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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dit - D is for Daniel
게시물ID : panic_997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njgody00
추천 : 17
조회수 : 192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1/04 09:56:01
D is for Daniel



내 동생은 16세 때 외계인 손 증후군이라는 희귀병을 진단받았다. 그를 죽일 뻔했던 수 차례의 격렬한 발작을 겪고 난 뒤의 일이었다. 재활운동과 치료 끝에 그는 발작의 후유증을 거의 다 떨칠 수 있게 됐다. 정상적으로 걷고 움직일 수 있게 된 데다 언어장애 역시 딱히 두드러지지 않았다. 불행하게도 발작 때문에 일어난 최악의 부작용은 치료하지 못했지만.



외계인 손 증후군에 걸리면 환자는 그 손의 통제력을 완전히 잃거나, 혹은 아주 미미한 부분밖에 통제할 수 없게 된다. 내 동생의 손도 제멋대로 움직여 물건을 잡거나, 치거나, 혹은 마이클 본인이 원치 않는데도 의사와는 관계없이 물건을 넘어뜨리고는 했다. 특히나 식료품점 같은 곳에서는 왼손이 멋대로 날뛰지 않게 오른손으로 억누르고 있어야 했다.



그 후로 몇년 간 그의 증세는 악화되었다. 왼손을 다시 제어하기 위해 치료도 받아봤지만 그 어떤 의사도 왼손을 치료할 수는 없었다. 왼손은 점점 악의로 차올랐고, 폭력적으로 변해갔다. 그저 물건을 넘어뜨리는 대신에 던지기 시작했다. 너무 가까이 다가오면 사람을 때리기도 했고, 시간이 지나면서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게 두지 않을 때엔 마이클 본인마저 때리고는 했다.



26세가 되었을 때, 마이클은 내게 그를 1년간 무섭게 했던 것에 대해 털어놨다. 자신을 더 미x놈으로 볼까봐 다른 사람들에게는 얘기하지 않은 일이었다. 치료사와 어떤 운동을 했는데 그게 기묘한 결과를 거두었다는 것이었다.



그가 말하기를 치료사는 오른손에 연필을 쥐어주고 이름을 쓰게 했다. 마이클은 그대로 따랐다. 이번엔 왼손에 연필을 쥐어주고 같은 종이를 밑으로 밀어넣었다. 치료사가 마이클에게 이름을 써보라고 했다.



마이클이 아닌 다른 이의 이름이 쓰이기 시작하자, 치료사는 점점 공포에 질려갔다.



왼손이 쓰기를 마치자, 그것은 연필을 내려놓고 종이를 치료사 쪽으로 되밀었다. 



마이클의 이름 아래, 깔끔한 필체로 "대니얼"이라는 이름이 적혀있었다. 



치료사는 마이클의 왼손에게 질문을 하고 싶었지만 마이클은 거부했다. 왼손이 다른 이름을 쓰는 것에 대단히 겁을 먹은 모양이었다. 그는 언제나 '혹시 이 손이 아예 자기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져왔다고 했다. 혹은,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그의 통제하에 둘 수 없다거나. 그러던 차에 그 사건이 그의 공포를 확신시킨 것이다.



그는 왼손이 아예 자기 것이 아니라고 진지하게 믿고 있었다. 



이 이야기를 하던 도중, 그는 오른손으로 주먹 쥔 왼손을 억누르고 있었다. 왼손은 네 손가락을 손바닥에 단단히 고정시킨 채 오른손을 밀어내고 있었는데, 대니얼의 이야기를 들은 뒤에 본 탓인가 나 역시 점점 마이클이 자신의 생각만큼 미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날 밤, 자신의 아파트로 돌아가는 길에 마이클은 교통사고를 냈다. 시맨트 벽을 시속 80마일(시속 128.7km)로 들이박은 것이다. 목격자들의 말로는 마치 자살시도처럼 보였다고 했다. 마이클은 살아남았지만 헬리콥터로 유타대학병원까지 호송되어 치료받았다. 18시간에 걸친 수술 끝에 그는 외팔뚝이가 되어 나왔다.



사흘 뒤, 그는 가족과 친구들로 가득 찬 방에서 깨어났다. 침상에 앉아 가족들과 함께 토의한 끝에 내가 전하는 게 가장 낫겠다는 결론이 나서 마이클에게 소식을 털어놨다.



그는 오른손을 전등에 대고 올리더니 울기 시작했다. 얼굴은 환한 미소로 가득했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알 것 같았다. 그는 이제 자유였다.



그게 내가 본, 동생의 마지막 웃음이었다. 다음 날 병문안 갔을 때, 그는 내게 비록 손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감각이 있다고 했다. 가렵고 아픈데다가 물건을 건드리면 느낌이 온다는 것이었다. 의사는 마이클에게 신체를 절단한 환자들이 흔하게 겪는 일이라고 했다. 환상손 증후군이라는 것이었다.



마이클은 그러고선 어느 얘기를 해줬다. 그의 1주기가 되도록 나는 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엄두도 내지 못했다. 마이클은 자살을 하려던 것이 아니었다. 대니얼이 한 짓이었던 것이다. 벽으로 차를 몬 것도 대니얼이었다. 대니얼이 마이클의 얼굴을 후려치고 운전대를 잡았다는 것이다. 



사흘 뒤, 마이클은 병실 침상에서 죽은 채로 발견됐다. 처음엔 자살로 추정됐지만, 검시관이 목에서 왼손으로 낸 멍자국을 여럿 발견한 탓에 살인사건으로 바뀌었다. 



수사가 개시되었지만 체포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왼손자국을 제외한 증거라고는 병실 침상 탁자 위에 놓여있던 노트 조각밖에 없었으니까. 거기엔 단 세 단어만 적혀있었다. "대니얼은 자유야."



여태 사람들에게 이 얘기를 털어놓은 적은 없었지만, 오늘은 마이클의 3주기다. 그리고 내 생각에도, 마이클 역시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알아줬으면 하지 않을까 싶어서 여기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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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h.reddit.com/r/nosleep/comments/7gnbuf/d_is_for_dani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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