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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한옥에서
게시물ID : panic_986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ong
추천 : 12
조회수 : 163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8/06/10 21: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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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재수학원에 다닐 때 학원 선생님께서 해주셨던 이야기입니다.

마침 날이 무덥던 여름날이었고, 한참 입시 준비로 지치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선생님께서 해주신 이야기가 비 내리던 날씨와 더불어 아주 느껴졌습니다.
선생님께서 젊었던 시절에 직접 겪으신 일이라고 합니다.

당시 선생님께서는 친구 3명과 함께 국내에서 배낭여행을 하셨다고 합니다. 국도 길을 따라 친구 분들과 함께 쭉 걸어가고 계셨는데, 길이 야산 하나를 따라 크게 돌아가는 형태였습니다.

선생님과 친구 분들은 젊은이의 치기로 시간도 많지 않은데 길을 따라 돌아가기 보다는 그냥 야산을 가로질러 가늘게 더 빠르지 않겠느냐며 그냥 길도 없는 산을 올라갔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가도 국도는 보이지 않고 점점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다가 결국 해가 저물도록 길을 찾지 못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길을 계속 헤매다보니 오기가 생기셨던지 자신이 있으셨던 건지 결국 선생님의 주도로 계속 가던 길을 가게 되었고 그러던 중 산속에서 희미한 빛을 발견하시고, 그쪽을 향해 가셨다고 합니다.

도착한 곳에는 낡은 한옥이 한 채 외롭게 있었고 멀리에 국도도 보여서 내심 안심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날이 이미 저물어서 노숙을 하든지 아니면 그 집에서 하루만 재워달라고 사정을 하던지 결정해야 했었는데, 선생님이 대표로 나서서 집주인을 불러 재워달라고 하셨답니다.

그 집에서는 의외로 젊은 여자 혼자 살고 있었는데, 별말 없이 남자 넷을 하루 재워달라는 말에 흔쾌히 응하고 늦은 저녁상까지 차려주었다고 했습니다. 선생님과 친구 분들은 그 여성분이 베풀어 준 친절에 거듭 감사를 표하고 따로 내어준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자리를 깔고 잠을 자게 되었는데, 선생님은 그날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고 이리 저리 몸을 뒤척이며 겨우 얕은 잠을 자고 계셨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집에서 아까부터 이상한 소리가 나는 것을 느끼고 그것이 무엇일까 계속 고민하면서 누워계셨다고 합니다.

슥슥슥- 하는 이상한 소리였는데 한참이 지나고 나서 그것이 금속이 갈리는 소리, 즉 '칼 가는 소리'라는 걸 깨닫고 소름이 돋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신기한건 선생님이 일어나자 나머지 친구들도 모두 자리에서 슥 일어나시더라는 겁니다. 모두들 그 소리를 듣고 있었던 것입니다.

선생님과 친구 분들은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천천히 방 밖으로 나섰습니다. 부엌 쪽에서 희미한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고, 왠지 마루에는 아까는 본적이 없었던 작은 상자가 하나 놓여있었다고 합니다.

상자 입구가 약간 열려있는 상태였는데, 그 속에 뭐가 들었나 궁금해진 선생님은 상자로 다가가 입구를 슬쩍 열어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 들어있는 것의 정체를 확인한 선생님은 비명을 지르며 집밖으로 도망을 쳤는데, 자기도 모르게 상자를 들고 도망가셨다고 합니다. 친구 분들도 덩달아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는데 어느 순간 그 주인 여자가 자신들을 따라서 달려오고 있었다고 합니다.

정신없이 도망치느라 다시 안쪽으로 도망을 가고 있었는데, 상자를 들고 뛰느라 상대적으로 느렸던 선생님은 뒤로 뒤쳐지고 있었답니다. 그러던 중 나무뿌리 같은 거에 걸려서 넘어졌는데, 정말 무서운 것은 바로 뒤에 그 여자가 다가오고 있었다는 겁니다. 선생님은 완전히 얼어붙어서 넘어진 자세 그대로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결국 그 여자가 완전히 자기 뒤에 서더라는 겁니다.

