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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 손으로 얼굴을 가린여자
게시물ID : panic_950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작은빵
추천 : 18
조회수 : 2068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7/08/21 14: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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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제가 대학생일 때의 이야기입니다.
  
당시에 저는 도내에서 혼자 자취를 하고 있었습니다.
마작을 좋아해서인근 역 근처에 있는 쟌소(雀?/마작을 하는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전 남자입니다.
  
대학도 이 역을 통해 다니고 있어서,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바로 아르바이트 하는 곳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입지에도 만족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 역이나 아르바이트 하는 곳에서 자택으로 돌아오는 루트인데,
평범한 도로를 통해서 돌아가려고 하면 긴 고갯길을 느슨한 커브를 그리면서 올라가지 않으면 않됩니다.
  
이 길은 자택에서 멀어지는 것 같은 굽이길이어서 굉장히 멀리 돌아가게 되버립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자택과 역의 딱 중간에 있는 공원을 가로지르며 다녔습니다.
  
이 공원 말입니다만, 역 쪽에서 가면 절 옆의 좁은 길이 입구로 되어있습니다.
그 좁은 길의 양 측면에는 2m정도 높이의 콘크리트로 된 담이 세워져 있어, 왼쪽은 절, 오른쪽은 묘지가 있습니다.
그 길을 100m정도 나아가면 공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공원은 은행나무나 벚나무로 둘러 쌓여 있고, 좀 더 안으로 들어간 곳에 모래사장이나 그네가 있습니다.
길은 계속 이어져 있는데, 더 나아가면 더욱 나무들이 우거진 길이 되며, 오른쪽에는 옛날에 간호사의 독신자 숙소였던 건물이 있습니다.
  
그렇다곤 해도 독신자 숙소의 입구는 공원의 반대편에 있기 때문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쓰이지 않게 되어 창문에 판을 박아 고정시켜놓았습니다.
이 건물의 베란다가 공원 쪽을 향하고 있지만, 공을 막기 위한 망이 있기 때문에 부지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앞으로 더 나아가면 계단이 있는데, 올라가면 몇 개인가의 놀이 기구가 있는 광장으로 나오게 됩니다.
이곳도 주위는 콘크리트 담과 나무들로 가려져있습니다.
  
길을 더 나아가면 갈림길이 나옵니다.
오른쪽으로 돌면 인접한 신사의 경내로(절과는 무관한 다른 신사가 있습니다.)
똑바로 가면 도로로 나옵니다.
자택이 이 공원의 출구에서 가깝기 때문에, 이 루트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알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해서, 간단히 지도를 그려보았습니다.
쓱싹하고 그린거라 축척은 맞지 않습니다.
  
(현재 지도의 링크가 짤려 볼 수 없다.)
  
서론은 여기까지 하고, 본론에 들어가겠습니다.
4년 전의 11월이었습니다.
  
그 날은 오후부터 날씨가 나빠져서 폭우가 내렸습니다.
저의 그 날의 스케쥴은 수업과 아르바이트.
수업을 마쳤을 즈음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가져온 접는 우산을 펴 이동했습니다.
  
아르바이트도 여느때 처럼 해내며 밤 12시에 일을 마쳤습니다.
여전히 비는 내리고 있었습니다.
  
비가 거세게 내렸기 때문에 가지고 있던 접는 우산으로는 비를 다 막아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 아르바이트하는 곳에서 우산을 빌리기로 했습니다.
아르바이트하는 곳의 우산은 갑작스런 비가 왔을 때 손님에게 빌려주는 우산으로, 쟌소의 이름과 관리번호가 쓰여진 라벨이 붙어있는 것입니다.
  
커다란 비닐우산으로 번호는 1~10번까지 있습니다.
손님에게 빌려줄 때, 누구에게 언제 빌려주었는지를 기록해 두기 위해서 번호가 붙어있는 것입니다.
저는 점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7번 우산을 빌려서 가게를 나갔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만, 주위는 굉장히 어두웠습니다.
게다가 폭우라는 점도 있어 추웠다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공원으로 이어지는 좁은 길로 들어섰습니다.
전등이 없기 때문에 그 길에 들어서자 금방, 방금 전 보다도 더욱 어두워졌습니다.
  
이런 날씨이기도 해서 멀리 돌아가더라도 차가 있는 길로 돌아갔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평소의 버릇 탓에 공원까지 와버렸습니다.
여기까지 와버린 이상 돌아가는건 역시 귀찮기 때문에, 그대로 집으로 가고자 발을 옮겼다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공원 내부는 계단으로 나뉘어있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편의상 계단을 오르기 전에 있는 광장을 1층이라 하겠습니다.
1층에는 놀이기구 외에 화장실과 전등, 벤치가 있습니다.
  
화장실에도 전등이 있기 때문에 입구인 그 좁은 길보단 조금 밝은 느낌이지만,
그래도 밤엔 어둡고 쓸쓸한 장소가 되어버립니다.
  
평소부터 이곳을 걷는데엔 익숙해져 있었지만, 사람과 마주친 적은 셀 수 있을 정도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비까지 왔기 때문에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빨간 옷을 입은 여성이 벤치에 앉아있었습니다.
  
여성은 벤치에 앉아 자신의 무릎에 팔꿈치를 괸 채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있었습니다.
우산을 가지고 있지 않았는지, 푹 젖은 모습이었습니다.
  
