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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학] 실 자르개
게시물ID : panic_884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38
조회수 : 198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6/10 20:12:28
실 자르개

20년 정도 전에 있었던 일이다.
시골에서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외가는 그 동네에서 좀 이름을 날리던 집인데,
의사도 아니고, 교사도 아닌데 할아버지는 "선생님"이라고 불렸다.
그런 사람이라 여기저기 애인도 만들고,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다가
외할머니는 외할아버지에게 평생을 휘둘리신 분이었다.
그리고 그런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배다른 형제들이 외할머니의 적은 유산을 주지 않으려고
외할머니의 장녀인 우리 엄마에게 장례식장에서
"너 줄 유산은 없다" "빈 손으로 그대로 돌아가라"고 하였다.
애당초 엄마는 외할머니의 유산을 받을 생각이 없으셨지만
아무거나 좋으니 유품이 될만한 것이라도 갖고 싶다고 했더니
짜투리 실 한 가닥도 안 줄 거라고 해서 터덜터덜 집에 돌아오셨다.

그리고 저녁 먹을 때 이런 일을 이야기하는데
갑자기 막내 여동생(당시 2살-한국 나이 3~4살)이 "앗"하고 소리치며 자기 장난감 박스로 갔다.
그리고 신문지에 쌓인 작은 걸 꺼내더니
"할머니가 이거 가지랬어"라며 엄마에게 건넸다.
이게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어서 다들 머릿 속에 물음표를 띄우던 중
엄마가 신문지를 펼쳤더니
그 안에는 외할머니가 재봉하실 때 쓰시던 실 자르는 자위가 들어 있었다.
사용하기 편하도록 손잡이 부분에 실을 묶어 두어서
엄마는 한 눈에 외할머니 물건이란 걸 아셨다고 한다.
동생에게 자세히 말해보라 하니, "할머니가 왔어" "가지래"라는 엉뚱한 말만 해서
결국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지금까지도 알 수 없다.
할머니는 바느질을 참 잘하셔서 자신이 입던 기모노와 평상복 모두 직접 만드셨고
피는 못 속인다고 엄마도 평상복, 기모도 바느질을 잘하셔서 이웃집에 알려줄 정도였다.
원래 유산은 받을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할머니 재봉 도구를 받으려고 했던 엄마에게 생각지도 못 한 선물이 되었다.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47351369.html#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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