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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 후의 퇴근길요
게시물ID : panic_790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람tago
추천 : 40
조회수 : 9578회
댓글수 : 37개
등록시간 : 2015/04/18 19:34:48
안녕하세요 

현재 공장서 일하느라 오유 눈팅할 시간도 없었네요.

뭐 무튼 사건은 이틀전이었습니다. 

처음 한달간은 정시퇴근을 하다가 

요즘들어선 슬슬 야근을 해주라는 은근한 압박이 들어오더라고요.

뭐 누구나가 다 그렇지만 저도 야근을 좀 꺼렸던 것이

집과 회사의 거리가 1시간 거리인데다가 아침 6시 출근에 퇴근 9시 이런 식이었거든요.

그래도 뭐, 해야죠 

시키는데...

무튼 이틀전 첫 야근 끝내고 9시 퇴근길 밖은 엄청 어둡더라고요.

그 이전의 따스한 퇴근길 풍경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많이 무서웠네요.

그래서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버스 정류장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노래를 속으로 따라부르며 무서움을 달래고 있었지요.

그런데 옆에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제가 원래 길을 걸을때는 사고나거나 이런 걱정을 해서 이어폰 소리를 좀 작게 해놓거든요

그래서 누가 저를 불렀나 싶어 이어폰을 빼고선 주위를 둘러보았죠.

어두웠기에 눈보단 귀에 조금 더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어요.

그저 제 옆을 지나가는 차들 소리 정도?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차들도 대부분이 신호가 풀려 다 지나가고 있는 상황이었죠.

전 당연히 잘못들었다 생각하고 이어폰을 다시 귀에 끼려 하는 순간

소리가 다시 들려왔습니다.

"뒤돌아 보지마!"

라고요

약간 고음의 소리였어요.

여성분의 찢어질듯한 가음소리?

너무 놀라서 귀에 가져가던 이어폰을 낚아채고선 다시 귀에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들리지 않는 소리.

마치 원래부터 자신밖에 없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공기소리, 바람소리.

날도 어둑어둑하고 두려움도 한층 더 강해져 살짝 빠른 걸음으로 버스정류장에 갔습니다.

다행히 도착과 동시에 버스가 와서 흥분한 마음 쓰러내린 채 버스에 탑승했지요.

그런데 오히려 문제는 여기서부터...

3~4명정도 탄 버스였고, 모두들 휴대폰만 보고있었어요.

물론 저도 이어폰을 다시 끼고서 폰을 바라보며 놀란 마음 다스리고 있었죠.

그렇게 한참 폰(오유하고있었어요 아마도)에 집중하는 중 귀에 소리가 또 들려왔어요.

"안보네~"

라고요

이번엔 갈라지는 듯한 여성의 목소리였어요.

제 옆도 뒤도 아닌 귓속에서 울렷어요.

소리가 이어폰을 뚫고 들어오는 그런 기분?

순간 소름이 끼쳐 바로 이어폰을 벗었어요.

몸이 부르르 떨리더라고요

더욱 더 무서워 졌습니다.

공포 그 자체를 몸소 느끼고 있는 상태였어요.

그렇게 진짜 혼자 몸을 사시나무 떨듯 떠는데 사람들은 하나 둘씩 다 내리고 어느덧 홀로 남은 버스안.

진짜 번득 생각났어요.

제 어머니께서 예전에 부적같은 것을 제 지갑에 넣어 주셨거든요?

사실 이런거에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그런거 정말 신경도 안쓰이고요

 그냥 무서워서 어딘가 의지하고 싶었어요 ㅠ

지갑에서 꺼내서 손에 꽉지고선 웅쿠리고 집까지 빨리 도착하기를 빌었어요.

KakaoTalk_20150418_192158216.jpg

(이 분입니다.) 

이어폰 소리도 일부러 제일 크게 했어요.

그 이상한 소리 못듣게끔

그렇게 시간이 지나 두정거장 정도를 더 가긴했지만, 

집에 도착했습니다.

부적을 손에 쥐고있어서 그랬던걸까요? 

다행히 집에 가는동안 아무 일도 없었어요.

그런데 문제는 바로 다음날.

어제였어요.

역시나 출근을 하니 야근은 어땠냐느니, 익숙해지면 괜찮다느니 하며

야근을 강요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전 그것을 거부할 힘이 없습니다.

그냥 따를 뿐...

무섭지만 그래도 어떻게 합니까 ㅠ 귀신보다 무서운게 사람인데 

짤리기 싫어요 ㅠ

아무튼 협박같은 부탁으로 야근을 하고 또 퇴근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일부러 이틀전의 사건을 잊으려고 친구랑 쉬는 시간에 까똑하면서 노력했는데 어김없이

어두은 퇴근 시간은 저를 찾아오더군요.

그래서 정말 부끄럽지만 그 친구녀석한테 나좀 마중나와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ㅠ 

그렇게 허락을 얻고선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그 순간부터 눈을 칼같이 뜨고 진짜 운동선수 마냥 뛰어갔습니다.

