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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1
게시물ID : panic_977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ascor
추천 : 13
조회수 : 1226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8/01/17 13:4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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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어떤 남자아이가 태어났다. 이 아이는 사실 두 번째 삶을 살게 되었다. 아이의 전생은 수명이 약 300년 

정도의 거대한 나무였다. 신의 법칙상 식물이었다가 동물로 태어나는 경우는 흔한 일이나 대부분 자신이 어떤 생물이었는지 

식물이었는지 동물이었는지 전혀 기억 못 하고 태어난다. 그런데 이 아이는 자신이 식물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태어났다. 

이는 아주 특별한 경우다. 

남자아이는 태어날 때 본능적으로 울었다. 그것은 몸의 본능일 뿐 의도한 것이 아니었다. 이후 아이는 5살이 될 때까지

손하나 까딱하지 못했다. 아니 움직임이라는 개념이 없기에 움직이지 않았다. 아이의 부모는 아이를 병원에 보내어 

여러 가지 치료를 하고 검사를 했으나 아이의 몸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아이는 결국 집으로 돌아갔고 부모는 아이를 

움직이게 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으나 소용없었다. 아이는 그저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며 눈만 깜빡거리며 부모가 

입에 음식물을 넣어줄 때 연하 작용을 반사적으로 할 뿐 아무런 움직임을 가져가지 않았다. 그러다 아이는 7살이 될 때 

문득 움직임에 대한 개념을 갖게 되었다. 아이는 자신의 의지로 눈을 감은 채로 있거나 뭔가를 삼키지 않는 등 

가벼운 움직임을 갖다가, 이후 팔다리를 움직였다. 

아주 힘들었지만 아이는 수백 년간 알지 못했던 신기한 경험에 계속해서 노력했다. 

이 모습을 본 부모는 감격했고 아이를 마구 끌어안았다. 

하지만 부모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아이는 7세였으나 말을 하지 못했고, 뭔가를 가르쳐도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부모는 초등학교에 가야 할 아이를 저능아반에 보내어 학업을 하게 했다. 

아이는 움직임을 인지했으나 인간의 고차원적인 사고과정은 인지하지 못했다. 

사실 그가 식물이었을 때는 아주 단순한 것만 인지했었다. 

인간처럼 앞의 뭔가를 보고 듣고 맛보는 등의 자극과 그 자극들에 대한 정보를 

경험이라는 방식으로 저장, 그것들을 종합하여 사고하는 것. 

이것은 너무도 복잡했다. 아이는 아니 수백 년간 살아온 식물은 이 메커니즘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본인이 식물이었을 때는 한 가지 생각만을 하면서 살아왔다. 

그런데 인간은 그것의 수천 배에 달하는 엄청난 생각들을 해야 하고 

엄청난 정보를 매일매일 받아들인다. 수용하기에는 너무나 이질적인 것이었다. 

시간이 지나 아이는 조금씩 학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고차원적인 사고과정에 마음을 열었다. 

그와 동시에 식물의 기억은 지워나갔다. 그가 14세가 되었을 때 그는 보통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사고가 가능해졌다. 그는 남들보다 늦게 학과과정을 시작했지만 학습력이 

아주 뛰어났고 남들이 10년 걸려 배운 교과지식들을 3년 만에 끝냈다. 

이후 바로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성공적으로 대학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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