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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일기.
게시물ID : panic_981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진짜솔로
추천 : 12
조회수 : 2328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8/03/28 22:32:45
http://todayhumor.com/?panic_98180 <ㅡ 먼저 읽고 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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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26일.. 날씨 맑음
 
오늘은 등록금을 벌기 위해 구직활동을 한지 보름째 되는 날이다. OO동에 있는 편의점에 면접을 보러 갔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더라.

얼마나 바쁜지 면접은 뒤로하고 바로 일부터 시키는데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당황스러워 더욱 힘들었던 거 같다.
수많은 손님을 상대하고 물품을 진열하고 쉴 새 없이 보낸 것 같다.

내일부터 당장 출근해달란 말에 걱정부터 되더라..
뭐,, 급한 대로 우선 일하면서 생각해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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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11일.. 낡씨 흐림
 
정말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일주일 중 단 하루도 느슨한 날이 없을 정도...
유동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곳이라 그런지 하루하루가 고되고 지친다.

아차! 이거 때문에 오늘은 일기를 쓰려고 했지 참..

오늘 편의점에서 두 남자가 싸웠다.
일방적인 폭행이라 해야 맞을 듯..
과도한 업무량에도 불구하고 편의점 안에서 벌어진 일이라 무서웠지만 중재하려 했다.
정장 입으신 분이 심하게 맞고 계셔서 본능적으로 그분을 보호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일은 더 이상 커지지 않았지만.. 걱정돼서 일으켜 드리려고 뒤를 돌아봤는데 무서운 얼굴로 노려보고 계시더라..
물론 일이지만.. 도와주고도 분노를 산 느낌?
하여튼 학비만 벌면 점장님께 그만둔다고 말씀드려야겠다..

너무 힘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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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1일.. 날씨 몰라!
 
얼마 전부터 그때 도와드렸던 분이 계속해서 말을 거신다...

하..

처음에는 단순히 고마워서 그런가 보다 싶어서 틈틈이 답해드리곤 했는데 날이 갈수록 편의점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더니 이젠 말 같지도 않은 질문들을 하신다.

어느 날은 갑자기 본인 어렸을 적 고양이 시체를 치우려 한 적이 있었다면서 나에게 열변을 하시는데..
어린 나이에 대단하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래도.. 여자한테 아무렇지 않게 말하기는 조금 그렇지 않나?..

너무 바빠서 힘든 와중에 계속 말 걸고 정도가 심해지니 그만하시라고 말하려다.. 무서워서 하지 못했다..

고양이 시체 이야기를 하면서.. 왜........ 웃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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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24일..
 
 
더 이상 못 참아! 더는 못 참는다고!

날이 가면 갈수록 정도가 심해지고
이제는 아예 편의점에 살다시피 하는 그 남자 때문에 돌아버릴 지경..

집에서 놀고 있는 오빠한테 수차례 고민 상담만 했었는데 이젠 안되겠다 싶어 적은 용돈으로 도움을 청했다.

영화인지 드라마 인지..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하는데 하나같이 다 소름 끼치는 말들뿐.. 하물며 웃으면서 말하니까 짜증 나기보단 무서웠다.

오후 2시쯤 오빠가 친구분 한 분을 동행하고 편의점에 와줬는데
사건이 터졌다.

카운터 옆에 서서 몇십 분째 이야기하는 그 남자분을 조용히 데리고 나가더라.

물론 오빠 성격상 누군가에게 함부로 폭력을 휘두르진 않겠지만 그래도 걱정이 돼서 계산이고 뭐고 창문 밖만 쳐다보게 되더라.
 
한참을 이야기하는가 싶더니

그 남자가 갑자기 오빠에게 달려들더라
너무나 깜짝 놀라서 계산을 기다리는 손님들께 죄송하단 말도 못하고 뛰쳐나갔는데
월등한 덩치 때문인지 달려들던 남자가 오히려 맞고 있었다.

이러다가 사람 하나 불구 만드는 거 아닌지 싶어서 오빠와 친구분을 막아섰다.

" 이런 걸 원한 건 아니었는데 너무 심하잖아! "

너무 놀란 나머지 도와주러 온 오빠에게 소리쳤고 지금은 그게 미안할 정도..
오빠 미안해..

정신을 차려보니 아까 달려들던 남자가 할퀸 것인지 얼굴에 손톱자국을 따라 피가 흥건해서 기절할 뻔..

그냥 귀찮더라도 참을걸...

그날은 정말 일이 꼬여도 너무 꼬여서 편의점 손님에게 신고를 받은 것인지 경찰 두 분이 오셔서 이래저래 일찍 퇴근했다.

다소 심하게 맞은 그 남자분 병실에 들러 오빠와 오빠 친구 그리고 나까지 셋이서 사과드렸고 다행히 합의를 봐주셨지만.. 싱글벙글 웃던 그 남자 얼굴이 소름 끼치게 무서웠다..
 
내일 점장님을 찾아뵙고 더 이상 못 다니겠다고 말씀드려야겠다..

죄송한 건 죄송한 거고 또다시 저 남자를 마주치게 된다는 게 너무나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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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라이 같은놈! 또라이 새끼!

또라이 아닌가? 아냐 또라이가 맞아

어떻게 해.. 무서워...

수많은 친구들에게 전화가 왔다.

어떤 낯선 사람이 나에 대해서 물어보고 다닌다고..

내 지인들은 어떻게 알았으며

내가 있는 곳은 어떻게 알았을까..

너무나 겁이 나 경찰서를 들렀다.

아무런 연락처도 사진도 신상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접근금지나 혹은 법적으로 그 남자에 대해 제재를 가할 수 없다는 말뿐..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하라고 명함 하나 주더라.

