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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여행기] 1. 공포
게시물ID : panic_907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Y-
추천 : 5
조회수 : 64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9/21 00:51:05
오늘 광장에 도착했다.


마치 터미널과 같이 수많은 정류장들이 있었다.

그것 때문인지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다만 먼저 아버지를 만나야 했기에 오늘은 딴 길로 새지 않고 바로 모노레일에 탑승했다.


방향은 공포.


아버지가 미쳤나보다. 그렇게 생각했다.

공포는 과거 시체와 괴물의 도시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그런 곳에 자리 잡았다고 하니..


뭐, 여튼 그렇게 모노레일을 탔다.


내부엔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편하게 앉아 가면서 창을 바라봤다.


광장의 새파란 하늘과 뜨거운 햇살은 없어지고 점점 안개에 덮여갔다.


내린 곳엔 큰 문이 있었는데

그곳엔 공포라는 글자와 함께 큰 두개골이 박혀있었다.


그땐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가짜이겠지 싶다.


공포의 도시는 한산한 곳이었다.


특히 외견이 아직까지도 기억난다.


1950년대 런던의 스모그와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있는 모습 같았다.

어찌됐든 귀신은 나오지 않았다.


아, 그리고 아버지가 말했던 르네상스의 바람이 무엇인지도 보고 왔다.


나란히 있는 건물들은 각각 연극을 하는 극장이었던 것이다.


한 극장은 괴담을 주로 하는 곳이 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NAMU라는 배우가 참 연기를 잘했던 것은 기억하고 있다.


어떤 곳은 괴물이 유명한 극장이었고


또 다른 곳은 세 명의 남자가 연극을 하는 곳이 있었다.

그곳은 특이한 게 세 번째 남자가 말을 하면 다른 남자들은 춤을 추거나 마임을 하는 곳이었다.


극장 크기도 각양각색이라 큰 곳도, 작은 곳도 다양하게 많았다.


아, 맞다. 신기한 것도 있었다.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는데 이름부터 그냥 음료수가 아니었다.

콜라는 피, 커피는 눈…


웃긴 것은 뽑은 음료수에 짤막하게 괴담이 붙여 나온다는 것이다.

꽤 명물이라는 것 같다.


그렇게 돌아다니다 보니 저녁이었다.


그제서야 아버지를 뵈러 왔다는 것을 깨닫고 찾아갔다.

주변 사람에게 수소문해 어찌어찌 찾아갔다.

그렇게 인기 있는 곳은 아니구나 생각하며.


극장의 이름은 Y 였다.

뭔 이름이 다 이래 하며 문을 열었다.


아버지도 극장을 하고 있었다.

다만 조금 다른 것은 아버지는 카페를 같이 하고 있었다는 점?


아, 그래서인지 극장이 좀 작았다.

아버지는 나를 보곤 밥 먹어야지! 하며 주방으로 달려가셨다.


착착 하면서 고소한 냄새가 났을 땐 배고파서 죽을 뻔 했다.


여튼 아버지가 주신 레몬 맛 사탕을 씹으며 연극을 봤었다.

이름은 잘 기억나지는 않는다.


뭔 cm?

10cm나 초속 5cm 아류작인가 싶은 이름이었는데.

내용은 한 여자가 이미 죽은 소꿉친구의 환영을 보는 내용이었다.

결말은 새드엔딩이었다.

음.. 아니 해피엔딩이라고 해야하나..

결국 만났으니까?


참 아버지도 이런 글 좋아하신다니까. 싶었다.


여튼 연극이 끝나자 아버지가 까르보나라를 가져오셨다.


다만 연극을 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그때 엄청 허둥지둥 거리셨다.

그래서 일부로 클라이막스를 따라하며 놀려봤다.

아버지는 무릎을 꿇고 앉아 얼굴을 가리곤 아들 잘못 길렀다고 한탄하셨다.

그 모습에 나도 옆에 있던 아저씨도 박장대소 했다.


음.


지금 생각하면 좀 장난이 지나친 것 같긴 하다만.

그래서인지 아버지는 그 후 그 단골 손님이라는 아저씨랑 수다 떨다 혼자 방에 들어갔다.

그러고보니 그 아저씨는 특이했다.


회색빛 정장을 말끔히 입었었고.. 아 얼그레이를 마시고 있었던 것 같다.

특이한 점은 그냥 뭐랄까.. 분위기가 특이한 아저씨였다.


아버지는..

지금도 혼자 방에 있다.

이 아버지가 글을 쓰는지 혼자 뭘 보는지는 모르겠지만..


뭐 여튼 단골 손님도 있다고 하니 다행이다 싶었다.

같이 일하는 사람도 있다하니.. 맘놓고 여행할 수 있겠다.


그리고 난 방으로 들어와 쉬고 있다가 이제야 일기를 쓰고 있다.


음..

공포의 도시는 정말 다른 의미로 많이 발전한 것 같다.


다만 요새 조금 걱정되는 것은 연극을 하는 극장이 아닌 영화를 틀어주는 극장이다.

좋은 영화는 좋지만 조금 질이 안 좋은 영화도 간간히 나오고 있었다.

그건 문제가 아니지만 그 곳에 영리적 움직임이 있는 곳이 있었다.

무료로 일관해온 도시여서 그런지.. 약간 논란이 되는 것 같다.


이건 아버지에게 물어보려고 했지만 지금 삐져있으니..


뭐 여튼 내일은 다른 곳도 가보려고 한다.

꽤 오래 체류할 것 같으니..


내일은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유자의 도시를 가보자고 마음 먹었다.


유자?

유자는 차로 해 먹으면 맛있는데..

아버지에게 사다 드려야겠다.


슬슬 졸리다.

내일 여행을 위해 일찍 자야겠다.


그럼 오늘 일기는 이걸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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