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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스압] Rewinder 12
게시물ID : panic_990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홍염의포르테
추천 : 3
조회수 : 52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8/15 14: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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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리와인더 12화입니다.

 차근차근 전개해가는 중!

잘부탁드립니다.


(추천과 관심 댓글은 언제나 힘이 됩니다!)

12.


구체적인 행동방침을 설정해야 했다. 내가 시간을 다시 되돌리고 나서 지금처럼 아무것도 모르지 않게. 학원에 가서 계획을 세우는 것은 무리겠지. 그렇다고 집 안에만 박혀있는 것도 조금 꺼림칙했다. 병원 때문에 못 갔다고 이유라도 만들어두는 게 좋겠지.


속도 어느 정도 진정된 참이었다.


나는 교복을 갈아입지도 않고 바로 물리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물리치료실의 침대에 누워 다친 왼팔의 물리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물리치료사가 치료를 위한 기기를 설정하고 나가자 나는 바로 오른손으로 휴대폰을 꺼냈다.


지금 시간은 5시 50분. 아직 6시가 되지 않았다. 이번에 시간을 돌린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그것부터 명확히 밝혀야 했고 계획은 최대한 빨리 수립하여야 했다. 그래야 다시 시간을 돌렸을 때 재빠른 대응을 할 수 있었다.


체크포인트로써는 내가 계획을 세운 직후가 가장 바람직하다. 시간을 되돌린 영향으로 계획 자체에도 영향이 갈 수 있으니까. 사실 이번처럼 아무런 계획 없이 되돌린 시간으로 내가 뭘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자신은 없었다. 이번에도 운이 좋았을 뿐이다.


만약 고백 실패로 시간을 되돌렸다면 그것이 제일 다행이었다. 원래에도 생각했었던 계획이었고, 그 계획에 따른 결과였으니까. 그러나 그것을 맹목적으로 믿기엔 2분이라는 애매한 시간이 있었다. 이것부터 확실하게 분리시켜야 했다.


시간을 되돌린 것이 5시. 그 사유가 고백이라면 마음이 좀 쓰라리긴 하겠지만 시간을 되돌리는 게까지는 여유가 있었다. 8시까지여도 문제없겠지. 오차 범위는 5분을 마지노선으로.


차라리 이쪽인 것이 나았다. 그렇기에 먼저 설정했고 그렇게 되길 바랐다.


그리고 고백이 아닌 무언가 때문에 내가 시간을 되돌렸을 경우다.


무슨 문제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고백이 아닌 다른 것이라면. 그것도 준비도 없이 이렇게 시간을 되돌리게 된다면 그것을 긴급상황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것도 구분지을 필요성이 있었다.


만약 상황에 여유가 있다면? 6시에서 8시 사이. 그리고 그 안에서 정보를 세분화하면 되었다. 지금의 계획을 세우는 내가 알 수 있게 계획을 마친 시간 이후로 말이다.


그러나 가장 위험한 상황은 따로 있다.


5시 2분이라는 시각이 그때가 아니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 또는 내가 위험해 시간을 되돌릴 수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없는 거라면 결국 나는 또 그 시각에 시간을 되돌릴 것이다.


그것도 여유를 좀 둔다면... 6시 이전에 되돌린 상황은 최악의 상황으로 가정한다.


어느새 시간은 6시가 되어갔다.


6시를 기점으로 계획을 세워야 했다. 적어도 몇 분 단위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지금의 나에게 주기 위해서.


....


카톡!


계획을 한창 세분화하려 할 때 카톡이 울렸다.


-------



“흐응...”


학원 수업이 이제 곧 시작할 텐데 전남석의 모습이 아직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번 주까지는 쉴 모양인 것 같았다. 당연히 그럴 거라 생각했으면서도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냥 인사만 하려 한 것뿐이지만...


입구 근처에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가 결국 오지 않나 싶어서 교실로 들어갔다. 친한 애들의 인사를 적당히 받으면서 자리에 앉았다. 선생이 들어오려면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았다.


카톡이나 보내볼까.


‘오늘 학원 안 와?’


‘응. 지금 병원이야. 물리치료 받고 있어.”


‘많이 아파??ㅜㅜ.’


‘아냐 아냐 이럴 때라도 조금 쉬려고. ㅋㅋ’


“...  하아.”


누구는 아프다고 해서 걱정해줬더니 한다는 말이...... 사람 속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아까도 분명 고백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 그 타이밍에 고백이 아닐 수가 있나? 어떻게 사과만 할 수가 있지? 사내자식이 말야. 그나마 데이트 약속이라도 잡지 않았다면, 그 자리에서 화 내려했다. 아니 화를 내진 못하겠지. 그래도 그렇게 몸을 던져 구해줬었는데.


일요일엔 제대로 하려나 걱정이다. 제발 그때는 고백해야 할 텐데. 뻔히 좋아하는 거 알고 있고, 나도 싫은 티를 안내는데 왜 고백을 안 하는 거야. 일요일까지 고백하지 않으면 어쩌지. 차라리 답답한 내가 나서 해버리는 게 나을 수도 있었다. 저 답장도 설마 나 안심하라고 한 건 아니겠지? 괜히 열이 올랐다. 안 그래도 더운데.


