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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머스크향
게시물ID : panic_881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핸슨
추천 : 18
조회수 : 176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5/29 02: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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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아... 진짜 이건 아닌데...
내가 원해서 여기까지 온게 아니다.
술 취한 채로 오랜 만에 만난 동창 놈들에게 반쯤은 업힌채,
역시나 술취한 그놈들에게 이끌려 강제 걸음을 했다.
여기 사창가로... 흔히들 방석집이라고 얘기하는 그 곳...
정말 오고싶지 않았다. 성매매는 내 성적 취향도 아닐 뿐더러
나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있기에...
그녀 생각이 나니까 그녀가 너무 보고싶다.
돈 아까우니 잠시 앉아라도 있다가 라도 나오라는
친구놈들의 윽박에 못이겨 이 좁은 방에서 여자가 들어오길
기다리면서도 못내 그녀가 그립다.
여자가 들어오면 잠시 앉아 있다 나갈 생각을 하며 
다시 나만의 그녀를 떠올린다.
우린 1년전에 바닷가에서 만났고 얘길 하다보니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었고 어찌저찌 몇개월 연락을 
주고 받다가 사귀게 됐다. 
처음엔 뛰어난 미모가 아닌 그녀이기에 그냥
귀엽다는 생각뿐이었는데 그녀를 알아갈수록 그녀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이젠 그녀 없이 살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그녀를 사랑하게 됐다.
그녀는 대학 졸업 후 취직을 준비하는 취준생이자
편의점에서 야간을 꼴딱 새는 알바생이기도 하다.
택배 물류 야간일을 하느라 항상 밤 세워 일하는
나와 딱 맞는 생활 아니던가... 비록 나의 근무가 더 길어 
그녀의 일터에 한번 찾아가보지 못한게 참 미안하지만
그녀는 분명 그 상냥하고 싹싹한 성격으로 일 또한 
똑 부러지게 잘 해낼것이 분명하다. 
그녀의 모든것을 사랑하지만 특히나 사랑하는 한가지는 
그녀의 알싸한 머스크향이다. 
가끔 퇴근 직후 내 퇴근 시간에 맞춰 회사 앞까지 찾아온
그녀를 만나는 아침이면 밤새 흘린 나의 땀 내를 지워줄 만큼,
알싸하고 코 끝을 익숙하게 자극하는 그향이 너무 좋았다.
그런 그녀를 떠올리자, 비록 억지지만 이런곳 까지 와있는
내가 한심하고 그녀에게 못견디게 미안한 마음이 밀려왔다.
동창들에게 욕을 한바가지 얻어 먹더라도 이방을 나가기로
마음 먹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쪽방들의 문이 나열된
복도 비슷한 곳을 걷다가 어떤 문 앞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같이 이곳에 온 동창녀석이다. 
짜식 즐거운 시간 보내라. 형님은 먼저 갈테니... 하며 
한걸음을 떼는 순간... 알싸하게 코끝을 스치는 익숙한 
머스크향이 강하게 풍겨온다. 
그와 동시에 익숙한듯 위화감이 드는 
한 여자의 교성이 나의 귀를 의심하게 했다. 손이 덜덜 떨린다. 떨리는 손으로 그 방의 문고리를 잡아 돌려 문을 열었다. 
그리곤 그방안에서 벌어진 풍경에 나의 사고체계는 
그대로 멈춰 버렸다. 방안에서 악마의 밑에 깔린채
악마와 교미를 하던 여자가 나와 눈이 마주 친 그 순간,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침대 밖으로 뛰어나와 몸을 가리고
숨을 헐떡이며 어쩔 줄 모르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옆에서 악마가 뭐라고 소리를 지르지만 무슨 내용인지
알수는 없다. 나는 눈앞에 나체로 서있는 그녀의 그 목을 
양손으로 강하게 감싸쥐며 생각 했다.
그 머스크향은.... 사랑하지 말았어야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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