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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학] 텐트 안
게시물ID : panic_887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6
조회수 : 166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6/24 21:54:43
텐트 안

저는 야생 동물 사진을 찍으며 잡지에 기고하는 일을 합니다.
밤에 산속에 동물들이 다니는 길에서 텐트를 치고,
동물이 지나가길 기다렸다가 촬영하거나
또 적외선 센서로 자동 셔터를 눌러 촬영하기도 합니다.

업무 상, 인적이 드문 산 속에 혼자 있다는 게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바로 그때까지는요.

오쿠타마 지치부 산지를 못을 따라 올라갔을 때 일입니다.
지도를 보고 정한 곳에는 오후 1시 쯤 도착했습니다.
강가에 일인용 텐트를 치고, 5시까지 낮잠을 자는 게 평소 습관이었습니다.
사람이 있을 리 없는 산속이라, 도시보다는 안전할 터...라고 생각했습니다.
곰이 접근하는 걸 막으려고 라디오를 나뭇가지에 걸어두고 잠에 빠졌습니다.

일어나보니 이미 날이 어둑어둑했습니다.
텐트 안에 랜턴을 달고, 기재를 준비한 후 헤드램프를 달고 촬영하러 나갔습니다.
기대도 되고, 긴장도 되는 순간입니다.
텐트를 나서서 이상한 점을 깨달았습니다.
못 상류로 1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텐트가 보였습니다.
파란 색이었습니다. 여기는 낚시터도 아니고, 사람이 정말 없는 곳입니다.
저 외에 등산한 사람이 있을 리가 만무했습니다.

텐트 안의 불빛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누가 자고 있나?
그래도 제가 텐트를 칠 때는 없었던 게 틀림 없습니다.
제가 낮잠을 자는 중에 아무 소리 없이 누군가가 왔던 걸까요...
일단 촬영할 곳을 보러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때, 파란 텐트 안에 불이 켜졌습니다.
그러자 텐트 색이 갑자기 얼룩덜룩하게 변했습니다.
텐트 안에서 여기저기 거무스름한 색이 새어나왔습니다.
푸른 원단이라서 잘은 안 보였지만, 그때 말라붙은 피 색을 연상했습니다.

일단 예의로 텐트 안의 사람에게 말을 걸어야 할까 생각했지만
나중에 온 사람이 인사도 없었으니 그것도 좀 이상하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실은 이건 변명이고 무엇보다 텐트가 불길한 느낌이 들어 무서웠습니다...
힘들긴 하겠지만 장소를 바꾸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텐트를 다시 걷고, 되도록 그 텐트를 보지 않고 1km정도 못을 따라 올라갔습니다.
덕분에 그날 밤은 촬영을 할 수 없었습니다.

상류 강가에서 텐트를 다시 쳤더니 9시 쯤 되어버렸습니다.
간이식을 먹고 잤습니다.

아직 아침이 서늘한 5월이었는데 침낭 안에서 땀을 흠뻑 흘려서 밤중에 눈이 떠졌습니다.
오전 2시 경이었습니다.
텐트 안의 공기가 무거웠기 떄문에 지퍼를 열고 바깥 공기를 조금 들이려고 하다가
아연실색했습니다.
제 텐트 바로 앞에 아까 그 파란 텐트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어... 말도 안 돼!"...그러자 텐트 안에 불이 켜졌습니다.
그리고 얼룩무늬의 텐트 안에서 두 손바닥 자국이 검게 떠올랐습니다.
텐트 안 사람이 제쪽으로 손을 댄 것입니다.

저는 순간 정신이 아득해졌지만, 서둘러 반대쪽으로 나와서 옆으로 돌아가
손전등으로 텐트를 비춰보았습니다.
그 텐트 안에 있던 사람은 여기저기 손으로 만지면서
지퍼를 열고 밖으로 나오려고 했습니다.

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못으로 들어가 무릎까지 적시면서 뛰어내려갔습니다.
도중에 어둠 속이라 몇 번 넘어질 뻔 했지만 뛰고 뛰고 또 뛰어서 내려갔습니다.
중간에 손전등도 놓치고 말았습니다.
숨이 막혀서 달리지 못할 정도 되었을 때, 쭈그리고 앉아 떨면서 날이 밝길 기다렸습니다.

다음 날 기슭에서 사람을 데리고 그 장소로 가보니
두 텐트가 나란히 있었고
하나는 제 것, 하나는 파란 텐트였는데
어제 본 것보다 훨씬 낡아 있었습니다.
텐트 안에는 10년 이상 지난 걸로 추정되는 남자 인골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후 동물 촬영하는 일을 관두고 산에도 가지 않습니다.

정말 있었던 실화입니다.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2740291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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