순간 놀랬습니다만, 이대로 못본 척 할 수가 없어서,
[무슨 일 있으신가요?] 하고 말을 걸었습니다.
대답은 없었습니다.
  
조금 기분이 나빴습니다.
우산을 남기고 그 곳에서 떠나 집으로 향했습니다.
  
공원 안의 계단을 오르는 도중에 아무래도 그 여성이 걱정되어,
경찰에게 연락하려고 했습니다만, 핸드폰이 없었습니다.
아르바이트 하는 곳에서 충전시켜 놓은 채 잊어버리고 왔었나 봅니다.
  
최악이었습니다.
하지만 핸드폰이 필요했습니다.
그 날은 분명 목요일로, 월·화·수·목요일에 아르바이트 스케쥴을 잡아놓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가지러 가고 싶었습니다.
  
아르바이트 하는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왔던 길을 돌아갔습니다.
  
우산을 빌려주고 겨우 2, 3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벤치의 여성은 그 곳에 없었습니다.
그 후 종종걸음으로 공원의 역 쪽 출입구까지 왔지만 여성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공원 안에 화장실이 있기 때문에 화장실에 간건가, 하고 깊이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아르바이트 하는 곳에 돌아와서 핸드폰을 회수했습니다.
추웠기 때문에 핫 커피를 마시면서 점장님께 우산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습니다.
  
점장님은 우산을 본적도 없는 여성에게 건네준 것 보다도, 그곳에 여성이 있었던 것에 대해서 무서워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그 상황에서 다가간다는게 말도 안 되고, 애초에 공원의 루트로 돌아간다니 바보 아니냐고까지 하는 상황.
참고로 점장님은 여성입니다.
  
겁을 주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여성이 무반응이었다는 거나, 시종일관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채였다는 것은 덮어두었습니다.
  
점장님께 바보취급 당하긴 했지만, 잠시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되돌아 보았습니다.
심야 12시가 지난 폭우 속에서, 인적 없는 공원에서 푹 젖어있는 여성.
게다가 말을 걸어도 대답은 없고, 얼굴도 손으로 가리고 있는 채.
  
...확실히 기분 나빴습니다.
그 후엔 공원을 지나지 않고 돌아왔습니다.
  
집에 돌아오고 1시간정도 지났습니다.
이미 방의 전기는 껐고, 이불 속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딩동
  
인터폰이 울렸습니다.
자택은 원룸이었습니다만,
현관이 1층이고 문을 열면 바로 계단이 있어, 방은 2층에 있는 구조였습니다.
  
비치된 인터폰은 카메라가 붙어있는 것으로,
사람이 왔을 때에는 계단을 내려가지 않고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모니터를 보니 아까의 여성이 비추어지고 있었습니다.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습니다.
  
딩동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였는데, 인터폰이 울렸습니다.
  
이상하다...
  
저는 모니터를 바라본 채로 굳어있었습니다.
1분정도 지나니 모니터의 화면이 사라졌습니다.
인터폰의 구조상 초인종을 누르고 나오지 않으면 멋대로 화면이 꺼져버립니다.
  
그 순간 문이
  
덜걱덜걱덜걱덜걱
덜걱덜걱덜걱덜걱
덜걱덜걱덜걱덜걱
  
완전히 울 것 같았습니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 떨면서도 가만히 있었습니다.
  
30분정도 지나자 또 인터폰이 두 번 울리고,
  
덜걱덜걱덜걱덜걱
덜걱덜걱덜걱덜걱
덜걱덜걱덜걱덜걱
  
아침 4시까지 계속되었습니다.
  
5시가 되자, 점장님이 퇴근하는 시간이라, 전화를 걸었습니다.
점장님은 아직 가게 안에 있었고,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점장님에게 전화를 한 것은, 우산에 대해 이야기 한 것이 점장님 뿐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때에는, 핸드폰을 가지고 돌아와서 정말로 다행이라고 마음속 깊이 생각했습니다.
(자택에는 고정 전화기를 두지 않았습니다.)
  
[아까 우산을 빌려준 여성이, 집 문을 계속 덜컥덜컥 흔들어대고 있어요...]
  
사정을 말하자 점장님은 울 것 같았습니다.
무서우니까 데리러 와 줬으면 한다고 부탁을 하고 있을 때...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 ! ! !
  
점장님이 절규했습니다.
  
이건 나중에 들은 이야기입니다만,
  
저와 이야기하고 있는 도중에 [쿵]하는 소리가 가게의 문에서 들려왔다고 합니다.
가게의 문은 유리로 되어 있어서 바깥이 보입니다만,
거기에 손으로 얼굴을 가린 푹 젖어있는 여성이 서 있었다고 합니다.
  
비명을 지르고 눈을 잠깐 피하자 여성의 모습을 사라졌고,
문 밖에는 이곳저곳 구부러진 우산이 놓여있었다고 합니다.
  
그 후, 당연히 이사는 했습니다만, 아르바이트는 졸업할 때 까지 계속했습니다.
지금도 손님으로서 다니고 있습니다만, 그 이후로 기묘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점장님을 포함해서 자주 회식을 합니다만, 매번 이 이야기가 화제로 나올 정도로 무서운 체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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