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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학] 이웃집 할머니
게시물ID : panic_887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32
조회수 : 206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6/23 20:12:47
이웃집 할머니

제가 초등학생일 때 일입니다.

어릴 때부터 돌봐주시던 이웃집 할머니가 쓰러지셔서 몸져 누우셨습니다.
혼자 사시던 분이고, 친척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릴 때 오래된 놀이를 많이 알려주셨고
집에 가면 과자도 주시고, 팽이 치기 같은 것도 알려주셨습니다.
그런데 쓰러지셨으니 같이 놀아주실 수 없게 되었지요.
그게 너무 싫어서, 빨리 나으시라고 하루 걸러 하루 병문안을 갔습니다.
그런데 두 달이 지나도 나으실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병문안 갔더니 할머니가 누우신 채로 눈을 뜨고
중얼거리고 계셨습니다.
"왜 그래요?"하고 여쭤봤더니
"엣쨩, 타로쨩, 삿쨩, 쥰쨩..."하고 되풀이해서 말하고 계셨습니다.
"엣쨩, 타로쨩, 삿쨩"은 제 친구들 별명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말한 "쥰쨩"은 제 이름입니다.

그 말에 깜짝 놀라, 무서워졌습니다.
왜 무서웠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하면 죄책감이 느껴집니다.
저는 그날부터 무서워서 병문안을 가지 못 하게 되었습니다.

한참 지난 어느 날, 친구 엣쨩이 강에 빠져 죽었습니다.
저는 "할머니에게 알려줘야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오랜만에 할머니 병문안을 갔습니다.
그러자 마침 의사 선생님이 와 계시다가 돌아가시려던 참이었습니다.
저는 의사 선생님이 돌아가시길 기다렸다가 할머니를 뵈었습니다.
할머니는 또 중얼거리고 계셨습니다. 귀를 기울여보니
"타로쨩, 삿쨩, 쥰쨩..."
엣쨩은!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그래서 제가 "엣쨩이 죽은 거 알고 있었어?"하고 물어봐도
할머니는 "타로쨩, 삿쨩, 쥰쨩..."하고 되풀이하기만 했습니다.
왠지 기분 나빠서 저는 재빨리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좀 시간이 지나자 신경 쓰여서 다시 할머니 병문안을 가보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삿쨩, 쥰쨩...."하고 되풀이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타로쨩은?"하고 물어봤더니 할머니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몰라..."
물어봤자 "삿쨩, 쥰쨩..."만 말할 줄 알았는데 대답을 해서 꽤 놀랐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는 평소처럼 같은 말만 반복하길래 집에 돌아갔습니다.

집에 가보니 엄마가 당황해하며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효고현에 이사간 타로 쨩이 죽었다는구나.
 엄마는 내일 장례식에 갈 건데 같이 갈래?"
엄마와 장례식에 갔다가 한참 지나서 할머니도 돌아가셨습니다.
비난하실 수도 있지만, 할머니가 죽어서 안심했습니다.

지금 삿쨩도, 저도 잘 지냅니다.
그런데 할머니가 조금만 더 늦게 돌아가셨더라면
삿쨩이나 저도 죽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연일 수도 있지만, 제가 체험한 가장 무서운 경험입니다.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3327258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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