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흉가에서 살았던 썰
게시물ID : panic_880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히코
추천 : 33
조회수 : 3158회
댓글수 : 26개
등록시간 : 2016/05/26 21:49:20
잠깐 시간을 내어서 광주에 내려갔을때 아버지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들은 이야기입니다.

제가 무척이나 어렸을 적 아버지는 기술자 밑에서 기술을 배우는 수습생이었다고 합니다.
수습생은 예나 요즘이나 돈을 많이 못 받았던 것은 비슷했나봅니다. ( 참고로 저는 88년생입니다.)

여튼 어머님과 저를 먹여 살려야하다보니 한푼이라도 줄이시기 위해 그 당시 아버님이 기술을 배우던 곳 평택으로 이사를 하게됩니다.
무슨 동인지까지는 기억을 못하시던데 어렸을때 제 기억으로는 추팔리? 였던것으로 생각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 동네에 집을 구하려다보니 집도 없거니와 있는 집은 좀 가격이 나가서 아버지가 받고 있는 월급으로는 감당이 되질 않아
고민하시던 찰나 막 어제 나간 집이 있다며 부동산 업자가 소개를 시켜줬다고 합니다.

그림 .. 그냥 상상해주세요 ㅜㅜ
현관문을 들어서면 바로 왼쪽에 부엌겸 거실이 있고 오른쪽에는 화장실 정면에는 안방 문이 보였고 방은 1개였답니다.
창문은 부엌 싱크대 위에 조그맣게 쪽 창문이 있었구요. 집 전체에 창문은 쪽 창문 한개. 현관문은 왜 스테인리스로 된 불투명한 유리가 붙어있는 그런 문

아버지 일하는 곳과 가깝고 무척이나 싸서 ( 뭐 거의 거저였답니다.) 바로 계약하고 들어갔다고 합니다.

문제는 그날 밤부터 시작됩니다.
어머니가 악몽을 꾸시기 시작하는데 어떤 여자가 안방 한 가운데 서서 가위, 그 옛날에 볼법한 검은 큰 쇠가위를 들고 어머니를 바라보면서 사각사각 빈 가위질을 했답니다. 그 광경이 너무나 섬찟해서 불을 켜려고 하는데 몸이 움직이질 않았답니다. 가위에 눌린거죠

눈만 깜빡깜빡하며 바라보고 있는데 그 여자가 정말 미끄러지듯이 어머니 옆에 오더니 옆에 살포시 앉아서 어머니 귀에 대고 빈 가위질을 서걱서걱 했답니다. 동이 터올때까지요

그렇게 뜬 눈으로 아침에 아버님을 보내고서 곰곰히 생각을 했는데 이사한 피곤도 있고 첫날이다보니 잠자리가 맞질 않아 그런갑다 하셨답니다.

그리고 그 날밤
잠이 오질 않아서 티비를 보고 계셨는데 제가 울면서 방으로 들어오더랍니다. (그 당시 저는 거실에서 혼자잤답니다,)
왜 그러냐 라고 물어보니 쪽창문에서 어떤 여자가 쳐다보면서 자꾸 놀자했답니다.
그래서 어머님이 그럼 이부자리 가지고 와서 안방에서 자라고 하고 같이 토닥거리면서 잠을 주무셨는데 문뜩 깨어보니 제가 없더랍니다.
어디갔지 하고 찾는데 거실에서 애들 웃음소리가 들려서 뭐지 하는 마음에 나가보니 제가 어떤 꼬마애들이랑 놀고 있었답니다.

어머님이 너희는 누구니? 라고 물어보시니까 애들 (저 포함)이 우뚝 멈추더니 어머님을 째려보았답니다.
섬찟해서 정신을 차려보니 저는 방에서 자고 있고 어머님은 제 옆에 누워게셨고 .. 꿈이었답니다.

이상하다 이상하다 생각을 하며 저한테 어제 누구랑 놀았니? 라고 물어보니 놀긴 누구랑 노냐고 그래서 고개를 갸우뚱 하시며 넘어갔답니다.

그 뒤로 한 보름동안 어머님은 계속 악몽과 가위에 시달리시다가 꿈에서 악몽의 정점을 찍는 여자와 만나게 됩니다.

