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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dit - There Are The Lies We Tell
게시물ID : panic_997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njgody00
추천 : 15
조회수 : 227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9/01/04 09:57:54
There Are The Lies We Tell



오늘 개가 사라졌어.



쉬운 거짓말이지, 간단하고, 쉽게 믿을만한 것. 아무도 의문을 가지지 않아. 모두 개가 어떤지 아니까. 물론 거짓말을 치고 나면 해야 할 일들이 생기긴 하지. 개를 찾느라 동네방네 고함을 지르고 다닌다거나, 호각을 분다거나, 실종 포스터를 붙이거나 하는 거 말이야. 그리고 자기들이 개를 봤다는 사람들 전화에 찾아가봐야 하기도 하지. 뻔한 거짓말인데도. 거기다 애들이랑 놀아주기까지 해야 해. 희망이 불타올라 풀 죽은 얼굴이 되는 걸 보고 있노라면 슬프지만 대책이 없잖아? 진실을 알려준다고 해서 더 행복하게 될 것도 아니고.



개가 사라졌어.



나는 헛간에서 도구들을 세척하고 있었단다.



거짓말이라고 하기도 힘들지, 진짜로. 굳이 말하자면 얘기에서 살을 뗀 쪽에 가까우니까. 삽을 씻어야만 했다고. 거기다 바위를 내리쳐서 우그러진 곳도 망치로 펴야 했지. 도끼날도 세워야 했고. 그러니 헛간에 있을 때 점검하지 않을 이유가 없잖아? 그냥 겉치레 같지만 중요한 거거든. 이렇게 판을 잘 짜놔야 사람들이 귀찮게 질문하지 않고, 혹시라도 발생할 귀찮은 일들을 방지할 수 있게 되지. 적게 말할수록, 기억할 게 적어지니까.



그 멍청한 개가 도망쳤어.



나는 헛간에서 도구들을 세척하고 있었단다.



네 엄마와 난 싸우지 않았단다.



어떻게 애들이 어른들의 관계를 이해하겠어? 긴장상태라는 게 그냥 두 사람이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잖아? 어떤 식으로든 말하자면, 그냥 두 사람이 서로를 너무 격하게 사랑하는 거지.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서 떠나는 건 쉬운 일이야.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잘못된 길로 가는 걸 지켜보는 건 더 괴로운 일이잖아. 그녀에게 있어서 나는 그냥 동떨어진 타인일 뿐이었어, 그녀가 날 고소했건 말건 간에. 난 우리 가족에 엄청나게 헌신해왔다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마다 않을 거야. 명예도, 내 자신도. 난 모든 걸 바칠 거야.



다른 개를 들이기로 얘기해볼 거예요.



헛간의 자물쇠는 네가 위험한 도구에 손대지 못하도록 채워놓은 거란다.



네 엄마와 난 싸우지 않았어, 할머니댁으로 잠시 떠난 거야.



왜 모든것들이 복잡해지는 걸까? 적어도 이 거짓말을 질문을 줄이기 위한 것이지만. 모두가 "잠시 처가로 갔어."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 물론 애들은 모르겠지만, 걔들도 여전히 개가 도망친 건 알고 있지. 모두가 나를 꿋꿋한 사람으로 생각해. 심지어는 아내 없이 애들을 키우는 나를 존경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이런 걸 원하지는 않았어. 내가 해왔던 모든 일들은 가족을 지키기 위했던 건데, 가족들을 하나로 묶기 위해서. 그녀는 왜 그걸 몰라줬던 건지 모르겠다. 이런 상황에 처하는 건 절대로 사양하고 싶었는데. 적어도 겨울이니 당분간 헛간에서 냄새가 나지는 않겠지.



아내가 아이들을 데려갔습니다.



집중시킨다. 다른 모든 거짓말들은 이걸 위한 것이었다. 이제 개를 신경 쓸 사람도, 도구에 대해 물을 사람도 없다. 아무도 자세한 일을 캐묻지 않는다. 이 말을 할 때면 사람들은 언제나 떫떠름한 얼굴로 사과한다. 동시에, 난 개가 사라진 이후 처음으로 숨을 틀 수 있게 됐다. 그런 말이 생각나다니 참 우습기도 하지. 그 말을 할 필요가 없을 때에도, 그냥 머릿속에 떠오르고는 한다.



내 시간은 다시 오롯이 내 것이 됐다. TV를 볼 시간, 정원에서 일할 시간, 왜? 나 뭐 하려고? 나 우리도 좀 신경 써주면 안 돼? 하고 물을 사람도 없이 구덩이를 팔 시간도 생겼다. 내가 얼마나 신경 써줬는데! 모든 건 널 위한 거였어. 지금 이것마저도.



애 엄마가 양육권을 가져갔어요.



그건 개 무덤입니다.



다시 한번 집중시킨다. 이건 개 무덤입니다. 만일 파낸다면 개 시체가 나오겠지요. 대체 어떤 미x놈이 개 무덤을 파헤치겠냐만 말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그 어떤 일에도 안심할 수 없다. 사람들은 많은 질문을 한다. 다른 사람들의 일에 쓸데없이 오지랖을 떤다. 그래, 파내면 개시체가 나오겠지. 그리고 파낸놈은 의심한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다시 무덤을 덮는 거다.



즉 몇 피트 더 밑에 묻힌 걸 보려고 땅을 더 파지는 않는다는 소리지.



난 부끄러운 게 아니다. 그냥 멍청하지 않은 거지. 세상은 공손한 허구 속에 돌아가는 거니까. 



우리가 하는 거짓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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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h.reddit.com/r/nosleep/comments/7hhtk3/these_are_the_lies_we_t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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