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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게시물ID : panic_907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카운셀링
추천 : 3
조회수 : 901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9/19 12:5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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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똑똑' 

 나는 지금 화장실 안이다. 
밖에서 아내가 화장실 문을 두드리고 있다. 

화장실 안은 창문이 없는 구조라 미세한 빛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인지 어둠속에 눈이 익숙해 질 시간이 
 한참 지났음에도 눈앞엔 어둠 뿐이였다.

 '똑똑' 

또 다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뒷목이 뻣뻣해 지고 손발이 저릴정도로 소름이 돋았다. 
두번 두드림의 소리와 박자는 
아주 정확하게 기존의 것들과 같았기 때문이다. 
그날 그때 처럼 

 이틀전 휴일이였다. 
아내와 함께 바람쐬러 가까운 유원지를 찾았고 
오랫만에 늦은 시간까지 아내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근방 지리는 잘 모르는 상태여서 
차를 타고 돌던중 그나마 깔끔해 보이는 
모텔에 들어갔고 
그곳에서 방을 잡았다. 

별다를 것 없이 평범해 보이는 7층짜리 건물이였고 
우리 숙소는 6층이였다.  
피곤함에 간단하게 씻고 잠자리에 들려고 할때였다.
 
'쿵쿵쿵~'  
천장에서 소리가 들렸다.
 아내가 무슨 소리인지 나에게 물었지만 들리는 
소리만으로 알 수 없었다.
마치 뛸때 나는 발자국 소리 같았다. 

윗 숙소에 투숙자가 내는 소리인가 싶었고
소리는 이동하지 않고 제자리에서 
울리는것 처럼 들렸다.  

처음엔 우리 모두가 생각하는 야한짓을 윗층에서 
하는가 싶어 아내에게 농담을 했지만 
그 소리는 그런 종류의 소리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규칙적이고 체중이 실린듯한 큰소리였다.

 아내는 겁이 많아 조금 얼어있는것 같아
 윗층에 청소 같은것을 한다고 둘러댔지만 
나도 뭔가 찜찜한 느낌을 지울순 없었다.  

머리 속에선 모텔 괴담 같은것들이 떠올랐다. 
뭐 잘때 천장에서 쿵쿵소리가 들렸고 나중에 알고 보니 
윗층이 불이나서  투숙객이 죽었다더라 하던 
이야기 말이다.  

불안감에 리모콘을 조작해 방에 작은 무드등을 켰고 
불빛에 약간 마음이 안정됬다. 
그리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와 나는 잠들었다. 

 '똑똑'  
나는 잠귀가 밝은 편이다. 
알수없는 두드리는 소리에 깬 것은 나 뿐이였고 
아내는 내품에서 새근새근자고 있었다. 
나는 비몽사몽간에 눈을 떠 소리가 나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방안은 자기 전과 조금도 달라 진 곳이 없었다.
꿈이라도 꾼건가 싶어 다시 눈을 감았을때 또

 '똑똑'  
문쪽이였다. 소리가 들린곳은 문쪽이였다.
 머리맡에 핸드폰을 들어 조심히 시간을 확인해 봤다. 
1시가 좀 넘은 시간이였고 
이 시간에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누굴까 라는 
굼금함과 공포가 머리속을 가득 채웠다 
하지만 내 머리속에서 내린 행동은 단순했다. 
가만히 있는것... 

 방안은 무거운 침묵으로 가득 찼다. 
내 감각은 청각으로 집중되었고 
다음 노크소리가 언제 들릴지 집중했다. 

하지만 다음 노크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잘못들은거지? 그치 뭐 이밤중에 모텔 방문을 
두드릴 사람이 누가 있겟어' 라고 생각하며
다시 눈을 감았을때

 '똑똑' 

다시 소리가 들렸다. 소름돋도록 조금전 들었던 
그 소리와 정확하게  같은 크기와 박자였다.
그리고 이번엔 천장이였다. 
머리 맡쪽 천장에서 들렸다.  

윗층에서 청소하는 소리일꺼야. 
속으로 되내였지만 마음속으로는 다음소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발 문이 아니라 천장에서 들리기를 청소하는 
소리를 잘못 들었기를 빌었다.  

하지만 다음 소리는 없었다.  

잠든시간은 기억 나지 않지만 눈을뜨고 보니 아침이였다.  

다음날 방안이 조금 이상하다는걸 알아낸것은 
리모콘으로 불을 키려 했을 때였다. 
어제 켜둔 무드등의 위치가 달랐다. 
켜져 있는 등은 리모콘으로 조작 되지 않는 불이였다. 
왜 그런 구조인지 몰라도 그 불을 끌수 있는 방법은 
입구옆에 있는 버튼 뿐이였다.  

아내에게 묻고 싶었지만 물어보지 않았다. 
괜히 겁많은 사람을 자극하긴 싫기도 했었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찝찝하기도 싫었기 때문이다. 
빨리 이곳에서 나가고 싶었다. 
아내도 같은 마음인지 나가려는 채비를 서두르는듯 했다.  
그리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내가 조금 우울해 보이긴 했지만 우중충한 날씨
때문이라 생각 했다.  

그렇게 집에 돌아오고 하루가 흘렀다.  

다시 밤이 찾아오고 아내와 같이 침대에서 잠이 들었을때...  

'똑똑'  

익숙한 박자의 소리가 귀에 들렸고 
아주 짧은 순간 이틀전 모텔에서의 사건이 
머리속을 꽉 채웠다.  

아내는 내게서 등을 돌려 벽을 보고 자고 있었다. 
이번에도 소리에 깬 건 잠귀가 밝은 나뿐이였다. 
 나의 머리속은 공포에 사로잡힌 나를 다독였고 
똑똑 소리는 꿈이나 상상 속에서 들은것이라고 
자신을 안정시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두번때 똑똑 소리는 
그런 생각을 무참히도 부셔 버렸다. 
그 소리는 아내가 침대옆 벽을 두드리는 소리였기 때문이다.

정신없이 들어온곳이 화장실임을 후회 한다. 
화장실 불이 밖에서 킬수 밖에 없음이 원망스럽다. 

 '여보 그만해~ 제발..' 
나는 절규 했다. 
하지만 밖에선 아무 대답도 없다.  

어둠은 정신이 또렷하게 만들고 문이 열리지 않도록 
문고리를 잡고 있어야 한다고 외친다.  

점점 공기가 차가워지는것 같다.

 '똑똑'  
출처 좌뇌 우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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