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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다(평가해 주세요)
게시물ID : panic_982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ㅣ대유감
추천 : 16
조회수 : 1318회
댓글수 : 16개
등록시간 : 2018/04/10 14: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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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옥상으로 오르는 계단엔 간밤의 비로 습기를 머금은 낙엽들이 들러붙어 있다.
옥상 초입에 채반을 내려놓고 손끝으로 고추를 비벼본다.
아직 며칠은 더 햇빛에 내놓아야 할 것이다.
무거운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와 집으로 들어서다 깜짝 놀라 단말마를 내질렀다.
뭔가 허연 것이 이마를 스치며 날아가다 놀란 손짓에 툭하고 떨어졌다.
 황급히 살충제를 찾아 나비인지 나방인지 모를 것에게 마구 쏘아댔다.
그것이 힘을 잃고 스러져가자 또 한마리가 날아오른다.
 놓칠 새라 다시 조준을 한다. 날아오르다 툭하고 떨어짐과 동시에 구석구석 강아지들이 한 마리씩 기어 나온다.
한숨을 쉬는 것도 같고, 눈치를 보며 쭈뼛거리는 것도 같다.
그러더니 대여섯 마리가 내게 안겨온다.
영웅이 된 기분 좋은 웃음을 웃다 눈을 반짝 떴다.
꿈이다. 이건 무슨 개꿈인가.
그러나 개꿈이란 걸 안 것보다 더 찝찝한 것은 또 그곳에 간 것이다.
며칠을 똑같은 장소가 꿈에 나온다. 아니 내가 그곳으로 가고 있다.
지난밤엔 수척한 모습의 돌아가신 아빠가 그곳에 계셨고, 그 전 밤엔 내게 등 돌린 친구들이 있었다.
옥상계단을 내려와 부엌뒷문을 열면 재래식부엌과 입식부엌의 중간쯤 되는 부엌이 나온다.
바닥과 벽면은 5백원짜리 동전만한 네모난 타일이 촘촘히 열을 맞춰있고, 입식부엌모양의 싱크대와 가스레인지 역할을 하는 연탄보일러도 예외 없이 타일을 두르고 있다.
어슴푸레한 백열등이 부엌의 쓰임새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며 앞문을 열면 사람 두 명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지나갈 만큼의 복도에 부엌보다 더 짙은 어둠이 차있다.
서늘하지만 음산하진 않은 복도를 따라 십여 걸음을 옮기면 양쪽으로 방들이 나온다.
어느 밤엔 왼쪽작은방에서, 어느 밤엔 오른쪽 큰방에서 익숙한 얼굴들을 마주하게 된다.
여러 날 째 그길로 걸어 들어가는 꿈을 꾼 것이 영 찝찝했던 것이다.
 
 
전 어릴적 꿈이 작가였습니다.
물론 그 어릴적엔 모두 그런 꿈들을 꾸죠.
그땐 글짓기 대회에서 수상도 많이 하긴 했지만 지금은 참 어렵네요.
그러다 이곳 공개글을 오래오래 읽으며 나도 써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40대 중반에 접어들며 뭔가를 꿈꾸고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는게 더 어려워 지지만
딸이 "엄만 꿈이 뭐야?" 하고 묻는데 내게도 아직 꿈꿀 시간이 남아있다는걸 깨달았습니다.
딸의 응원을 받으며 하루에 한자라도 써보려 합니다.
아직은 주제도 내용도 확실하게 정해진건 없지만 일단 부딪쳐보려고요.
공게글은 처음이지만 늘 감사하게 생각하며 좋은 글들 읽고 있습니다.
저 꿈꿔도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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