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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경험담(2)
게시물ID : panic_951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unrang
추천 : 11
조회수 : 85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8/25 16:4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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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안녕하세요 ~
날씨가 부쩍 더워서 공게 눈팅을 하다가, 갑자기 생각난 일이 있어
이렇게 글을 적어봅니다.
 
얼마 전에도 경험담이라고 해서 글을 올린 적이 있었는데,
지금 적으려고 하는 이야기도 저의 소소한 경험담입니다.
 
저는 가위에 잘 눌리는 편입니다.
조금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무언가 신경쓰는 일이 생긴다면
그 압박감이 그대로 가위로 나타나는 경우들이 많더라구요.
 
이번에 들려드릴 이야기는 그 스트레스로 인해 눌렸던 가위 눌림 몇 가지입니다.
 
 
오늘 직장에서 멘탈을 털려 멘탈이 없으므로 이제부터 음슴체로 이야기 하겠음.
 
 
1. 난 한 동네에서 약 19년 정도를 살았는데, 2014년 가을 쯤 강서구 끄트머리에 있는 동네로 이사를 가게 되었음.
이사를 가기 전 집은 주택이었는데, 그 곳에서 이런 경험도 있구나.. 라고 하는 이상한 경험들을 하도 많이 해서
가위눌림도, 이상한 소리를 듣는 것도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태였음.
오랫동안 살던 집을 떠나 아파트에 처음 이사온 우리 가족은 각각 방에 자신들의 짐을 챙겨 넣고
나이 차이가 좀 나는 남동생 방을 같이 정리를 해주며, 몇 년 전 타계하신 외할머니의 영정사진을 들고
어디에 둬야 하나 두 남매가 고민을 좀 하고 있었음. 막상 어딘가에 걸어두려니 자리도 마땅치가 않았고,
그렇다고 어디다가 그냥 넣어두자니 그건 그것대로 마음이 좀 쓰였음.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 하는 와중에 할머니의 영정사진을 소매로 쓱쓱 문지르면서 내가 말했음.
 
 
"할무이, 이제 그 집 가면 안돼~ 나중에 할머니 제사 모실 때 여기 아파트로 찾아와야지, 다른 사람 집 가서
밥달라 그러믄 안돼 ~ 알겠지? 찾아올 수 있지?"
 
 
난 외할머니 손에 자랐기 때문에 애증과 애정을 넘나드는 유대감을 가지고 있었음.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돌아가신 후의 꽤 신기한 일들이 좀 일어났었는데 그건 나중에 시간이 된다면 적어보겠음.
어찌됐든 할머니의 영정사진을 쓱쓱 닦아둔 후, 결국 동생의 옷장에 넣어두기로 함.
 
 
그리고 며칠 후, 얼추 정리가 다 되어 각자의 방에서 잠을 잘 수 있게 된 시점이었음.
그 때 나는 백수건달 (슬프다) 이었기에 새벽까지 혼자 꽁기거리고 놀다가 방에서 잠이 들었음.
그리고 꿈 아닌 꿈을 꾸게 되는데, 방문은 닫혀 있고 난 분명 내 방에 누워있는데 거실 풍경이 보였음.
 
아, 꿈인가- 이런 적은 몇 번 있었으니까.. 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거실을 둘러봤는데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음.
티비장 앞에 우리 외할머니가 구부정하게 앉아계신 거였음.
어떻게 외할머니냐고 단정지을 수 있냐면, 우리 외할머니는 몸이 많이 편찮으셨음.
추위도 많이 타고 다리도 약했고, 그러다 보니 항상 바닥에 구부정하게 앉아서 티비만 멍하니 보시고 (치매도 있으셨음)
그러셨는데, 추위를 많이 타다 보니 할머니가 늘 입고 계시는 두툼한 조끼가 있었음. (심지어 여름에도 입으심)
그 낡은 옷을 늘 입고 계셔서 버리려고 하면 할머니가 그 옷을 달라하고, 달라하고 하셔서 결국 못버리고 입혀드렸었는데
그 조끼를 입고 할머니가 우리 집 거실에 앉아계신 거임.
 
한동안 꿈에 나오지 않았던 할머니가 다시 나와서 반가운 마음, 그리고 내가 며칠 전 우리 집 이사했으니까 잘 찾아와야 한다고
말했던 것을 할머니가 듣고 걱정하지 말라고 오셨나 보다- 라는 마음에 잠결에도 눈물을 흘렸음.
(사실 이건 무섭다기 보단, 그냥 우리 외할머니 생각하면 내 마음이 짠해지는 이야기임.)
 
 
 
2. ... 1번의 이야기를 어떻게 마무리해야할 지 몰라서 그냥 두번째 이야기를 시작함.
 
 
백수건달로 평생을 보내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 속에서도 어찌어찌 직장에 들어가 일을 하게 되었는데,
그 회사가 나하고는 너무 맞지 않는 곳이었음. 누구나 꼭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는 없는 거지만
그래도 이 회사는 안되겠다, 싶어서 난 부모님께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회사를 그만둠.
그리고 집에서는 출근하는 척 일찍 나와서 그 때 당시 서울로 갓 상경한 남자친구의 집으로 가서
하루종일 자고, 일 알아보고 또 다시 퇴근시간 쯤 집으로 들어가는
마치, 예전 명퇴하셨던 아버지들이 했던 행동을 약 한 달간 하게 되었음.
 
집에다가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일은 안 구해지고
남친은 괜찮다고 하지만 내 스스로가 쓰레기 같아 자괴감이 늘어나는 하루하루였음.
그리고 그런 날들이 지속 되다 보니 난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던 듯 함.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그 날도 역시 집에서는 출근을 하는 척 하며 빠져나와 남친의 집으로 출근을 해서
빈 집을 지키게 되었음.
그리고 집 문단속을 확실히 하고 침대에 누워 뒤척대다가 잠이 들었음.
 
-쿵쿵쿵
 
반쯤 잠이 들었다 생각이 들었는데, 누군가 방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음.
그 땐 비몽사몽이라 방문인지 현관문인지 몰라 그냥 귀찮아서 가만히 있었음.
그런데 조금 이따가
 
-쿵쿵쿵
 
하는 소리가 또 들리더니
 
-ㅇㅇ 아
 
하고 누가 내 이름을 부르는 거임.
순간, 몸이 움직이지 않고 가위에 눌렸고,  밖에서는 계속 쿵쿵 거리고, 내 이름을 자꾸만 불러대는 거임.
 
-쿵쿵
-ㅇㅇ아,
-쿵쿵
-ㅇㅇ아!
 
식은땀은 나고 몸은 안 움직여지고, 그런데 열은 받고.
하지만 곧-
 
-이히히히히히히
 
그 열받음마저도 날려 버릴 기괴한 웃음 소리가 들리더니
 
-이히히히, ㅇㅇ아 나랑 같이 가자~ 나랑 같이 가자 ~~
 
 
라고 하는 소리가 메아리처럼 들리더니
눈이 번쩍 떠졌고, 등에서 식은땀이 주륵, 뒤 돌아볼 용기도 안났음.
 
대체 나더러 같이 가자고, 기괴한 웃음소리를 내던 그 귀신은 누구였을까.
 
 
아직도 미스테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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