이제 죽었구나라고 생각하며 기절할 지경이었는데 그 여자는 그냥 아무 말 없이 선생님 뒤에 서 있다가 멀리 떨어져있던 상자만 들고 다시 돌아갔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선생님은 선생님이 없어졌다는 것을 깨달은 친구 분들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완전히 굳어서 움직이지 못했고, 친구 분들이 오시고 나서야 겨우 자리에서 일어나실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날이 샐 때까지 산속에서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뿔싸! 짐을 그 집에 두고 온 것입니다. 별 수 없이 해가 뜬 후에 친구 분들과 함께 조심스럽게 다시 그 집으로 내려갔는데, 문 앞에 모든 짐들과 신발이 놓여있어서 다시 그것들을 들고 어제 보았던 국도로 내려가 다시 여행을 계속하셨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저희는 선생님께 도대체 상자 속에서 뭘 보셨나고 물어보았는데, 선생님은 씩 웃으면서 대답하셨습니다.

내가 분명히 보았는데, 그 속에는 뭔가 흰 것이 있었어. 그런데 그게 아기 손 모양이었어."

몇 년 후, 선생님께서 우연히 그 근처를 방문했다가 호기심에 다시 그 집을 찾으려 가보셨는데, 이상하게도 그 집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투고] 지나가던 과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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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스 2010/05/07 05:53
아기손이라니 주술에 쓰인다는 그 손일까요?
그러니까 어린아이를 납치해서 굶긴다음에 의식이 거의 끊길때쯤에 음식을 주면
 아이의 모든 의식(영혼?)이 음식을 향해 뻗는 손에 담기는데
 그 손을 잘라서 주술용 도구를 만든다던가요.
아이의 모든게 담긴 도구라는 이야기를 어느 괴담에서...
 
루야 2010/05/07 08:22
괴담이 아니라 무 라는 소설이었나? 어느 소설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아기들을 한명씩 장독 같은 항아리에 담아 굶기고 의식을 할때쯤 아이를 꺼내서
 음식이 주렁주렁 매달린 곳으로 데려가죠.
그러면 너무 굶주린 아이는 그 음식으로 손을 뻗고
 그때 간절한 염원때문에 손끝으로 아이의 영혼이 몰리게 되는데
 그 손을 잘라서 의식에 사용한다는....

ㅇㅅㅇ 2010/05/08 14:46
꽤 유명한 무담 아닌가요?김동리 소설 을화에서도 그런이야기 나오고 전해져 내려오는 무당관련 일화에도 씌여있구요..
실재로 명도라고 어린 아이 혼을 부리는 무당도 예전에 있었고...명도점은 특히 물건 잃어 버린거에서는 정말 잘 마춘다고 하는 점이죠.
글고 보니 역마살 이라는 소설에서도 주인공 어머니가 명도점보는 무당한테 가서 점보는 장면이 나오네요..ㅎ;
명도는 보통 어린아이 혼이 무당한테 씌이거나 아니면...전해내려오는 그방법으로 만든다고..;

그릴회전스위치 2010/07/05 13:31
아기손 그건 확실하지 않은데
 대나무통 안에 어린아이의 시체를 넣어서
 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렸던 사람들은 실제로
 조선왕조실록에도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임란 후, 흉흉해지고 기근이 들자 몇몇 사람들이
 아주 어린 아이들을 유괴해가 작은 대나무통 안에 넣고
 밥은 주지 않은채로 굶겼다고 합니다.
계속 굶기자 아이는 점점 말라가고 대나무통에 점점
 딱 맞게 되죠.
그때 음식을 주면 아이가 그것을 잡기 위해서
 통 안에서 움직이는데 그때 단 한번의 칼로 아이를
 내려쳐서 죽이면 비쩍 마른 아이가 대나무통 안에
 딱 맞게 들어가서 기괴하고 끔찍한 형상으로 남아있었다고 합니다.
그걸 이용해서 협박을 하거나, 겁을 줘서 식량과 금품을 탈취하는 수법이 유행하자
 나라에서 전국 관아에 어명을 내려 그런일을 하는 사람들을 엄히 다스리란 명령을 내려, 몇년 후에는 그런일이 사라지게 되었다고 조선왕조실록에 남아 있습니다.
 
그건 2010/07/26 15:38
그건 소설이나 괴담이 아닙니다 위에분들
 태자귀라는겁니다
 어린아이를 굶어죽게 하여 만든 귀신인데
 어려서 쉽게 이용할수 있었기에
 무당들이 심부름을 시키거나 할때 이용했다고
알고있습니다
출처 http://thering.co.kr/2032?category=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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