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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918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선천적어그로
추천 : 4
조회수 : 97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12/15 05:2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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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나의 사랑하는 그녀가 교통사고로 죽었다. 

어제만 해도 나를 보며 웃어주던 그 모습.
어제만 해도 나를 안아주던 그 모습.
어제만 해도 나를 기다리던 그 모습. 

이제는 볼 수 없다.
앞으로 영원히.

휴대전화를 열어 전화를 걸어본다.
괜히 걸어본다.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그냥 혼자 착각했다. 왠지 받아서 인사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그럴리는 없다.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는다.

난 피부만 남기고 안의 모든 것이 비어버린 허무감을 안고 이곳에서 몸을 던졌다.








눈을 떴다.
괴로운 꿈을 꾼 것 같았다. 이젠 그녀는 없겠지.

하지만 그녀가 사고를 당한 전날이다!
영문은 모르겠지만 나는 어떻게든 그녀를 살리기로 결정했다.

이튿날, 그녀에게 오늘은 차를 타지말자고 간곡하게 부탁했다. 무릎까지 꿇어가면서. 이상하게 생각한 그녀였지만, 나를 일단 안심시키겠다고 차를 타지 않았다.

이제 그녀 옆에 내가 붙어 지켜주기만 하면 된다. 같이 손을 잡고 산책을 했다. 저 미소를 다시 볼 수 있다니. 이대로이기만 하면된다. 죽지만 말아줘.

그 때 뒤에서 폭발음이 들렸다. 뒤돌아 봄과 동시에 무언가 날아왔다. 불길을 보건데, 가스 폭발이다. 그리고 그 건물의 벽돌이 그녀의 머리를........




다시 돌아왔다. 이번엔 집에 있자고 부탁했다. 그녀는 내 간곡한 부탁에 집에 있기로 했다. 집에서 보내는 간만의 휴일. 그녀가 이번엔 살아줬으면한다. 어떻게든....
그녀가 요리를 해주겠다며, 부엌으로 간다. 그런데 이 이상한 냄새가 난다. 그와 동시에 화르륵.

아뿔사, 생각해보니 폭발했던 건물은 우리 집이었다.



다시 돌아왔다. 차는 타면 안되고, 집에도 있으면 안되면서 집 근처에 있어서는 안된다. 그래, 전철을 타고 어디 놀이공원에 가자. 그녀에게 자연스럽게 데이트를 하자고 한 뒤 놀이공원으로 왔다. 여기는 안전하겠지?

그녀는 좋아했던 롤러코스터를 타자고 했고, 나도 롤러코스터를 탔다 타고나서 보니, 전선이 좀 이상하다. 최고점에서 전기줄이 툭 끊어지더니 그대로 그녀에게.......




다시 돌아왔다. 놀이공원, 차, 집은 금지다. 전철을 타고 바닷가로 가기로 했다. 바닷가는 안전할터다. 오랜만에 온 바다인지, 그녀는 바다에 들어가 물장구를 친다. 춤추듯 좋아하는 그녀.  갑자기 쓰러진다. 놀라서 다가간다. 그리고 그 옆에는 해파리가 있다.


다시 돌아왔다. 바다, 놀이공원, 집, 차량은 금지다. 근처 산에 있는 절에 가보자고 했다. 거기라면 안전할 터이다. 산행이 좀 어렵긴 하지만, 아까보단 낫겠지.
힘든건 질색이지만, 낮은 산이라 그런지, 사찰까지 올라가는덴 시간이 오래걸리지 않았다. 다왔다 하고 웃어보이며 그녀를 봤는데 주저앉아있다. 그리고 그 옆엔 삼각형 머리를 한 뱀이 지나가고 있다. 나는 그녀를 붙잡고 오열했다.

아직 기운이 있는 그녀는 날 보고 말한다.


"언제까지 계속 죽게만 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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