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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7번지의 비밀 10 -完-
게시물ID : panic_982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행복한오징어
추천 : 44
조회수 : 2691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8/04/16 17: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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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한국으로 돌아왔다네.

마을 사람은 나를 반기는 듯 했지만 경계의 눈빛이 역력했지.

매일같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처절하게 생존 투쟁을 벌이다 온 나에겐 논밭일이나 하며 그렇게 늙어가는 

마을 사람들이 너무나도 한심하게 보였지.

서로 아무것도 아닌 일 가지고 깔깔대며 울고 웃고 하는 것들이 너무나 혐오스럽게 보였다네.

다들 바보같아 보였어.

놀려주고 싶었어.

나는 겁을 주었지.

전장에 있었던 얘기를 하며, 공포감을 심어주고 두려움을 불어 넣었지.

그럴 때마다 그들이 표정이 굳어졌어.

그들의 그런 모습에 나는 너무나도 짜릿하고 기분이 좋았다네.


매일 같이 사람 죽인 손으로 논밭의 소일거리를 하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네.

국가에서 나온 돈으로 연명한다지만 진이 빠지도록 뭔가에 미쳐보고 싶었다네.

미칠 것 같았지.

밤마다 괴물같은 공허함이 나를 괴롭혔다네.

온갖 잡 생각이 내 머리를 가득 채웠지.

미친 사람처럼 컴컴한 방안에서 전쟁놀이를 했지.

사람 목을 다는 시늉도 하고, 총에 맞에 고통스러워하는 시늉도 하고....

꿈만 꾸면 나는 그 전장에 서있는거야.

어느 날 미국이 패전하여 베트남에서 철수한다는 뉴스가 뜨더군.

실로 그 공허함은 이루 말할수도 없었다네.

도대체 그 수많은 죽음은 무엇이란 말인가? 

전쟁은 살아남은 자를 황폐화시켜...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피가 마를 정도로 나를 괴롭히는 것이 나타났다네.


어느 날 꿈을 꾸는데 퀴년시 전투에서 보았던 그 악마의 병사들이 꿈속에 나타나는거야.

심장이 터질 것 같고, 삭신이 저려왔다네.

잊혀졌던 공포가 다시 몰려왔어.

괴성을 지르면서 잠에서 깨어났지.

그런데 그 꿈을 꾸는 주기가 점점 짧아지는거야. 

나중엔 삼일에 한번 꼴로 가위에 눌렸어.


그 때 그 날처럼 나는 죽은 동료의 시체를 뒤덮고 공포에 질려 떨고 있었지.

그 때마다 그들은 어김없이 나를 나타나 내 가슴에 그 기다란 쇠꼬챙이 같은 손톱을 내 가슴에 박았다네.

제대로 잠을 이뤄본 적이 없었다네.


그럴 때마다 나는 그 노인 준 부적을 보며 주문을 외웠지.

효과는 없었어.

그런데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어.


어떤 날은 밤길을 돌아다니면 사람들이 못보는 형상들이 돌아다니는거야.

누구였겠나?"


"그 악마의 형상 말입니까?"


"그래. 그 전장에 나타났던 그 모습 그대로 그 형상이 꾸엑꾸엑거리며 나를 찾고 있는 듯 보였어.

나도 모르게 주문을 웅얼거리며 읊었지.

그러기를 십년이 넘었다네.

고통이 끊이질 않았어.

그제서야 그 노인이 바라던게 뭔지 알 것 같았지.

내 목숨을 가져가려 한거야.

그 부적과 주문은 아무런 효과가 없었던거야.

나는 그 전장에서 시체들에 쌓여 기절했을 뿐이고, 나는 그렇게 살아남에 구조된거였지.

그 전장에서 애초부터 죽을 운명이 아니었는지도 몰라.

나는 그날 그 노인에게 남은 목숨을 빼앗겼는지도 몰라.

부적을 찢어버렸다네. 


어느 날 도시 사람들이 찾아오더라구.

개발 문제로 이장을 설득하지 못하니까 가장 건달같이 보이는 나에게 찾아왔지.

한 명당 20만원씩 챙겨주겠다며, 사람들의 동의서를 받아오라는거야.

나는 흔쾌히 승락했지.

깡패처럼 돌아다니면서 협박하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았어.

그래서 마음이 맞는 몇 녀석과 청년회를 만들었지.

청년회 회의가 있다, 청년회에서 어르신들을 위해 대접을 한다, 이러면서 온갖 구실을 만들어

마을 사람들을 불러모아 동의서를 요구했지.

물론 일일이 찾아다니기도 했고...

협박도 하고, 회유도 해보고...

그런데 최씨 형님이 끝까지 거부를 하는거야."


"그래서 죽이셨나요?"


나의 물음에 그는 갑자기 껄껄 웃었다.


"이보게 형사 양반. 나도 사람이라네.