이어폰 소리도 최대한으로 하고요. 

위험하지만서도...

그렇게 한참을 뛰다가 숨이 너무 차서 살짝 멈췄는데 

그 순간 이어폰의 소리가 끊겼습니다.

이어폰이 빠졌나보다 생각하고 폰을 꺼내려는 순간 

하필 그 순간 소리가 들려왔어요

"재밌네??"

굵은 여성의 목소리였어요.

그리고 정말 무심하다는 듯한 목소리.

약간 벙쪄있는데 들려오는

"끼히히히히 키히히하하하히힛!!'

귓속에서 왱왱

이어폰은 휴대폰에 꽂혀있었고, 

음악도 다시 잘 나왔어요.

그런데 이어폰 끼면 이 미칠듯한 웃음소리가 멈추지를 않았어요 ㅠ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서 발 동동 구르면서 버스 기다리고 

버스가 오자마자 진짜 날아서 탔어요.

그리곤 맨 뒷자리로 뛰어가 앉았어요.

사람이 별로 없기도 했지만, 

앞 옆 다 보이는 자리가 안심된다 생각했거든요.

의자들 사이 끼어있으면 공포감이 더 심할거 같아서요.

그런데 맨 뒷자리를 가는게 아니었습니다.

사람이 두려움을 많이 얻는 이유를 알았어요.

상상력

뒷자리에 앉고 부적을 손에 쥔 채로 쭈그려 앉았는데

바로 들려왔어요

"뒤돌아 보지마!!"

장난기 가득한 여성의 목소리였어요

귀에서 울리던 소리가 제 왼쪽귀에서 슬슬슬 기어가는 것처럼 

제 머리 정중앙으로 옮겨갔다가

갑자기 홱! 하고선 뒷통수쪽으로 옮겨갔어요.

느낌은 정말 더러웠어요.

뒷통수가 울리는 느낌. 

소리가 뒷통수에서 들리는 느낌.

게다가 이어지는 상상력.

절대 뒤돌아 볼 수가 없었어요.

빠르게 달리는 버스 차 맨 뒷자리

거기엔 뒷 차들을 볼 수 있는 유리창이 크게 있고,

그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한 여자.

발은 피투성이가 되고 발톱은 너덜너덜 한 채

피부도 다 찢어진 채로 

버스와 똑같은 속도로 따라오는 괴생물체

사람의 상상력이 정말 사람을 미치게도 만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저런 상상까지 해버리니 (불가항력이에요 ㅠㅠ) 미치겠더라고요

눈을 감아야 되나 말아야 되나

무지 고민하다 도착지에 도착하고 무서워서 빠른 걸음으로 친구집까지 갔어요

근데 이시키가 이제 나온다는거 ㅠㅠㅠ

저희 집 가는 길에 친구집을 지나치기에 벌벌 떨면서 친구 찾으러 가는데 카톡을 보내더군요.

IMG_0041.PNG
근데 마지막 말이 어리둥절했어요.

뭐지? 생각하면서 ㅇ 라고 답장하고선 그냥 눈에 친구 보이기도 하고 해서 걸어가는데

전화가 오더라고요 그녀석한테. 

어리둥절한 상태로 받았더니 그녀석이 급한 목소리로

"빨리 뛰온나 빙시야!"

"??? 왜왜 왜 뭐 때문에!!" (저도 화가 많이 났어요 무서워서 ㅠㅠ)

"등신아 니 뒤에 왠 미친년이 방방 뛰면서 바짝 붙어서 니 따라가고 있다!
니도 춤 그만 추고 빨리 일단 내 쪽으로 튀어 온나!"


바로 뛰어갔습니다. 화남 무서움? 이제 그런 감정이 싹 다 사라졌어요.

진짜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진짜 다 큰 사내놈이 질질 짜면서 갔어요.

완전 펑펑 울면서

제 친구 키가 180이고 제가 167인데  

애시키마냥 친구 등 붙잡고 울면서 집에 갔어요...

다음주 월요일은 진짜 야근하기 싫어요... ㅠㅠㅠ

(그리고 전 춤을 추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걸었었다고 말해도 이 친구는 제말을 믿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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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반가워요 ㅎㅎㅎ

이 이야기는 픽션입니다. 이 글에서 진실은 제 키 뿐이군요. 공장일이랑. 망할 잔업이랑 ^^

흠, 이 글로 여러분께 어떤 공포를 선사하고 싶었느냐!?

진짜 일어날 법 하면서도 일어나지 않을 공포를 진짜 일어난 것 처럼 서술해보자! (!?)

라는 생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제목에 자작소설 이라고 태그를 달지 않았습니다. 

소설인걸 알고보면 더 재미없어질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ㅠ

무튼 사진도 찍어보고 요리조리 노력해보았는데... 재미없으면 죄송해요 ㅎ

그래도 조금의 공포와 재미가 있었기를 기대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절대 야근 하기 싫어서 쓰는 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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