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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번 국도
게시물ID : panic_885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부두술사펠레
추천 : 8
조회수 : 141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6/14 17:5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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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젠장

이건 말도 안된다.

사지가 끊어질 듯한 고통, 

두통이 심할 때 처럼 온 몸이 웅웅거린다.

심장 박동에 맞추어 몸 전체가 부풀었다 가라앉는다.

가까스로 차에선 빠져나왔지만 

이 이상 몸을 움직이는건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 빌어먹을 짐승만 아니었으면...


죽을 힘을 다해 땅을 등지고 누웠다.

폐까지 빠져 나갈듯한 날숨

내가 다시 살아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땐 저 개같은 짐승을 죽이는 것에 대해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을 자신이 있다.













난 가족이 없다.

이 시간에 연락도 없이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이상하게 여길 사람이 없다.

누군가 우연히 끊어진 가드레일을 보고

우연히 그 아래 추락한 차를 발견하고

우연히 나를 위해 신고해주지 않을까 라는 가능성 이외에는

살아남을 방법이 생각나질 않는다.

엔돌핀이라는게 퍼진걸까?

움직이기는 글렀지만, 적어도 고통은 방금 전 보다 나아진 듯 하다.












하늘이 푸르스름해지고, 이내 밝아지기 시작했다.

얼마나 버텼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정신을 붙잡고 눈을 감지 않으려 애를 썼다.

살짝이라도 생각이 옆으로 새면 이내 그 생각이 눈 앞에 그려지기 시작한다.

생각이 꼬리를 물며 이야기는 길어지고 곧 내가 눈을 감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이런 상황의 반복.

정신을 놓지만 않으면 그래도 계속 버틸만은 한 것 같다.












차 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어찌된 일인지 아무 소식이 없다. 잘못 들은 걸까?












평소와 같이 맑은 하늘이다

흘러가는 구름 가닥 가닥을 엮어 목도리를 짜는 상상도 해보고

태양을 아음 하고 물었다가 뱉어 추위를 날려버리는 생각도 해보았다.

따뜻한 집, 갓 지은 밥냄새, 식사 후 소파에 앉아 TV를 보며 마시는 핫초코 한모금

아주 뜨겁지는 않지만 너무 식지도 않은 알맞은 온도

혀에 사악 감기는 달콤하고 진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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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게에는 처음으로 글 남겨보는 것 같습니다.

글을 만들어 쓴다는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몰랐네요;;

읽으면서 내가 아픈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잘 안된 것 같습니다 ㅠ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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