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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학] 바다의 무서움
게시물ID : panic_887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4
조회수 : 230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6/26 20:13:49
바다의 무서움

벌써 10년 정도 지났는데, 대단치 않은 이유로 수중 촬영에 흥미를 느껴서
다이빙부터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코쿠에 있는 어느 가게에서
레슨을 받고 기자재도 구입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다이빙을 시작한 O 부부와 면식이 생겨서
덕분에 다이빙 친구가 더욱 늘어서 즐겁게 다이빙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O 부부, 특히 남편과 저는 서로 젊을 때 날라리 짓을 해서인지
형제처럼 의기투합했습니다.
셋이서 인근 현에 있는 바다에 잠수하러 가며 여러 물고기를 관찰하는
즐거운 나날이 흘러갔습니다.

그런 즐거운 날이 무너진 때가 왔습니다...
A부부라는 부자 부부와 알게 되어, 세토나이해(海)에서 보트 다이빙을 하게 되었습니다.
부인인 A 씨는 저보다 10살 이상 많았는데, 자그마한 체격에 고상한 분이었습니다.
남편 분이 다이빙을 하고 싶다는 부인 때문에
선박 면허를 따고, 다이빙용 보트까지 살 정도의 애처가였습니다.

새 보트(소형 크루저)로 고요한 세토 해의 작은 섬들을 다니며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거기서 다이빙을 했습니다.
그런 즐거운 주말을 반 년 이상 이어졌는데
제가 일 때문에 참가할 수 없었던 날이 있었습니다.
그날은 세토나이 해에서 가장 큰 섬에 가서, 다이빙을 할 예정이었습니다.
조류가 느린 곳과 빠른 곳이 인접해 있어서,
느린 곳에서는 큰 광어가 사는데 사람이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아서 사진도 찍기 좋습니다.
조류가 빠른 곳에서는 운이 좋으면 회유어 무리를 만날 수 있다는 겁니다.
정말 가고 싶었지만 회사 일을 쉴 수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제가 O 부부에게
"다음에 나도 같이 갈 테니까 잘 보고 정보 줘요!"
그렇게 말하고 일하러 갔습니다.

그리고 그 날 밤에 있었던 일입니다.
다이빙을 못 간게 너무 아쉬워서 아내와 술을 마시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그때 제 휴대 전화가 울렸습니다.
"허! O 부부가 오늘 일을 자랑하려고 걸었나보지?"
아내와 얼굴을 마주보며 웃으며 전화를 받았습니다.
"여보세요? 즐거웠어?"
가벼운 질투를 담아 전화를 받았는데 O 씨가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외쳤습니다.
"A 부인이 물에 빠졌는데 행방불명 되었어!"
갑작스러운 소리에 너무 놀랐지만, 일단 O 씨를 진정시키고
차분히 물었습니다.

O 씨의 말에 따르면 A 부인을 포함해서 다섯 명이 같이 잠수한 후
점심 식사를 했다고 합니다.
오후부터 다들
"조류가 빠른 곳에 가보자"고 했지만
다이빙하기 직전에 A 부인이
"저는 좀 피곤해서 바위터에서 느긋하게 잠수할래요. 다들 즐기다 오세요"
라고 했습니다.
O는 "혼자 가면 위험해요. 제가 같이 잠수할게요"라고 했지만
A 부인이 "괜찮아요. 여러 번 왔는 걸요. 당신은 처음 오셨으니까 즐겨야죠. 
  저 신경 쓰지 마시고요" 라며 말을 듣지 않았다고 합니다.
남편 분이 동의하니 어쩔 수 없이 O는
"혼자 가시는 거니까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라고 한 후 넷이 함께 잠수했다고 합니다.
넷이 잠수할 때 보트 위에서 방긋웃으며
"다녀오세요. 조심들 해요~" 라고
A 부인이 손을 흔들어 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게 A 부인을 마지막으로 본 모습이었습니다.