어떤 공터에서 여자가 뒤돈채 울고 있었고 어머님이 그걸 바라보고 계셨답니다.
너무나도 서글프게 울길래 다가가서 왜 그렇게 울어요? 라고 물어보니 그 여자가 " 얼굴이 .. 얼굴이 .. " 라는 말만 계속 반복했답니다.
그래서 얼굴이 왜요? 라고 물어보니 그 여자가 " 이렇게 되어서요. " 라고 말하며 뒤를 도는데 정말 흉측하게 일그러진 얼굴이었다고 합니다.

너무 놀라서 꿈에서 깬 뒤 더 이상은 안되겠다 이 집에 뭔가 있다라고 생각이 들어 아버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괜찮다고 아직 적응이 안되서 그런 것 뿐이다 라는 말을 하셨답니다.
만약 뭐가 있다면 같이 꿔야지 왜 당신만 꾸냐 라는 말도 덧붙이셨답니다.

그리고 하루 지난 밤 어머님은 악몽을 꾸시지 않으셨고 정말 오랜만에 푹 주무셨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악몽은 아버지한테 가게됩니다.

부엌에 쪽창문이 있다고 했죠? 아버지가 꿈에서 설거지를 하고 계시는데 열려있는 쪽창문 너머로 어떤 여자가 울더랍니다.
아버지가 뭐야? 누구야? 이러고 내다보려는 찰나 팔 두개가 쑤욱 들어오더니 

" 들어가게 해주세요! " 라는 말과 함께 창문으로 몸을 들이밀었답니다.

아버지는 순간 아 이렇게 들어오면 큰일나겠다 싶어서 들어오면 안된다는 말과 함께 팔을 밀고 창문을 닫아버렸답니다.
흐느끼는 소리는 창문 너머로 들리다가 사라졌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버지는 알수없는 병에 걸리셔서 자리에 눕게 되십니다.
어느 병원에 가도 준비를 하시는게 좋을 것 같다는 말만 들었다고.

그러다가 동네 아주머니들에게 어미님이 푸념을 늘어놓으시는데 동네 아주머니들이 그러면 옆동네에 진짜 용한 무당이 있다
그 무당을 찾아가봐라 라고 하셨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무당을 모셔왔는데 (어렸을때 제 기억을 빌려보자면 정말 그 무당이 귀신같았습니다 ㅜ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사람이 너무 놀라면 주저 앉게 되잖아요. 딱 그 모양새로 주저앉더니
어머님을 보고 당신들은 미친 사람들이라고 여기서 어떻게 사냐고 호통을 치셨답니다.

보통 집에서 귀신을 보는 건 귀신들이 통로로 이용을 하거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지박령이 되어서 그 집에 나타나는 건데
이 집은 기가 센 원령이 앉아서 귀신들을 끌어모으는 형태다. 여긴 겉모습만 멀쩡하지 흉가라고 그랬답니다.

그 귀신들을 모으는 원령과 아버지가 싸워서 이기긴 했는데 아버지 기가 다 해서 저렇게 누운거랍니다.

어머님이 그럼 방법이 없습니까? 라고 물어보니 우선 굿을 하자. 단 이 집에 있는 귀신'들' (귀신들이라고 지칭했는데 사람 명수로 따지면 백명 가까이였답니다.)을 쫓지는 못하고 아버지만 일어날 수 있는 굿을 하고 너희는 이사를 가라 라고 했답니다.
저는 어리다고 굿을 보지는 못하고 동네 이장님 집에서 있었지만 굿을 받고나서 아버지는 정말 거짓말 같이 일어나셨고
도망치듯이 이사를 헀답니다.

아버지가 인상도 호랑이 인상이시고 정말 쎈 인상이시라서 무서울게 없어보이셨는데 그 여자만큼은 정말 무서우셨답니다.

그러면서 결론은 싼 집은 항상 이유가 있는거니까 조심하랍니다.


마무리는 항상 어색한데 ... 다들 좋은 밤 되세요!
창문은 꼭 닫고 주무시구요 .. 누군가가 들어올수도 있으니까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