아무리 내 이 두손에 수십명의 피를 묻혔다고는 하나, 그런 이유로 사람을 죽이겠나?"


"사람 하나쯤은 죽이는건 일도 아니었을텐데요."


"그렇지. 사람 하나 죽이는건 눈 하나 깜빡할 내가 아니었지.

그러나 이 곳은 전장이 아니지 않나?

나의 협박에 최씨 형님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네.

그런데도 도장을 찍는 건 끝까지 거부를 하더라구.

비가 억수로 쏟아지던 어느날 밤, 형님과 술 한잔을 했지.

물론 술안주는 그 동의서 얘기였다네.

결론이 나지 않은 채 끝났지.


사실 마을 사람들이 나를 의심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건 아냐.

그러나 나는 죽이지 않았다네.

술에 흠뻑 취해 마을로 돌아오는 길이었지.

나는 앞서 걸었고, 형님은 나를 뒤따르고 있었어.

개천을 하나 건너는데, 갑자기 형님 발자국 소리가 들리지 않는거야.


나는 아무 생각없이 뒤돌아 보았는데 너무나도 무서운 광경이 벌어졌다네.


형님이 개천에 엎어져 있고, 누군가가 어둠 속에서 엎어져 있는 형님의 뒷머리를 손으로 잡고는

연신 개천 사이에 박혀있는 바위덩이에 머리를 박고 있는거야.

그 악마의 병사였다네.


형님이 손을 뻗어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나는 다가갈 수가 없었다네.

그들이 한둘이 아니었어. 

도망을 쳤지.

벗어나기 위해서.

그러나 그건 곧 또다른 고통의 시작이었다네.

이젠 형님을 죽은 개 끌고 다니듯이 돌아다니는 그들을 보게 됬다네.

부적을 찢었을 때 그 용기는 온데간데 없고, 바보처럼 나는 다시 그 주문을 미친듯이 외웠지.

날이 밝을 때까지 미친 듯이....

어느 날인가 문득 생의 끄트머리에 도착했다는 생각이 들더군.

빚을 갚기로 했어.

난 노인이 원하는 것을 해주기로 결심했지."


"뭘 말입니까?"


"내 목숨 말일세.

방안에 줄을 묶고 자살을 하기고 결심했지.

천장에 줄을 매달았네.

지난 십수년 간의 굴곡진 삶을 이젠 마감하고 싶었지.

그런데 의자 위에 올라서 줄을 목에 감고 막 몸을 던지려는 순간....

그 노인이 내 앞에 나타나더군.

거의 다 잊어먹은 월남 말인데도 너무나도 생생하게 잘 알아들을 수 있었다네.

그가 나에게 말했지.

빚을 언제 갚을거냐고....

나는 조용히 말했다네.

지금 갚겠다고...

그러자 그가 다시 나에게 말했어.

빚을 갚지도 않은 채 떠나지 말라고...

이해할 수가 없었어.

도대체 그 빚이라는게 뭔지 알 수가 없었다네.


그에게 물었지.

도대체 당신 누구냐고.

그랬더니 노인이 대답하더군.

자신은 텅지앙의 망령이라고.....


텅지앙의 망령...

텅지앙의 망령...

텅지앙의 망령...

수십번을 머리에 되뇌고서야 모든 것을 깨달았다네.

그에게 갚아야 할 빚이 무엇인지...."


나는 눈빛으로 그에게 답을 요구했다.



"용서를 비는 것이었다네."


"용서요?"


"그래...용서. 

그들에게 과거의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것이었지.

그는 많은 것을 바랬던 것이 아니었어.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나는 마을을 떠나 십여년 전의 당시 부대원들을 찾아다녔지.

우리 중대는 전멸했기 때문에 다른 중대 부대원들을 찾아다녔다네.

몇몇은 나와 거의 비슷하게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더군.

나는 생각을 같이하는 그들에게 나의 얘기를 하고, 나의 계획을 말했지.

그들도 흔쾌히 승락하더군.

모두가 동의한 건 아니었지만, 우리는 돈을 모아 베트남으로 향했다네.

당시 미수교국이었기 때문에 입국은 쉽지가 않았지.

그런데 당시 큰 사업을 하고 있던 친구가 있었는데, 태국을 통해 베트남으로 들어가는 길을 안내해 주더군.

우리는 십여년만에 그 처참한 살육의 현장인 텅지앙에 발을 디뎠다네.


우리 손에 죽었던 수 많이 원혼들이 당장이라도 무덤을 박차고 일어날 것 만 같았지.

거기서 우리는 위령제를 지냈다네.

그리고 그들에게 용서를 구했지.

위령제를 지내는 동안 너나나나 할 것 없이 눈물을 쏟아냈지.

십년 넘게 내 가슴속 깊은 곳에 맺혀있는 응어리가 사라지는 기분이었다네.


