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지식인은 고급 인력이었다
그러나 시장 경제는 인간의 가장 신성한 부분마저 돈으로 바꾸는 성질을 가지고 있었다
교육에 대한 계몽이 강화되면서 21세기부터는 지식인의 공급이 넘쳐났다
글을 쓴다는 글쟁이들이 여기저기 봇물처럼 쏟아졌다
서점에는 누구도 읽지 않는 현자들의 책이 쌓여만 갔다
이제 시장은 지식인보다 아름다운 사람을 높이 쳐줬다
 
그러나
22세기에 섹스돌이 나오고부터 외모가 뛰어난 사람의 가치마저 뚝 떨어져 버렸다
그렇게 모든 것들은 공급이 쏟아져 나오며 가치가 절벽처럼 하락해갔다
그러나 절대 대체되지 않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

하지만... 23세기인 지금은 그 말도 틀렸다고 해야겠지
나는 갈아입을 옷을 찾듯이 장롱을 열어본다
거기에는 무수히 많은 내가 시체처럼 잠들어있다
어떤 나를 입어볼까...
오늘은 낙하산 없이 스카이다이빙을 해볼 예정이다
나는 제일 건강하고 똑똑하게 훈련된 나를 골라서 의식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