50분 정도 지나서 넷이 물 위로 올라왔을 떄, 배 위에 남편 A 씨가 혼자 있었다고 합니다.
O 씨가 "어? 부인 분은요?" 하고 여쭤보니
남편이 "저쪽에서 잠수하고 있어요"라고 가리켰습니다.
그런데 수면에 공기 방울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O가 "공기 방울이 안 보이는데요. 괜찮을까요?" 하니
남편이 "산소를 아끼느라 호흡을 참는 거겠죠. 아까는 보였는데요"
라고 했다. 남편이 보고 있으니 괜찮겠지 하고
O는 기자재를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아까 본 바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기자재를 정리하고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O가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잠수한 뒤 벌써 1시간 30분은 지난 것 같은데?
O는 A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우리가 잠수한 후 부인 분은 얼마나 있다가 잠수하셨어요?"
남편 "거의 바로요. 5분 정도 지났었나?"
O가 "아무리 호흡을 참는다고 해도 시간이 너무 지났어요. 보러 갈 게요"라고
스노쿨링을 준비하고 다른 남자 한 명과 같이
A 부인이 잠수한 것으로 추측되는 곳을 찾아보았습니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바다 안에서는 10m 정도의 전방이 보일 뿐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바위터를 따라 몇 번이나 찾아보았습니다.
한 번은 에어탱크를 쓸까도 생각했지만
이미 사용을 다 한 후였습니다.
석양이 질 때까지 필사적으로 찾았지만 A 부인을 찾지 못했고
경찰과 해상 보안청에 연락하여 설명한 후
저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합니다.

다음 날 저는 회사 상사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휴가를 받아 A 부인을 함께 찾았습니다.
오열하며 "빨리 제 딸을 찾아주세요!"라고 애원하는 A 부인의 어머니를 보고
가슴이 막혀왔습니다.

신비한 일이 일어난 건 그날이었습니다.
탐색에 참여한 친구들 모두 오른쪽 다리를 다친 겁니다.
상처 크기는 다들 달랐는데
쌓아둔 탱크에 끼여서 다리를 삐거나,
갑판에서 넘어져서 금속에 다리를 잘리거나,
잠수하려던 때에 핀(발에 붙이는 물갈퀴) 고정부가 선체에 걸려서 부러지거나...
A 부인과 사이가 좋았던 친구들 모두 오른쪽 다리를 다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걸 신경쓸 때가 아니었습니다.
저도 배에 올라탈 때 발이 끼는 바람에 가볍게 발을 삐었지만
빨리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잠수했습니다.
다른 친구들도 같은 마음이었을 겁니다.

며칠이나 찾았지만 결국 A 부인을 찾지 못 했습니다.
저는 아내가 반대하는 바람에 다이빙을 관두게 되었습니다.
사이 좋게 지내던 친구를, 사랑하던 바다에게 빼앗기는 바람에
저도 완전히 마음이 식어버렸습니다.
지금도 그때 친구들이 모이기만 하면
"어째서 다들 오른쪽 다리를 다친 걸까?"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A 부인이 빠졌을 때 오른쪽 다리를 다친 거야"라고도 하고
"위험하니 오지 말라는 뜻 아니었을까?"라는 녀석도 있었지만
아직 수수께끼로 남아 있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시고 "안 무서운데?"라고 생각하시겠죠.
그런데 이 이야기의 무서운 부분은 지금부터입니다...

A 부인이 행방불명되고 한 달 뒤, O 부부가 이혼했습니다.
원인은 바로 O부인이 바람을 피워서 였습니다.
이혼 후 O부인은 바로 A 남편에게 갔습니다.
세상에, 그 둘이 A 부인이 행방불명 되기 전부터 사귀었던 겁니다.
그리고 A 남편이 하던 사업이 힘들어져서
부채가 꽤 많이 쌓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반 년 후, A 남편과 O 부인은 도산하기 직전의 회사를 버리고
돈을 모두 끌어모아서 해외의 유명한 다이빙 리조트로 도망쳤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다이빙 숍을 차려서 유유자적하게 살고 있습니다.
당연히 A 부인의 보험금(당연히 억 단위)도
행방불명된 지 몇 년이 지나고 남편에게 지급되었습니다.
한심스럽게도 회사 부채와 아들을 친척에게 떠넘기고
자기는 도망친 겁니다.

위 이야기는 제가 A 부부의 아들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이고
상상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어떤가요? 저는 사람의 이기심이 귀신보다 더 무섭게 느껴집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바다 위에서...
A 부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다 하더라도 목격자 하나 없었습니다.
보험금을 노린 살인... 이 제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증거가 없습니다.
관계자들은 모두 살아 있으니, 장소를 정확히 쓸 순 없습니다.
질문도 삼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2676790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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