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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학] 꿈 아니야
게시물ID : panic_886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1
조회수 : 1362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6/21 20:39:33
꿈 아니야

대학교 1학년 여름 쯤이었다.
당시 나는 집에서 학교까지 통학했다.
고등학생 때는 동생과 같이 방을 썼지만
대학생이 되었으니 내 방을 갖고 싶다고 해서 빈 방 하나를 차지했다.
우리 집은 예전에 여관을 했기 때문에 3층에 조금 낡은 객실이 세 개 정도 비어 있었다.

세 방 중 하나를 내가 차지하고 내 방으로 삼았다.
함석 지붕 바로 아래에 있는 방이었고, 낮에 빛을 너무 쬐여서인지
그날 밤도 푹푹 쪄서 자기 힘들었다.

너무 더웠던 탓일까, 동이 틀 무렵 나도 모르게 눈이 떠졌다.
그런데 베개맡에서 기척이 났다.
뭐지 싶어서 봤더니, 내 베개를 향해 긴 머리의 처음 보는 여자가 자고 있었다.
이 여자는 뭐지?
그때는 이미 여관을 접은 상태였지만, 그래도 가끔 묵고 싶다는 손님이 있으면
일 년에 몇 번 정도 손님을 받기도 했기 때문에
방을 잘못 찾아 들어왔다고 생각하고
"저기요.. 방 잘못 찾아오신 것 같은데요" 하고 멍청한 말을 내뱉았다.
냉정히 생각해보면 상당히 이상하다.
왜냐하면 나 혼자 지내던 방이라서 이불도 한 채만 깔아두었다.
그리고 방을 잘못 찾은 사람이 일부러 이불을 깔고 잘까?
아니, 결단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자기가 모르는 사람이 자고 있던 방이다.
자다 일어나서 멍한 상태였던 나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고 아무 생각 없이 말을 뱉았다.
그러자 그 여자는 갑자기 "와하하하하하"하고 미친 듯이 웃어 제꼈다.
헉하고 숨이 넘어가는 순간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았다.
식은 땀이 줄줄 흘렀다.

무,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에도 그 여자의 웃음 소리가 이어졌다.
아! 그래! 이건 꿈이야. 꿈이 틀림 없어.

나는 꿈 속에서 이건 꿈이라고 인식하는 루시드 드림을 몇 번 꾼 적이 있어서
냉정을 되찾으려고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러자 갑자기 그 미친 여자가 웃음을 그쳤다.
왜 저러지 하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내 눈 앞에 그 여자 얼굴이 거꾸로 보였다.
그리고 그 여자는 붉은 입술을 꽉 물더니 옅은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아니야. 이거 꿈 아니야"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27415989.html#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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