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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학] 작은 사당의 저주
게시물ID : panic_892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9
조회수 : 1882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7/13 21:25:49
작은 사당의 저주

초등학생 때 등하굣길에 작은 사당이 있었다.
그 옆에 한 40cm 정도 되는 지장 보살이 네 개,
우리 등하굣길을 마주 보도록 놓여져 있었는데
제일 오른쪽에 있는 지장보살은 얼굴이 안 보이게 천으로 덮어져 있었다.
고학년들 소문에 따르면
그 지장보살은 자기 얼굴을 본 사람을 저주하기 때문에 얼굴을 숨기는 거라고 했다.
절대로 그 지장보살의 얼굴을 봐서는 안 된다는 말이 우리 사이에 파다하게 퍼져있었다.
뭐 그래도 그 사당은 초등학생이 올라가기엔 좀 힘든 벼량?같은 곳에 있는데다
사당까지 가는 길이 없는 건 아니지만 벼랑을 타고 가야 해서 위험했고,
사당 주변이라는 게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왠지 무섭다는 이미지가 있어서
아무도 가까이 가려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같은 반의 A가 저주가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하겠다며
친구 몇 몇을 데리고 그 사당에 갔다.
(난 그때 같이 가진 않았는데)
넷이서 같이 갔는데 말을 꺼낸 건 A니까 A가 벼랑을 타고 올라가 지장보살 쪽으로 갔고
나머지 셋은 등하교하는 길가에서 A를 보고만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만져본 A의 말에 따르면
얼굴 앞 부분만 안 보이게 해놓은 게 아니라,
얼굴 부분을 수 겹으로 돌돌 말아놨고, 그 안쪽은 떨어지지 않게 핀으로 고정해두었다고 한다.

A에 의해 오른쪽 끝에 있는 지장보살의 얼굴이 드러나게 되었다.
"뭐야, 얼굴이 망가져 있어서 그냥 숨겨놓은 거잖아. 이것 봐!!"
A가 이것 보라고 재촉하니, 다른 셋도 멀리서 지장보살 얼굴을 봤다.
지장보살 얼굴은 뭔가 세게 얻어맞은 것처럼 금가고, 부숴진 상태였다고 한다.

실상을 파악했으니 됐다고, A는 다시 얼굴에 천을 감으려고 했다.
그런데 어른들이 해놓은 것처럼 깔끔하게 하는 방법을 모르니까
대충 얼굴은 돌돌 감았지만, 도둑 두건처럼 턱 아래에 천을 묶었다.

이 일은 초등학교 3학년 겨울 방학이 되기 전의 일이다.
그리고 겨울 방학이 지날 쯤, A의 코에 무슨 병이 나서 4학년이 되자마자 수술을 받았다.
A는 초등학생이었지만 얼굴이 단정하게 잘 생겼었는데,
수술 때문인지 얼굴이 살짝 변해서 못 생겨졌다.

여름 방학이 지나서, 자전거를 타다 사고를 당해서 얼굴에 상처를 크게 입었고
설상가상으로 머지 않아 집에서 주전자 데운 물을 뒤집어써서 얼굴에 화상을 입었다.
(그리고 적어도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그 화상자국이 있었다)

우연일 수도 있겠지만, 지장보살을 만지고 겨우 1년 새
A의 얼굴이 완전히 바뀌었다.
A와 같이 지장보살을 본 나머지 셋은 아무 일도 없었기 때문에
우리들 사이에서 "지장보살의 얼굴을 보면 저주받는다"는 소문이
어느 틈엔가 "지장보살의 얼굴 천을 벗기면 저주받는다"로 바뀌었다.

A가 화상을 입고 얼마 지나지 않았던 어느 저녁 해질 무렵,
공원에서 놀다가 친구 둘과 집에 돌아갈 때 그 사당 앞을 지나가게 되었다.
폴로셔츠를 입은 아저씨가 지장보살 부근에서 허리를 굽히고 있는 게 보였다.
그 옆에 빗자루도 보였기 때문에 청소 중이시란 걸 알 수 있었다.

아저씨가 수건으로 지장보살을 닦길래 멈춰서서 지켜보고 있었다.
맨 오른쪽 지장보살은 A가 말아놓은 모습 그대로였다.
아저씨가 저 지장보살도 닦으시려는지 천을 벗기려고 손을 뻗으셨다.
"그거 벗기면 저주 받는대요!"
내가 아저씨에게 말했다.
"지장보살 님은 너희들도 지켜주시니 저주 같은 건 안 하신단다"
아저씨는 빙긋 웃으며 천을 벗기셨다.
지장보살의 얼굴은 금 하나 없이 멀쩡했다.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400038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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