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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겪은 일들(feat.가위)
게시물ID : panic_996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냠냠a
추천 : 3
조회수 : 153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8/12/13 23:01:10
음.. 공게에는 첨으로 글을 써 보네요.

글재주가 딱히 좋은 편은 아니지만..
정성껏 작성 해 보겠습니다.
폰으로요!!


딱히 기가 세거나 뭔가 보이거나 하는 사람은 아니구요,
생각해보면 참으로 평범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무서운것도 잘 못 견뎌서 싫어하면서도 호기심에 보고 후회한다거나,
주변인들이 공포영화보자고하는데 거절하면 약해보일까봐
허세로 - 사실 제 외모에 대한 주변 평판이.. 날카롭다, 차갑다,
포스있다(?), 그런게 느껴진다(?).. 이런 평판이 많다보니
기대에 부응하고자 허세를 부렸던 것 같습니다.. 사서 고생..ㅎㅎ -
놀란 척 한번 안하고 공포영화를 보고서는
새벽에 옴팡지게 가위에 눌린다거나 하는 흔녀입니다.


어머니께 들은 얘기입니다.

꼬꼬마 시절, 저를 데리고 길을 걷다보면
제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바닥만 쳐다보고는
가고자 하시는 길에, 발을 안들여놓고 고집을 부릴때가 많았답니다.
얘가 왜 이래.. 하며 주변을 둘러보면
붉고 흰 깃발들이 꽂혀진 무당집이 있는 골목들이었다네요.

저를 데리고는 처음 가 본 동네에서도 그런 일들이 잦아서
뭔가 그런게 느껴지나.. 하고 걱정도 좀 하셨다고 합니다.

제 기억으론 두어번.. 뭔가 무섭고 이상한 냄새같은 게 나서
어머니께 잡힌 손에 힘을주어 멈춰선 기억이 있습니다만..
특별한 능력따윈 역시 없는 사람입니다.ㅎㅎ


처음 가위 눌린 이야기를 해 볼게요.

당시(예, 뭐. 지금도 별다를게 없지만..) 본인의 집은 가난했기에,
아버지는 사고쳐놓고 안돌아오시고;
어머니가 타지에 있는 식당일을 하게되셔서
같은 교회에 다니는 언니의 자취집에 저를 맡기셨습니다.

언니의 자취집은.. 2층정도 되는 건물에 지하는 없었고..(아마도)
길가쪽은 상가.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화장실,
그 안쪽으로 더 들어간 건물의 뒷편1층이었습니다.

햇빛이라곤 담벼락에 비친 햇빛의 반사광정도가 들어오는,
왜 있는지 모르겠는 담을 향한 책 한 권짜리만한 창.
한낮에도 불을 켜지 않고는 책조차도 읽기 힘든 어두웠던.
여름에도 선풍기 하나로, 크게 덥다 생각 안할만큼 시원한 방..

집에 혼자 있을 수 있다고 몇번이나 말씀드렸었지만
중학생인 딸이, 보안도 취약한 단독주택에 혼자 있다는 게
영 내키지 않으셨던 모양입니다.

나름 친했던 언니였기에 그럭저럭 잘 지냈습니다.
핸드폰같은건 없을때라, 언니가 외박을 하게 될 때에는
잠시 집에 들러 꼭 얘기해주고 다시 나가곤 했었지요.

특별히 무섭다거나, 외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여름 날이었습니다.
들어올 시간, 혹은 들렀다 나갈 시간이 지나치고 있음에도
언니는 들어오지 않고 있었습니다.

딱히 의무같은 건 아니었기에..
다 큰 성인이 어련히 알아서 들어오겠지 싶어 잠을 청했습니다.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며 잠에 슬그머니 빠지고 있을 때,
제 이름 세 글자를 크게 부르는 여자목소리에 잠이 깹니다.

헉. 하는 느낌으로.. 네. 소리는 안 나오더라구요.ㅜㅜ
옆으로 새우잠을 자고 있었는데, 눈만 간신히 떴습니다.
그 와중에도 그 여자목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계속해서 제 이름이 방에 메아리처럼 울리고 있었습니다.

방에 조명이라곤 작은창을 통해 들어온, 
담벼락에 반사된 가로등불뿐일텐데 눈에 비친것은 이상했습니다.

불그스름한 보랏빛 안개처럼 뿌연 것들이 방의 반을 채우고 있었거든요.

메아리소리가 끝나갈 때 쯤.. 얻어맞은 것 처럼 아픈 몸이 조금.
아주 조금씩 움직였기에.. 아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하고..
일어났어야하는데 말이죠..ㅋㅋㅋ
가위를 처음 눌려보는거라 무슨 일인지조차 몰랐던겁니다.

몸을 돌려서 간신히 반대쪽으로 돌아누워서 자버렸답니다.

그리고 다시 잠에 들어갈때.. 이번에는 남자목소리였습니다.
엄청 크고 또렷한 목소리로 제 이름 세 글자..

눈을 간신히 뜨면서 온몸에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아까 일과 연계되면서 몸이 부들부들 떨릴정도로 무서웠습니다.

다행히 두번째도 메아리소리가 끝날때쯤 몸이 풀렸기에
벌떡 일어나 불을 켰습니다.

안개처럼 보이던 것도 없었고, 밖은 너무나 조용했기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건지 감조차 오지 않았습니다.

잠기운이 가시고, 무서운 기분도 조금씩 사라졌지만
불끄고 잘 용기조차 사라졌기에 불을 켜둔채로 잠에 들었습니다.

아침에 언니가 들어와 불켜진 방을 보고선 굉장히 미안해했습니다.
아직 덩치만 커다란 지지배라 무서웠구나.. 하고 생각했던 것 같네요.

다행히 언니에게도, 주변의 그 누구에게도 아무일도 없었습니다.

다만 그 이후로 꾸준~히 가위에 눌리게 됩니다.ㅎㅎ

무섭지도 않은데 내용만 길었네요.ㅜㅜ
그 다음에 눌린 가위나, 무서웠던 일들도
시간될 때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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