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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신은 인간을 지켜본다.
게시물ID : panic_941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Y-
추천 : 23
조회수 : 2338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17/06/26 0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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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간혹가다보면 사람들이 신을 향해 손을 모을때가 있더라.

물론 너도 알다싶이.

그래서 말하는 건데 사실 그거 별로 의미가 없어.


신에게 점찍어진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니까 그렇게 소원이라도 비는 거겠지.

한번 예를 들어볼까?

그래.. 아.

그 사건 기억나?

그 있잖아.

20 조금 안됐던 여학생이 야산에서 시체로 발견된거.

막 상태가 개 같은게 뜯어먹어서 엄청 난리였잖아.

알지?


그거 범인이 누군지 알아?

정의의 권좌를 맡는 신이었어.

뭔 헛소린가 싶지?


신이 점찍다라는 것은 그런거야.

신이 보고 있다는 거지.

그 아이도 신이 관심을 갖고 보는 거였어.

하지만 알아둬야 할 것은 그것이 애정이라던가 그런게 아니라는거야.


굳이 말하면 유희지.

즐기기 위해서야.

수천,수만년동안 권좌에 앉아서 있다고 생각해봐.

지루하겠지?

세상의 여러 진리들을 맡는게 신 아니냐고?

맞아.

근데 할 일은 없어.


정의를 한 번 예로 들어볼까?

무엇이 정의로운 걸까.

절대적인 정의가 있을까?

그런건 없어 사실.

도덕적인게 정의로운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  반대도 아니지.

마치 성격과 같은거야.

각자 스스로의 정의를 가졌을 뿐이고

나머지는 다수결일 뿐이지.


아무튼 그런거야.

절대적인 것은 없지.

신은 그냥 있을 뿐이야.

정의라는 말이 있으니 그 자리에 신이 깃드는 것일 뿐.

말이 있고 개념이 있어서 신이 있을 뿐이야.


아무튼 정의의 신은 그 아이를 바라봤어.

태어났을 때 부터, 쭉.

간간히 도와주기도 하면서 말이야.

그 아이가 큰 개에게 물릴 뻔 할때 번개를 내리치기도 하고.

그 아이가 납치당했을 때에도 벽을 살짝 뚫어서 도망칠 수 있게 하던가.

강도에게 만났을 때 차를 급발진 시켜서 강도를 죽인 적도 있었지.

강간당하기 직전에 손에 돌을 쥐게 만들어서 빠져나온 적도 있었고.

기차 탈선 사고에서도 혼자만 살아남게 보호하기도 했었어.


들으면서 좀 이상하지 않아?

맞아.

일부러 그렇게 하는거야.

인생을 살면서 강도에게 죽을 뻔하고, 강간마에게 잡히고, 납치 당하고, 대규모 참사를 겪고.

그게 말이나 되겠어?

그건 그래...

마치 게임의 1라운드, 2라운드 같은거야.

역경을 피해서 살아남는거지.

정의의 신은 꽤나 그런 걸 잘하거든.

그래서 그런지 전부 이겼더라고.

기차 탈선 참사는 너도 알겠지만

500명이 죽을 정도로 큰 일이었는데 말이지.


아무튼 그렇게 즐기는거야 신들은.

그런데 왜 죽었냐고?

어떤 시련이 있었냐고?

아니야.

솔직히 대규모 참사에서도 살아남을 정도인데.

그냥 지루해진거야.


뭐라고 할까.

캐릭터를 지우고 싶어진거지.

그냥 귀찮아 진거야.

20대 여자애로 역경 버티기라는 놀이는 재미 없어진거지.

너도 알잖아.

축구 게임하다 질리면 fps게임도 하고 그런거지.

그런데 신들의 이런 게임은 문제가

그 점찍은 녀석이 살아있으면 다른 게임을 못해.


그래서 죽은거야.

그냥 잘 살고 있었는데.

정의의 신은 개 모습으로 내려와서

물어 죽여버렸지.

그야 앞으로 80년동안 보고 있기엔 귀찮거든.

그래서 찢어 죽인거야.


아무튼 그래.

신에게 무언가를 빈다는 것은 그만큼 의미 없는 일이야.


조금 허무하다는 표정이네.

그렇긴 하겠다.

넌 성직자니까.

신에게 열심히 빌었을 거 아냐.

검소하게도 열심히 살았고.

다 의미 없었네 그래.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마.

난 너에게 더이상 쓸데없는 일 하지 말라고 말하는거니까.

더이상 신 따위 믿지 않아도 돼.

얼마나 좋아?

하하하.


아. 이제야 깨달은 거야?

그래.

신들의 이야기를 내가 어떻게 알고 있었을까?

나는 말이야.

저런 방식이 싫었어.

그래도 신이라는 자가 직접 귀찮다고 죽여버리는 저런 모습 말이야.

직접 피를 묻히는 야만적인건 인간이 할 짓이지.


몇가지 더 얘기해줄까?

너가 사랑하는 그 여자, 사실 몸 파는 여자야.

너가 믿는 그 친구? 그 친구는 널 돈 주머니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

너가 사랑하는 가족은 음. 3초만 기다려봐.

3, 2, 1.

딱 지금 죽었을 거야.

믿기 어려우면 뉴스라도 봐봐.

폭탄 테러가 일어났거든.

그 한가운데 있었으니까.

이젠 흔적도 못 찾을거야.


아직도 더 필요해?

그지? 필요없지?

마지막으로 신에게 빌어봐.

열심히 한번 빌어보라구.


"이 모든게 거짓이라고 해주세요."라고?

안타깝지만 정말인걸.


아직도 모르겠어?

내가 어떻게 니 마음을 아는지.

내가 어떻게 모든 걸 알고 있는지.


이제야 좀 깨달았나보구나.

그럼 어서 빨리 해.

저기에 밧줄 걸어놨어.

딱 목만 걸면 끝이야.


그래도 좋겠다.

그렇게 믿어댄 신이 널 지켜보고 있었다는 거잖아.


넌 선택받은거야.

그러니까 빨리 끝내.

물론 천국 같은건 없지만.

 

어차피 이젠 그런거 상관없잖아.


그래도 지켜봐는 줄게.

너는 꽤나 지루했지만

 

이 순간만은 좀 재밌거든.

그럼 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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