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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꿈
게시물ID : panic_909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Y-
추천 : 3
조회수 : 71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9/30 23: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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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오래 전부터 꿈이 있었다.

하늘을 날고 싶다.

그 단순한 꿈이 있었다.


그 꿈을 꾸게 된 것은 언제였을까.


아버지에게 맞으며 구석에서 울고 있을 때?

웃음들 속에서 울고 있을 때?

그저 소신에 인생을 바쳤을 뿐인데 어두운 방안에서 두들겨 맞았을 때?


모르겠다.


다만 하늘을 날고 싶었다.

하늘을 날고 싶었다.


옥살이를 끝내고 그것이 잘못된 판결이었다는 것이 드러났지만

그것 뿐이었다.


잃어버린 인생은

잃어버린 우정은

잃어버린 사랑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것이었다.


나의 인생은 그저.


공사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살기 위해.


꿈을, 소신을, 인생을 잊고

끝없이 높은 빌딩을 지으며

다시 또 깨닫게 되었다.


수많은 죽어있는 채 살아있는 사람들을 만나며

수많은 끝없는 빌딩들을 바라보며.

그리고 그제서야 나는 나를 바라보게 되었다.


누군가의 부품일 뿐인 하나의 인생을 보았다.

아무것도 없는 그 인생을.


하늘이 참 파랗다.

문득 그 꿈이 떠올랐다.


저 아름답고도 아무것도 없는

없는 그 하늘 같은

이룰 수 없는 그래서 순진무구했던

이룰 수 없기에 아름다웠던 그 꿈을.


저 푸르름 같은 그 꿈을.


순간 나의 두 팔은 날개가 되었다.

한 마리의 새가 되었다.

지금이라면.


그리고 나는 처음으로 나를 위해 나의 의지로 움직였다.


수많은 손들이 얽혀오고

수많은 부품들이 얽혀오고

수많은 인생들이 얽혀오고

수많은 없음들이 얽혀오고

나와 같은 그들이 얽혀왔지만


다만 나는 움직였다.

다만 나는 생각했다.


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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