모든 것은 마음 속에 있었어.

증오, 분노, 곹오, 죄책감, 악령들....그리고 그 노인을 포함한 모든 것들이....

그 위령제가 끝난 이후로 그 악마같은 병사들이 내 머릿속에서 사라졌다네.

그제서야 그 악마같은 병사들이 누구였지는 나는 알게 되었지.

왜 그들이 아군 복장을 하고 있었는지도...."


나는 그 답을 알 것 같았다.


"텅지앙 사람들의 눈에 비친 한국군이었군요."


"그렇다네.

그들에 눈에 비친 우리는 악마였지.

그 노인은 나에게 그들의 고통을 보여주려고 했었던거야.

그리고 나에게 바란 건 나의 피와 목숨이 아니었지. 

용서를 바라는 나의 진실된 마음이었던거야."


그는 잠시 눈을 지그시 감았다.


"한국으로 돌아온 나는 중장비 일을 시작했어.

몇 년간 알뜰하게 돈을 모아 내 사업을 하려고 계획했다네.

돈이 좀 모아지면서 자리를 알아보고 다녔지.

그 때 나의 옛 고향이 떠오르더군. 

마을 사람들은 모두 떠나갔지만, 난 돌아가고 싶었다네.

마을에 들어서자 육중하게 들어선 고가도로와 폐가가 되버린 형님 집이 눈에 들어왔지.

남들은 흉가라고 말했지만, 나에겐 나의 무책임으로 죽어간 형님의 집이었다네.

나는 사업터와 그 형님 집을 사들였지.

그리고 사업을 시작했다네.

그런데 얼마 전 황승균이 이 친구가 그 집에서 빙의되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날이 있었지."


"노영주와 김태섭이 그 집을 부수려던 때 말이죠?"


"승균이를 찾으러 그 집에 갔을 때 난 정말 깜짝 놀랐다네. 

승균이 이 친구 입에서 최씨 형님 목소리가 흘러 나오는게 아닌가?

본래 흉가라고 불리는데는 가지 않는게 좋아.

나 같이 생사의 경계를 들락거렸던 사람은 별로 상관이 없겠지만 귀신은 그 사람의 나약한 곳을 건드려 기를 빼앗아 가거든.

승균이 이 친구가 5년 전에 딸 애를 잃고 무척이나 힘들어 했다네.

얼마나 보고 싶었겠나.

정말로 승균이에게 빙의된 그것이 최씨 형님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그 혼령은 승균이의 그 점을 이용한 거라네.

귀신은 살아있는 자의 나약한 점을 알고 있거든.

내가 텅지앙의 망령에 시달렸던 것도 그들이 나의 가슴 속 깊이 잠재되어 있던 죄책감을 이용했기 때문이지.


그 친구가 그 집에 자주 들락거린다는 얘기를 듣고 불길한 생각이 들더라구.

딸애를 보기 위해 목숨도 버릴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거야.

나는 영주와 태섭이 이 친구들을 시켜서 그 집에 들락거리는 걸 막았다네.

수시로 감시도 하게 만들고.

그러나 결과는 바뀌지 않았지.


왜 그렇게 엄청난 술을 마시고 죽었는지 잘 이해가 가질 않는다네.

최씨 형님이 죽은 딸내미를 보여주는 댓가로 술을 바랬는지도 몰라."


나는 조용히 담배 하나를 꺼내 입에 물었다.

그리고는 그에게 물었다.


"사장님. 정말로 그게 귀신의 짓이라고 생각하시는겁니까?"


"아니면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두 세병의 술도 힘들어하는 친구가 그렇게 많은 술을 마시는게 가능하다고 보나?"


"훗...사장님. 그렇게 따지면 제가 형사질하면서 본 죽은 사람들의 반은 다 귀신 짓이겠수다.

사람이 죽은 데에는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겁니다."


"그렇겠지. 그런데 그렇게 설명하려고 해도 안되는게 있지 않나?

입원한 태섭이한테 물어보니 자네도 최씨 형님 집에 들어갔다더군."


나는 잠시 미간이 찌푸려졌다.

나는 그가 보기에 거만하다고 느낄만한 자세로 다리를 꼰 채 담배를 피워댔다.


"소동이 좀 있었다고 하더만...."


"그건 착시일 수도 있고, 환청일 수도 있는 겁니다."


그는 잠시 내 눈빛을 살피더니 입을 열었다.


"자네가 가장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예? 그 건 갑자기 왜 묻는 겁니까?"


"그냥 대답해 보게."


"그야..제가 제일 사랑하고 귀여워하는 제 딸이죠."


"아니...말고...자네 깊은 곳에 있는 다른 무언가 말일세.

다가가고 싶어도 다가갈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질 않나?

사무치게 그리운 누군가 말일세."


"무슨 말씀이예요?"


