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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게시물ID : panic_942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수컷수컷
추천 : 34
조회수 : 5148회
댓글수 : 39개
등록시간 : 2017/07/04 22:27:01

안녕하세요.

 

 

http://todayhumor.com/?panic_94087

 

 

http://todayhumor.com/?panic_93338

 

글을 어제야 읽어보았습니다. 두 글 다 올라온지 꽤 되었는데 이제와 보게 되었습니다. 가급적 댓글은 모두 읽어보려고 하지만 생계도 있고 하여 짧은 시간에만 오유를 하는지라 시간이 지난 댓글, 그리고 페이지 수가 뒤로 넘어간 글까지 모두 커버하기는 어려워 미처 알지 못한 사이 논란이 커긴 것 같습니다.

 

본론부터 말씀드립니다.

 

제가 올린 글은 모두 창작글입니다.

 

우선 "죽은 개를 처리하는 방법"에 대해서 말씀드립니다.

 

2ch가 어떤 사이트인지는 알지만 거기에 해당 게시글과 비슷한 글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정말 놀랐습니다. 거기다 심지어 제목까지 비슷해서, 이건 뭐라 말을 해도 비슷하다고 느낄 정도로 말입니다. 사실 당초 제목은 "그녀를 구하는 108가지 방법"이란 일본 만화책의 제목에서 조금 따왔다고 해야 하나, 여튼 제목만큼은 그런 식으로 정했는데 내용면에 있어서는 '어느 날 그런 생각이 들어서 글을 썼더니 그게 2ch에 올라온 글과 비슷했다', 라고 밖에 드릴 말이 없습니다. 그래서 다음에 쓴 글에다 "사람 생각이 거기서 거기"라고 언급했던 거고요.

 

다음으로 이번 일에서 가장 크게 문제가 되었다고 생각되는 "잘린 머리의 비밀"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저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가 누구인지도 처음 알았습니다. 지옥변이란 작품에 대해 인터넷으로 검색해 본 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논란이 되는 사항에 대해 하나하나 말씀드립니다.

 

1. 소재 및 시대

 

어느 날 나무위키를 뒤적거리다 포상금을 받기 위해 바쳐진 머리가 정말로 무사의 것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사람도 있었다-라는 내용을 보고 나서 구상하기 시작한 게 "잘린 머리의 비밀"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을 둘 정도면 제법 권세가 있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고, 잘린 머리가 그만큼 많이 있다는 건 시대적으로 혼란스러운 난세일 것이고, 그렇다면 아무래도 일본 전국시대 정도 되는 시대 분위기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옥변의 작가는 예술찬미주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했고, 저는 잘린 머리를 검사하는 사람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활용하기 위해 글을 썼다는 차이가 있지만, 저로서는 나름 이유가 있는 배경 설정이었습니다.

 

2. 서술방식

 

그냥, 그렇게 쓰는 게 가장 좋겠다고 생각해서 화자가 작중 주요 인물과 그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을 설명하는 식으로 풀어쓴 겁니다. 계산하고 쓴 게 아닙니다. 만약 이런 일로 또 같은 의혹을 받는다고 해도 저는 "잘린 머리의 비밀"을 지금과 똑같은 2인칭 화자 서술로 썼을 겁니다.

 

3. 동물의 이름을 빗대어 쓴 인물

 

나름대로의 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잘린 머리의 주인에 대해 추측하는 일이란 건, 요즘의 기준으로는 꽤나 인텔리한 작업이겠지만 배경이 되는 시대에서는 백안시 되거나 또는 이단으로 몰릴 수도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자연히 그런 일을 하는 사람에 대한 주변의 시선은 따가웠을 것이고, 그 일을 업으로 삼았다고 하면 분명 '차가운 사람일 것이다'란 이미지가 있을 것이며 그런 차가운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뱀이라는 동물의 이름을 갖다 붙였습니다. 뭣보다도, 배경은 일단 일본 중세를 생각하고 쓴 것이지만 굳이 그런 걸 강조하려고 인물 이름을 잘 알지도 못하는 일본어 써가며 만들어내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작중 인물들은 하나 같이 "어르신" 아니면 "뱀의 딸" 혹은 "젊은 나리"라고 칭해지지 않습니까.

 

 

4. 인물설정

 

처음에는 딸 대신 부인을 등장시킬까 했지만, 글을 전개할 수록 비극의 단초를 제공할 만한 사람은 그래도 나이가 있어 사리분별은 할 줄 아는 성인 여성보다는, 아직 세상을 잘 모르고 순정적인 어린 여성, 그러니까 딸이 더 낫겠다고 생각하여 수정한 사항입니다. 외동딸을 아끼는 아버지 설정은 그래야 더 비극적으로 보일테니까... 라고 생각한 게 답니다. 다소의 클리셰적인 면이 없지 않는 작품이라, 쓰는 내내 "어디선가 흔하게 본 설정 같다"는 생각은 계속 했었습니다. 그치만 따로 파격적이거나 참신한 설정을 쓸 만큼 제가 잘난 것도 아니고요. 그냥 가장 먹히는 흔한 클리셰를 따라간 거죠. 



구구절절하게 설명했지만 결국

 

전 그냥 그렇게 쓰는 게 가장 좋았을 거라 생각하고 쓴 겁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라는 작가에 대해 알지 못했지만 일본 문학사에서 아주 유명하고 뛰어난 작가라는 사실은 알겠습니다. 그리고 일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알려진 작가라는 것도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그 글을 읽어보지 않았단 사실이 달라지는 건 아닙니다. 글을 쓰면서도 계속 "이런 비슷한 내용의 설화 정도는 있지 않을까?" 생각은 했지만 그렇다고 제가 지금 쓰는 있는 글과 비슷한 글이 있는지 일일이 찾아가며 글을 쓸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제가 분명하게 기억이 나고 영감을 얻은 작품이 있다면 그 작품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밝히겠습니다. 못 밝힐 건 뭐겠습니까. 여기서 글을 올리는 건 순전히 개인 만족이지 사익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며 따로이 돈을 받고 연재하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모티브 작품을 밝힌다 해서 저에게 해가 될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에 대해서는, 행여 한 글자라도 언급이 되어 있지 않다면 저는 그 작품과 이전에 연이 없었던 것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이건 해명이나 설명이 아니라 몇 분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그제 올린 "젖을 파는 여자"에 대해서입니다. 그 글에도 표절 같다는 댓글이 있더군요. 도입부가 어디선가 읽은 것 같다고 하시는데 얼척 없습니다. 그렇게 느끼신다면 어디의 어떤 글에서 그렇게 느끼시는 건지 정확하게 지적을 해주시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두루뭉실하게 "어디선가" 비슷하다고만 하고 어디가 표절 같은지 명확히 제시하지 않는 건 무성의하고 예의없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서로가 소통하는 공간인 만큼 자기 의견에 대해 타당한 근거를 뒷받침해서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만 마치며, 부족한 점 많은 글 재미있게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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