어이없어. 화가 났다.

사건 사고가 터져야지만 움직인다는 게 사실로 드러났다.

몇 분 전에는 절친한 B에게 전화가 안통 왔는데 어디서 알아가지고 왔는지
내 주소랑 연락처 그리고 사진을 들고 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혼자서 주고받더니 그냥 획하고 나가버렸다고..

너무 무서워서 바로 전화한 거라고 하더라. 조심하라고...

그 정신나간놈이 우리 집에 오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소름이 끼친다.
 
바로 경찰서에 연락해서 그놈이 오고 있다고 알린 뒤 침대위에서 벌벌 떨며 일기를 쓰고있다.
 
무슨일이 있다면 가장 큰 증거가 될지도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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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쓸 상황이 아니다..

아니 꼭 써야 될 상황인게 맞겠지..

떨리는 손을 억지로 눌러가며 일기를 씁니다

불과 30분 전 그 남자가 다녀갔습니다.
올지 모른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얼굴을 보니 몸이 얼은 듯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쉬지 않고 인터폰을 수십여 분간 울려대는 그 남자 때문에 경비실에서도 수차례 연락이 왔었고 오빠한테 부탁도 해보려고도 했지만 또다시 오빠가 폭력을 휘둘러 잘못될까 봐 무섭지만 혼자 밖으로 나갔습니다.

마치 오래된 연인을 만난 듯 환하게 웃어 보이던 그 남자는 갑자기 본인의 소매를 걷더니 불같이 화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 남자의 팔은 다신 보고 싶지 않을 정도의 상처들로 가득했고 본능적으로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는데..

그 남자는 제가 겁이 나 미쳐 닫지 않았던 현관문을 보더니 갑자기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저는 필사적으로 막아보려 했지만 불가능했고 집으로 들어간 그 남자는
샤워를 마치고 나온 오빠를 무차별로 폭행했습니다.
 
너무나 갑작스럽고 무서운 상황에 경찰 신고는 생각지도 못했고 온몸으로 그 남자와 오빠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말렸습니다.

살려달라고 외쳤습니다.

아무런 잘못도 안 했지만 죄송하다고 빌었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럼에도 긴 시간 동안 폭력을 휘두르다가 지쳤는지 돌아가버렸습니다.

저는 더 이상 이 상황을 벗어날 능력도 자신도 없습니다.

이 내용은 전부 사실이며 바로 지금 경찰서로 찾아가 어떠한 대응이라도 새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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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2일...


to. 사랑하는 동생에게...

즐거우나 슬프나 항상 니가 붙잡고있던 이 일기장에 편지를 써본다..
 
 

은지야... 보고 싶다...


무슨 말을 하더라도 제일 먼저 하고 싶은 말이 보고 싶다는 말뿐이야..
 


항상 먹을 걸로 다투고 이런저런 사소한 걸로 싸웠던 우리가 그립다

한편으론 오빠라는 놈이 하나뿐인 여동생한테 조금도 배려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미안하고 괴롭다

지금 이곳은 따뜻한 여름이야
그럼에도 비는 한 번도 내린 적이 없어
항상 비 내릴 때마다 기분이 업 된다면서 반자비에 반팔 티만 입은 체 밖으로 나가던 너를 보고 욕하고 놀렸는데
지금은 그런 그때 그 모습이 제일 보고싶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은지야.....



그때 조금만 더 내가 서둘렀다면..



아니 나 혼자만이라도 먼저 움직였다면 ...



하루하루 아니... 일초 일초마다 그때의 나를 원망하고 저주해..
 
 
네 사건을 담당하던 형사 놈들 모두 사퇴당하고 경찰 측에서 다소 소정의 보상을 해준다는데 개 같은 소리 하지 말라고 하고 연락 끊었어..

사퇴만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네가 그런 걸 바라지 않을까 봐 더 이상 가타부타 하지 않기로 했지..
 
나 잘했지?

맨 처음 네가 그놈을 잡기 위해 그 녀석한테 접근하겠다고 우겼던 게 엊그제 같다.. 정말 완강하게 반대했고 걱정하는 마음에 그래선 안되지만
 
 
손찌검까 해가며 말리려 했는데..
 
왜 그때 더 강하게 말리지 못했는지..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게 바뀔 것 같이 보여.. 나에겐 늦었지만 그래도 앞으로 일어날지 모르는 끔찍한 사건들을 생각하면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싶어
 



항상 밝던 은지야..


지금 그곳에서도 밝게 웃으며 주위를 즐겁게 해주고 있을 거라 생각해

듣고 싶을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 전해줄 소식이 있어 이렇게 글을 남긴다.

네 사건을 계기로
여러곳에서 조금씩 금액을 모아 골목과 길가에 CCTV 및 방범부저를 설치한데
 
내 입장에선 미리 그러지 못한 놈들 죄다 원망스럽지만 너라면 잘 됐다 생각할 거 같아서 전해주려고..
 
끝까지 너는 많은 걸 내주고 가는구나 싶어

네가 어디에 있든 이 못난 오빠는 항상 널 생각해.. 내 하나뿐인 동생
 
 
 

사랑하고 다음에 또 편지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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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



2018년 4월경 OO에서 일어난 끔찍한 사건..



네크로필리아로 밝혀진 범인의 사건으로 인해 OO동 주민들은 하나같이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사건이 일어나고부터 4개월이 지난 지금.. 일부 단체에서 기부금을 모으고 있습니다.



다소 부족했던 CCTV를 보완하고 범죄를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차원에서 방범부저를 설치하는데 사용될 계획입니다.




해당 사건으로 인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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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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