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그들은.
언제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때론 따뜻하고 부드러운 노래를.
때론 푸르고 청아한 노래를.
때론 청명하고 감미로운 노래를.
때론 시원하고 빛나는 노래를.
그렇게 노래 불러 왔다.
그리고 그들은 아이를 갖게 되었다.
참 작지만 대단한 아이였다.
여태 까지 이런 천재는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아이는 노랫소리와 함께 일어났다.
노랫소리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노랫소리와 함께 잠에 들었다.
그런 아이는 그들을 존경했다.
언제나 존경하며 그들을 따랐다.
그래서 더 노래했다.
아이가 행복하기를.
아이가 훌륭하게 자라기를.
아이가 슬퍼하지 않기를.
그리고 시간은 흘러 어느새 아이는 청년이 되었다.
청년은 그들을 여전히 존경하며 따랐다.
다만 조금씩 그들을 상처 입히기 시작했다.
어느 날이었을까.
청년은 이윽고 그들의 가슴에 칼을 꽂아 넣었다.
가슴을 후비고 찢었다.
그들은 끔찍하게 아팠다.
숨을 쉬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청년을 사랑했다.
그래서 그런 청년을 끌어 안고 노래를 불렀다.
항상 부르던 그 노래를.
그러자 그 청년은 그 뚫린 가슴에 불을 지폈다.
뜨거운 불길에 타 죽을 것만 같았지만
그들은 청년을 사랑했다.
노래를 불러봤지만 더 이상 그런 아름다운 노래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뜨거운 숨결만이 나올 뿐이었다.
그리고 청년은 나이를 먹어 중년이 되었다.
그들을 존경한다.
고 말은 한다.
다만 칼로 후비고, 불을 지피고, 이젠 눈마저 지져버렸다.
다만 그들은 아직도 사랑한다.
그래서 노래를 부른다.
이젠 그런 다채로운.
아름다운 노래는 부르지 못했다.
다만 찢어지는 소리로
때론 뜨겁고 삭막한 노래를.
때론 차갑고 아픈 노래를.
때론 끔찍하고 무서운 노래를.
그런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그제서야 그들은 깨달았다.
이 아이가.
이 청년이.
이 중년이.
결코 자신들을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을.
그래서 그들은 이제 노래한다.
저주의 노래를.
죽음의 노래를.
자신을 찢으며.
눈물을 쏟으며.
새빨간, 뜨거운 피를 토하며.
자신의 아이를 향해.
‘인류’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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