그저께 한지석이 했던 말이 틀린 것이 없었다. 왜 저런 눈치없는 놈을 좋아해서 고생인지. 정말 답답해서 정말 어제 그 사건만 아니었다면 바로 손절인지 뭔지를 했을 것이다.


그래. 어제.... 나를 구하려고 몸을 던지던 모습이 떠올랐다. 남을 위해서 그렇게 몸을 던지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내가 저번에 싸우고 나서 일부러 무시하고 있었는데. 그런 와중에도 나를 위해 몸을 던지던 모습. 그래. 평소엔 좀 맹한 것 같으면서도 그럴 때는 정말 멋있었다. 남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


그래도 이렇게나 둔하면 짜증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일부러 단답으로 대답했다.


‘그래. 쉬어.’


그리고 핸드폰의 화면을 끄고 넣으려는 찰나, 답장이 오면서 화면에 불이 들어왔다.


‘ㅇㅇ 공부 열심히 해’


나는 화면에 뜬 말을 보고는 구태여 메세지를 확인하지도 않고 그냥 덮었다. 속으로 한숨만 뱉으며 수업을 준비했다. 어쩌다가 내가...



///////


잠깐 카톡한다고 한 게 벌써 6시 5분을 넘어갔다. 하연이가 카톡을 안 읽는게 신경 쓰이긴 하지만... 지금은 이쪽이 더 중요했다.


갑자기 돌린 이유가 긴급상황이라고 가정한다면, 나 본인이나 누군가 위험해지는 걸까 어제 교통사고처럼? 주변의 사람, 가족이 다칠 수도 있었고, 어제의 사건처럼 모르는 누군가를 구하는 것이 될 수 있었다. 지금은 하연이를 구한 것이 되었지만 원래는 싸가지 없던 그 여자애가 다칠 것이었다. 그것과 같이 모르는 누군가가 다치는 일일 수도 있었다.


처음으로 알아낼 것은 그것이었다. 내가 누구를 위해 시간을 되돌렸는가.


시간에 따라 그것을 분류하기 시작했다. 지금이 6시 8분을 지나고 있는 무렵. 6시 10분부터 20분 사이를 15분까지를 가족 그리고 20분까지를 친구... 친구라고 해봐야 하연이와 한지석 정도뿐이지만, 그리고 이외에 같은 학교에 다니는 애들을 25분까지. 그리고 아는 사람을 30분까지. 이 정도면 괜찮을까.


사실은 더 세세하게 짜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하지만 뒤의 시간을 더 효율 높게 활용하고 싶었다. 조금이라도 정보가 있으면 그 정보를 통해서 다시 한번 더 되돌렸을 때, 더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겠지.


굳이 한 번에 해결할 필요는 없었다. 나는 미래의 나를 믿었다. 분명 내가 그것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되돌리지 않았을까. 아니라면 막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반드시 되돌려야만 한다고 생각되는 상황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기회는 한번이 아니다. 차곡차곡 정보를 쌓을 필요가 있었다.


어느새 물리치료는 끝내고 집에 돌아와 빈둥거리고 있었다.


침대에 누워 다시금 생각에 잠겼다. 한지석에게 이야기를 부정하고, 하연이에게 사과, 그리고 데이트 신청. 어제는 그 사건이 있었다.  리와인더의 진가를 확인하게 되었다. 모르는 누군가가 교통사고에 당할 것을 막았다. 그것까진 문제가 없었다.


그렇지만 한 가지 불안한 점이 남아있었다. 시간을 되돌리므로 어긋난 일들. 교통사고를 미연에 방지했지만, 시간을 되돌린 후 그것을 의식한 행동 때문에 하연이와 다투고, 하연이가 사고에 말려들었다. 결국 구해내긴 했지만, 대신 내가 다쳐버렸다.


만약 다음에도 리와인더를 통해 누군가를 구하는 결과가 되었을 때 그 대가가 나에게로 돌아오는 것은 아닐지 두려웠다.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른다. 세상엔 공짜 같은 건 없었다. 언제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운명같은 걸 믿지는 않는다. 하지만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다. 큰 대가에는 언제나 큰 위험이 따른다.


게다가 리와인더로 되돌려진 지금 나의 행동이 이전의 나와 어떻게 다를지 몰랐다. 무의식적으로 리와인더에 의해 조금씩 바뀐 행동이 상황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저번 리와인드처럼. 내 의지로 제어 가능한 부분이 아니었다.


출처 1~2화 http://todayhumor.com/?panic_99067
3~4화 http://todayhumor.com/?panic_99068
5~6화 http://todayhumor.com/?panic_99072
7~8화 http://todayhumor.com/?panic_99076
9화 http://todayhumor.com/?panic_99079
10화 http://todayhumor.com/?panic_99091
11화 http://todayhumor.com/?panic_99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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