흘리며 우는데, 그 병객病客의 아내가 안에서 작은 칼을 들고 나와 판수의 목을 잡고 말했다.


“나는 병인病人의 아내다. 지아비가 죽으면 나는 따라 죽기로 이미 결심하였다.

 네가 만약 점괘가 어떤지 모른다면 모를까 이미 풀이를 하였고, 또 구할 방도가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도 죽는다고 하면서 끝내 말을 하지 않는다면, 내가 이미 들어서 알고 있기로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렀는데 남녀의 구별이 있겠느냐?

 나는 죽기로 결심하였으니 이 칼로 너를 찌를 터이다. 그러니 네가 죽기는 마찬가지이다.

 어차피 죽기는 매한가지인 줄 안다면, 어찌 분명하게 말해서 사람의 목숨을 구하지 않느냐?” 하였다. 


점쟁이는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한 번 입 밖에 낸 말은 사마(駟馬)로도 붙잡을 수 없다더니, 정녕 이를 두고 한 말이로군. 내 말할 터이니 놓아주시오.” 하였다.


그리고는 그로 하여금 이항복과 함께 있도록 하라고 하면서 그러면 모일이 지나면 무사할 것이라고 하였다.


또 그 날 자신은 죽게 된다며 처자를 부탁하였다.



어느 날, 병인病人이 정신을 잃고 있는데, 오성이 누워보니 촛불 아래 귀졸鬼卒 하나가 험상궂은 모습으로 검을 짚고 서서 오성의 이름을 부르며


“병인病人을 내주거라.” 하였다.


오성에 이에 응하지 않자 칼로 대항하기를 세 번 하다가 검을 던지고 엎드려서는


“대감께서는 저의 정성을 가엾게 여겨 내어 주소서.” 하는 것이었다.


오성이 자신을 죽이지 않는 이유를 묻자,


“대감은 나라의 동량으로 이름이 죽백竹帛에 드리워질 정인군자正人君子라 감히 해칠 수 없으니 다만 내어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하였다.


이항복이 자신을 죽이는 외에는 다른 대책이 없다며 병인病人을 안고 누웠는데, 이에 먼 마을에서 닭이 울었다.


귀신은 큰 소리로 울며


“어느 해에 원수를 갚을지 모르겠으니,

 어찌 원통하지 않으랴! 이는 아무 곳에 사는 아무개 판수가 가르쳐준 것이니 내가 이 사람에게 분풀이를 하겠다.” 하였다.


이어 검을 짚고 문을 나서는데 간 곳을 알 수 없었다.


이 때에 병인病人이 혼절하였는데 입에 따뜻한 물을 흘려 넣어주자 소생하였다.


다음 날 아침 점쟁이의 부고가 왔는데, 주인집에서는 장례비용을 넉넉히 보내주었을 뿐 아니라 그 처자를 넉넉하게 돌봐 주었다고 한다.



-계서야담-






출처 : 루리웹 해성1 님(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community/327/read?articleId=16231589&objCate1=314&bbsId=G005&searchKey=userid&searchName=%ED%96%89%EC%84%B11&itemId=145&searchValue=XceJEibTrV90&pageInde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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