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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을지로 3가
게시물ID : panic_882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Y-
추천 : 13
조회수 : 149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6/02 00: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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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3가에는 어떤 추억이 있다.

추억보다는 스쳐지나간, 혹은 착각. 그런것일지도 모른다.

그날 나는 여기서 뛰어내릴 예정이었다.

더이상 살아가기에 세상은 잔혹했고, 삶은 나빠져만 갔다.
 
이제는 버틸 수가 없었다.

을지로 3가는 그저 가까웠기에 여길 골랐다.

개찰구를 지나며 마치 삼도천을 건너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나는 어느정도 행복한 기분이었다.

이미 늦었다. 나는 삼도천을 건넜다. 이제 죽으면 된다. 라는 기분만이 있을뿐

플랫폼에 서서 기차를 기다리는데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쪽엔 작은 검은 고양이가 있었다.
 
꾀죄죄한것이 길고양이같아보였다.
 
미야 거리는 소리에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고양이는 도망가지도 않고 내 손에 얼굴을 비볐다.

무심코 고양이와 놀고 말았다.

놀라운건 어느새 막차가 떠나버렸다는 일이었다.

그 후, 다시 또 우울해진 내가 을지로 3가에 갈때마다 고양이는 나타났다.
 
다시 또 손에 얼굴을 파묻었다.
 
먀 먀 거리는 소리를 들으면 그날은 잊고 지낼수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나는 더이상 내 목숨을 스스로 버리는 짓은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이젠 보이지 않는다.
 
개찰구를 지나고, 열차를 기다리며 을지로 3가의 빈 플랫폼을 바라보았다.
 
문득 반대쪽 플랫폼에 작은 고양이가 보였다.
 
귀여운 얼굴로 먀 먀 거리고 있었다.
 
이윽고 열차가 도착했다. 
 
나는 구태여 가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열차로 발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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