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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dit - Bramhall Scarecrows
게시물ID : panic_997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njgody00
추천 : 20
조회수 : 255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9/01/03 16:37:50
Bramhall Scarecrows



잉글랜드 북부의 브람홀은 매력적이고 고풍스러운 마을이다. 사람들은 상냥하고 마을은 고즈넉하지만 아이들이 자라기엔 끔찍하게 따분한 곳이기도 했다.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도, 같이 놀 친구도 거의 없었다. 사실 여기만큼 애들이 없는 마을은 잉글랜드 내에서도 드물 것이었다. 게다가 아이들이 기대할만한 것도 별로 없었다. 매년 열리는 허수아비 대회를 빼면.



아주 먼 옛날부터 브람홀의 상회와 상인들은 허수아비를 만들고, 옷을 입히는 데 수개월을 쏟아부었다. 허수아비들은 가게 창문 안에 전시되어 지나가는 사람들을 조용히 바라보다 7월의 마지막 일요일에 도로변에 내놓아 평가받는 것이었다. 해적, 팝스타, 정치인, 그리고 가능한 모든 직업들이 꿰맨 허수아비들로 만들어졌다. 허수아비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나무 십자가가 모든 참가자들에게 주어지면, 그들은 지푸라기를 채워넣은 인형을 만들고는 자신들이 좋아하는 만큼 제 마음대로 꾸미는 것이다. 상품은 그저 형식적인 것이었지만 사람들은 명예를 위해 맹렬하게 다투었다.



대회의 저녁, 네 명의 아이들이 상가 구역을 맴돌고 있었다. 늦은 시작이었지만 열댓쌍의 검은 단추 눈알들이 어두운 가게 안에서 그들을 보고 있었다. 아이들은 밖에 혼자 나와있는 허수아비를 발견하더니 그걸 끌고 다니며 찢고는, 바느질해 만든 망토를 벗기고 뜨개질해 만든 손가락이 쥐고 있던 예쁜 나무 플루트를 뺏어다가 엉망진창으로 불어댔다. 한 소년은 누군가가 정성들여 만든 결과물을 망치는 게 잔인하다고 생각해 나머지 셋이 허수아비를 근처의 숲으로 끌고 가 태우려는 걸 말렸지만 그들은 즐거움에 취해 그 소년에게 자신들을 내버려두고 집으로 꺼지라며 허수아비를 끌고 신명나게 나무 사이로 모습을 감추었다.



다음날 아침, 소년은 아침 심사를 위해 바글바글 모인 마을사람들 중에서 세 친구들을 찾지 못했다. 연중 최고의 순간을 놓칠 사람은 없는데, 소년은 궁금해졌다. 도널드 트럼프처럼 생긴 허수아비가 이겼지만 특별상은 익명의 참가자가 수상했다. 놀랍게도 그것은 어제 본 외톨이 허수아비였다. 알록달록한 옷은 말끔히 수선되어있었고 플루트는 얇은 입술 위에 올려져있었으며 꿰매어진 입은 희미하게 미소짓고 있었다. 이 허수아비의 이름은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였으며 심사위원들은 행복한 모습으로 그를 따라가는, 어린아이 크기의 세 허수아비들에게 특히 감명받았다고 했다. 점점 커지는 혼란 속에, 소년은 그 작은 허수아비들이 입고 있는 옷이 끔찍하게도 낯익은 것을 깨달았다.
출처 https://www.reddit.com/r/shortscarystories/comments/6qkh3a/the_bramhall_scarecro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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