"자네는 거기서 그 사람을 만난 걸세..."


사장의 말에 나는 갑자기 손이 떨려 왔다.

빨아들였던 담배 연기조차 내뱉지 못했다.

숨이 막혀오고 눈에 눈물이 고이고 있었다.

그러더니 어느샌가 작은 눈물 방울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게 누구인가?"


나는 담배를 떨어뜨린 채 한 손으로 두 눈을 덮었다.

그리고 미친듯이 눈물이 쏟아졌다.

"......"


내가 왜 그 집에서 눈물을 흘렸는지 이제야 이해가 갔다.

내가 들었던 그 정체 모를 소리는 어렸을 적 마지막으로 들었던 아버지의 목소리였다.

아버지는 항상 내 이름보다는 아들이라고 부르기를 좋아하셨다.



"누구인지 떠올랐구만."


"아버지요..."


"그게 자네의 그리움의 흔적이었군. 사고로 돌아가셨나?"


"네......제가 아주 어렸을 적....."


두 눈을 덮은 손 아래로 뜨거운 눈물이 계속해서 흘러내렸다.


"아주 힘든 어린 시기를 보냈었겠구만.

이를 악물고 살아가게. 

그 목소리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아니라네.

자네 아버지가 자네를 보고 싶어해서 부른 것이 아니야.

진정 자네 아버지였다면 자네를 거기서 찾았겠는가?

귀신의 장난이지.

나약한 자는 빙의에 잘 걸린다고 하지 않나? 

나약한 자가 무엇인가? 현실에 충실하지 못한 사람이지.

현실에 충실하지 못한 자가 내세를 바라는 거라네.

자네의 귀여운 딸에게 똑같은 아픔을 주고 싶진 않지 않은가?"


"흑흑..미치도록 보고 싶었습니다....."


"삶이 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나?

다시 시작할 수 없기 때문이지.

아버지를 보기 위해 다시 그 곳으로 가서는 안되네.

견뎌야 되네.

승균이 그 친구는 그것을 견뎌내지 못했어.

미안하지만 나는 늙어 죽는 그 순간까지 최씨 형님 집을 간직하고 있을거라네.

나의 죄를 씻기 위해서라도 형님이 그 곳에서 계속 장사하는 걸 지켜봐 줘야 하지 않은가?"


나의 흐느낌을 진정시키기 위해 그가 나의 어깨를 토닥거렸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나는 어린 아이였다.



내가 사장을 다시 만난 건 인천공항이었다.

그는 옛 부대원으로 보이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 깔끔한 양복차림으로 출구가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호라....자네가 여기까지 왠 일인가?"


"베트남에 가신다고 들었습니다."


"매년 우리 회원들이 위령제를 지내는데 모레가 그 날이라네."


"네. 직원들한테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제....말씀 감사했습니다."


"뭘 그런 걸 가지고.....

허허...그 말 하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나?

돌아와서 해도 늦지 않은 걸.

잊지 말게. 형사 양반

모든 것은 항상 자신의 마음 속에 있다는 걸.....

그리고 열심히 살게나."



가벼운 손짓으로 인사를 마친 그는 출국장을 빠져 나갔다.

얼마 후 굉음과 함께 그가 탄 비행기가 공항을 빠져 나갔다.


멀리 시야에서 그 비행기가 멀어져 가고 있을 쯤 박형사에게 전화가 왔다.


"김형사님. 부탁하신 대로 20년 전 최씨 사건 조사해 봤는데요.

당시 부검의 소견으로는 타살의 흔적이 좀 보인다라고 기록돼 있던데요?

증거가 부족해서 결국 미결처리되었구요."


"그래?"


"아무래도 그 김사장이란 사람이...."


"수고했어. 어차피 공소시효도 끝난 사건이야."


"그런데 왜 그걸 조사하라고 시키셨어요? 바빠 죽겠는데.."


"이봐, 박형사 모든 것은 자신의 마음 속에 있지. 

진정 죄책감과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용서를 구하고 죄를 씻고자 노력해야 하겠지."


"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아냐...아무 것도. 

참...박형사 오늘 저녁에 술 한잔 할까?"


"갑자기 왜요?"


"그 폐가 갔다온 뒤로 갑자기 술이 엄청 땡기네. 오늘 죽도록 한번 마셔볼까?"


"예? 김형사님, 진짜 왜 그래요? 정말 귀신 들린 거예요?"


"하하하...농담이야 농담. 그냥 간단히 소주나 한 잔 하자고..."


"휴....사람 좀 놀래키지 말아요. 그럼 이따 경찰서에서 뵙죠."



간만에 맑은 하늘을 보는 것 같았다.

습도가 높긴 했지만 차창으로 스며 들어오는 공기가 여간 상쾌하지 않았다.







-끝- 




출처: 웃대의 하드론 님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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