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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죽음이 가까울땐 확실히 그 기운이 맴도나봐요
게시물ID : panic_994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타요_버스
추천 : 20
조회수 : 4419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8/10/17 10:38:14
지인 이야기입니다.

지인이 소소한 벌이 겸 늘어지게 있기도 따분해서 인력사무실에 나갔습니다.

인력사무실에서는 보통 아시다싶이 건설현장에 많이들 보내잖아요.
때로는 건물 부수는 일도 한다고는 하지만 그날은 건물 짓는 현장이었다고 합니다.

나이도 아주 가지각색으로
동생부터 형님, 아버지뻘 되시는 나이까지 정말 다양하더랍니다.

어찌됐건 일을 시작하고 여름이라 땀은 줄줄나고 현장 관리인이 (사실은 이렇게 행동하면 현장안전관리법 위반인가... 법 위반이라고 합니다.) 더우니까 어느정도 모자 벗고 일하는걸 허용해주었다고 합니다.

다들 더위에 지치고 일에 치이고 더위 먹고 헥헥거리면서 흡연자들은 이제 아는 사람끼리는 무리지어 담배도 피고 낯선이들끼리도 한둘씩 이야길 많지는 않지만 소소하게 나누더랍니다.

어느 한 청년과 중년아재쯤 되는 분이 이야길 하는걸 지인이 옆에 있다보니 들리는데

청년 : 아~ 오늘 일 나오지말걸 그랬나봅니다. 기분이 영 찜찜하고 아침부터 일진이 자꾸 꼬입니더.

중년아재 : 아침부터 재수 옴붙었다 생각하면 끝도 없다. 일이 고되니 더 그럴지도. 힘내자.


휴식시간이 종료되고 일을 재기하는 그때
사고가 납니다.

무거운 철 같은걸 단 포크레인이 사람을 쳤는데요 지인은 근처에서 일을 하다 '퍽!'하는 소리에 놀라 뒤를 돌아보니 사람이 쓰러져 있었대요.

어...ㅇㅓ???..!!!하는 순간 쓰러진 곳에서 피가 나오기 시작하고 순식간에 피바다가 됐다네요.

그날따라 폭염이어 안전보다 더위를 걱정하며 안전모 해제를 허락했던 것이 사람을 이리 만들었을까요..?

그리고 네 맞습니다.
사고당한 피해자가... 오늘 일나오지 말걸 그랬나봐요. 아침부터 너무 일진이 안좋다던 청년이었습니다.

이야길 듣는데 소름이 가시질 않더라구요.
정말 기운이란게 맴도는건가 싶어서...

지인이 거의 첫 목격자(?)처럼 되어서 
사람 죽겠다고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난리치니
주변에서도 하나둘 일을 멈추고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렸죠.

119를 부르니 경찰도 함께 와 사고 경위와 그 사람을 운송하는데 사실... 거의 당시 즉사했을거라고 합니다.

지인은 피해자의 억! 하는 소리도 없다싶이 쓰러진거와 눈도 채 못 감은 장면만 기억에 남아 사고가 터지고 일은 급히 마감되고 우울하고 너무 맘이 쓰라리다며 오늘 기분이 별로라던 청년의 말이 자꾸 귀에 맴돈다고 전화가 왔었어요.

인력사무실 지인이 가던곳은 외노자들도 꽤 많은 곳이었는데 
사고가 터진 현장에서 한명은 거의 경련하듯 몸을 떨고
한명은 바지에 오줌을 지리고...
그리고 그 중에 한명이 소식듣기론 제나라로 돌아가길 희망했다는것 같았습니다.

저는 눈앞에서 죽음을 목격했던것이라곤 투신자살 직후라 그나마 거리있게 본거라 떨어진거라곤 생각못하고 누군가가 쓰러져있는데 어느 아주머니께서 자꾸 신고하라고 주변에게 알리던 모습만이 어릴적 기억으로 남아있네요.

이 사고 당일 이후로 혼자 씁쓸하지만 더욱 소름이었던건 그 날 이후 다음날부터 바로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가던 현장시스템이라고 하더라구요.
사람은 죽었지만 다들 제각기 돈벌기 바쁘니 애써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더랍니다.

청년이 아쉽네요. 그길로 집에 돌아갔으면 괜찮았을까. 그 말이 마지막이 될줄 누가 알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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