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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븅신사바] 공포소설 - 여학생은 단정한 용모를 유지할 것
게시물ID : panic_857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루나틱프릭
추천 : 31
조회수 : 3294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6/01/21 11: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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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후회하고 있었다.

자기 손에 들린 못 박힌 각목과 거기 묻어있는 피,

그리고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여학생을 보며 그는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단지 휘청거리는 다리를 간신히 가누고 있는 밖에는 도저히 무언가를 할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그가 간신히 본 시계는 1133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쓰러진 여학생은 아직까지 살아있는 모양인지 주기적으로 입에서 무언가 새는 소리를 내며 눈동자를 굴렸다.

남자는 진짜 이런 짓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 그러게 자기 말을 들었어야지.

고분고분하게 말이야.

남자는 자기 발 앞에 놓인 시체, 살아있었다면 아마 또 다른 누군가의 애인이 되거나 혹은 자신에게 올 수도 있었던 그 물체를 보며 생각했다.

 



물론 지금까지 그가 살아온 방향은 살인이나 묻지 마 폭행이런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괴롭힘 당하는 쪽이었고, 주변에 그에게 말을 걸어주거나 하는 사람들도 없었다.

항상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그의 손목에는 칼자국이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 생겨났고, 그 때마다 성공하지 못한 자신을 질책하며 또 다른 하루를 살아갔다.

그의 주변 사람들은 또 자살 시도를 했다며 수군거리고 그에게서 거리를 두었다.

 

신기하게 그런 그에게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녀는 점점 틀어지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온전하게 붙잡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그런 존재였다.

긴 생머리, 하얀 피부, 가련한 목덜미에 돋아난 부드러운 솜털과 그녀에게서 풍기는 플로럴과 머스크가 적당히 섞인 향은 아찔할 정도였다.

학생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그 몸매와 얼굴은 또 어떠한가.

매일 맞고, 괴롭힘 당하고, 거기서 나온 분을 게임 상에서 만나는 불특정 다수에게 풀기나 하는 그에게 그 여학생은 그냥 우러러보기만 할 수 밖에 없는 존재였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큰 벽은, 그 여학생은 자신을 괴롭히는 무리의 수장.

그러니까 소위 의 여자 친구라는 점이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그 이라는 녀석이 그가 자신의 여자 친구를 좋아한다는 것을 눈치 챘다는 것이었다.

은 일부러 수업이 끝난 후 교실 문을 잠가 자신의 여자 친구를 불러놓고 그에게 구타를 행했고, 자신의 여자 친구에게도 때려 보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다행인지 몰라도 그녀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그를 감싸주었다.

그녀는 정말 예의바르고 도덕적인 여학생이었다.

의 여자 친구일지 모를 정도로 말이다.

여하튼 그러한 일들은 오히려 그의 자존심을 더욱 무참히 짓밟는 것일 뿐이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

그는 매일 잠에 들 때마다 [투사부일체][친구]의 한 장면을 생각하며 을 자기 손으로 제압하는 꿈을 꾸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지금까지 에게 괴롭힘을 당한 어떤 누군가가 을 경찰에 신고를 하였고 학교 측에서 그를 강제 전학시킴으로 그는 다시 을 볼 일이 없어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어영부영 을 따르던 무리들이 자기들끼리만 놀기 시작하면서 그를 향한 괴롭힘도 줄어들게 되었으며, 가장 큰 것은 그녀의 남자 친구가 공석이 되었다는 점이었다.

아니 남자 친구가 전학을 가도 관계는 유지할 수 있지 않느냐 싶겠지.

하지만 그녀는 뺨이 부어오른 채로 등교를 했고 오자마자 자리에 얼굴을 파묻고 울기만 했다는 점.

이것으로 미루어볼 때 헤어진 게 분명했다.

그의 손으로 직접 에게 복수하지 못했다는 것은 찝찝한 일이었지만, 그녀의 옆자리가 비었다는 점은 그를 고무시키기에 충분했다.

모든 역사는 밤에 이루어질 것이다.

 

동선을 미리 파악해 놓은 그는 그녀가 학원을 마치고 귀가하는 그 시간에 그녀의 집 근처 골목에서 대기 중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모습이 골목에 나타났다.

 

...학원 갔다 오는... 길이니?”

? 선생님, 여긴 어쩐 일로......”

 

선생님? 아 그래, 내가 선생이었구나.

 

......그냥, 지나가던 길에......”

아 진짜요? 이상하네, 이 동네 안 사신다고......”

주영아.”

 

그는 용기를 내 그 여학생의 이름을 부르며 다가갔다. 그녀는 어떠한 위화감을 느꼈는지 그를 경계하며 뒷걸음질했다.

 

...?”

......사랑해.”

 

그동안 참아온 말을 소리치듯 뱉은 그는 여학생에게 돌진하여 끌어안았다. 여학생은 소리치며 발버둥 쳤다. 간신히 그를 뿌리친 여학생은 겁에 질려 떨며 말했다.

 

..뭐야 이 새끼야!”

...소리가 너무 크잖아......”

 

그는 여학생의 입을 막기 위해 다가갔지만 이내 그녀의 발길질에 나동그라졌다.

 

미쳤어? 이 찌질이 새끼가......”

 

찌질이?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에게 경멸당하고 멸시받는 기분은 겪어보아야 안다고 했던가.

그는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온 단어를 듣고 무언가 끊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찌질이?”

그래! 선생이란 놈이 학생 하나 제지 못해서 매일 처맞......”

 

그녀는 자기 앞의 남자가 각목을 집어든 것을 보고 말을 그쳤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위기를 느꼈는지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선생님. 아니, 선생님의 탈을 쓴 괴물이 그녀를 향해 천천히 다가가고 있었다.

 

...선생님... ...... 잘못했어요!”

 

그녀는 무릎을 꿇고 빌기 시작했지만 이미 이성의 끈을 놓아버린 그를 막진 못했다.

몇 번의 충격에 귀가 먹먹해질 때 쯤 그녀는 간신히 목숨만 붙어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는 각목을 떨어뜨렸다. 그리고 그 여학생의 머리채를 잡고 질질 끌고 어딘가로 가기 시작했다.

그의 집은 이 동네 반대편에 있었지만 목적지는 그 곳이 아니었다.

 



그 있잖아요. 자살 시도하던 김 선생. 요 며칠 안보이더니 글쎄......”

 

교무실에서 몇몇 선생들이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1반에 예쁘장한 학생 있잖아요. 주영인가.”

김 선생이 걔랑 뭘 했는데요?”

 

진주 귀걸이를 한 중년 여선생은 입을 가리며 무어라 소곤댔다. 그러자 갓 부임한 젊은 선생이 비명을 질렀다.

 

설마요! 왜 걔랑 옥상에서 떨......”

조용히 해요, .”

그나저나 그렇게 조용한 선생이 왜 그런 짓을 했을까요?”

글쎄요. 주영 학생이 먼저 꼬리를 쳤나?”

 

누군가가 제시한 의문에 그 선생은 말을 계속 해나갔다.

 

아니 왜, 그런 거 있잖수. 사제지간에 뭐 돈을 주고 성적인 그런......”

그 여자애 시신에 성 관계한 흔적도 있대잖아요...... 설마?

그런 끔찍한 소리들 하지도 마세요!”

 

교감이 마시던 커피를 쾅 내려놓으며 소리쳤다. 테이블에 튄 커피를 신임 선생이 티슈로 닦았다.

 

이런 일은 도저히 있을 수가 없습니다. 이사장님께서도 어떻게든 이 사건 묻는 거로 됐으니까. 더 이상은 언급 마세요!”

 

역정을 내며 문을 박차며 나가는 교감을 보며 선생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모두가 눈치를 보며 커피만 마시는 어색한 정적을 깨고 나이든 학생 주임이 말했다.

 

에이그, 이래서 여학생들은 단정하게 해가지고 다녀야 된다니까,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닿자 그는 둥그래진 눈으로 주변 눈치를 살피고 한마디 했다.


 "아니 뭐 내가 틀린말 했어? 술집 년들처럼 해 다니니 그런 일을 당하지. 원."




 어릴 적 동네에 돌았던 소문.
 "모 학교 선생이 학생과 바람이 나서 둘이 살림차리고 야반도주를 했다더라."
 는 것이 생각이 나서 써봤습니다.

 글이 두서가 없네요. 이런건 처음 써보기도 하고...
 글재주란게 없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역시 문과는 나와봐야 쓸데가 없네요.. (문과를 비하하려는 목적은 없습니다.)
 재밌게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재미없어도 괜찮습니다 저는 이렇게 살아왔으니까요...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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