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단편] 나무 장난감
게시물ID : panic_997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냥이박사(가입:2019-01-10 방문:182)
추천 : 11
조회수 : 180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9/01/15 23:56:53
옵션
  • 창작글
  • 외부펌금지
나무 장난감
 

 

  골목길. 성훈은 채무자들에게 쫓기고 있다. 한참의 추격전이 벌어지지만 성훈은 이들을 따돌린다. 한숨 돌린 성훈은 편의점에 들어가 컵라면을 먹는다. 창가 위로 보이는 보름달을 보며 희망에 젖지만 걸려온 전화를 받고는 힘없이 손을 떨군다.
 

  아버지가 쓰러졌다. 성훈은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아버지를 내려다본다. 아버지는 의식이 없다. 부모와 너무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서인지 무덤덤한 기분을 느낀다. 성훈은 그 사실이 소름 끼치지만 애써 슬퍼하는 척한다.
 

   “보호자세요?”
   “, . 제가 보호자이긴 한데... ”
 

  간호사의 질문에 답하던 성훈은 병원 근처를 서성이는 채무자를 보곤 뛰쳐나간다.
  성훈은 주변을 살피며 본가로 들어간다. ‘돈이 될 만한 게 뭐가 있나.’ 하며 방들을 뒤져본다. 오랜만에 자신의 방에 들어선 성훈은 방의 구조가 예전 그대로임에 놀란다. 책상 위에 잔뜩 놓인 나무 장난감들이 보인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직접 만들어주신 것이다. 성훈이 가방을 내려놓고 또 다른 방을 찾는 사이, 사람 모양의 장난감이 가방 속으로 들어간다.
  집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한다. 채무자들이 집으로 들이닥친 것이다. 성훈은 필사적으로 자신의 방으로 도망치지만 채무자들에게 붙잡히고 만다.
  책상이 들썩거리기 시작한다. 작은 나무 장난감들이 채무자들에게 달려든다. “, 뭐야 이거?” 채무자들은 이 상황이 황당하지만 나무 장난감들을 밟기 시작한다. 성훈은 이틈에 가방을 챙겨 집밖으로 뛰쳐나간다.
 

 성훈은 공원에 앉아 빵을 먹는다. 몰골이 말이 아닌 상태지만 성훈의 눈은 경계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한 화목해 보이는 가족이 성훈을 지나쳐간다. 성훈은 자신도 모르게 그 가족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우리도 저런 때가 있었나?’ 하며 회한에 잠긴다. 돈도, 화목하지도 않은 가정이었다. 어린 성훈은 고가의 장난감을 원했지만 아버지는 항상 나무 장난감을 만들어줬다. 그때마다 불만이었지만 이내 잘 가지고 논 기억이 난다.
 

  가방이 부스럭거리기 시작하더니 한 나무 장난감이 기어 나온다. 성훈은 놀라는 한편, 그것이 가장 아끼던 장난감임을 기억해낸다. “안녕.” 하고 말을 건넨다. 장난감은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한다. ‘그래, 장난감이 무슨 말을 해.’
  장난감은 성훈의 어깨로 올라가더니 머리를 감싸 쥔다. 그리고 뭔가 속삭이기 시작한다. 성훈은 잠시 멍하게 있다가 크게 웃어버린다. 공원 사람들이 쳐다보든 말든.
 

  성훈은 아버지가 입원해있는 병원으로 찾아간다. 중환자실 면회시간을 기다리다 들어간다. 주어진 시간은 짧지만 예전과 달리 무덤덤하진 않다.
 

   “아버지... ”
   “듣고 계신 거 알아요. 그러니까 오랜만에 아들이 말 좀 할게요.”
   “... 내가 아무리 나쁜 놈이지만... 그렇게 까진 못하겠어요.”
   “그러니까... 아들을 한 번 믿어줘요. 잘 살아볼 테니까.”
 

  “면회 시간 끝났어요, 보호자 분들은 나갈 준비 해주세요.” 라는 간호사의 외침이 들려온다. 성훈은 아버지의 손을 꼭 붙잡은 뒤 나간다. 밖에선 채무자들이 성훈을 기다리고 있었다. 성훈은 도망치지 않고 그들에게 변제하겠다는 의사를 전한다.
장 난감은 성훈에게 이런 말을 했다.
 

   「 난 아버지의 의지야. 나를 부숴버리렴. 그럼 아버지는 죽겠지만 넌 많은 돈을 쥘 수 있어. 늙은 아비는 죽고 젊은 자식은 사는 게 이치니까.
   “... 만약 널 부수지 않는다면?”
 

  새벽이 지나 해가 뜬다. 성훈은 해맑게 웃으며 건설 현장에서 일을 시작한다. 장난감이 일을 거들기 위해 성훈을 졸졸 따라다닌다. 성훈은 가슴속에 달콤함이 가득 참을 느낀다.
 

  아버지는 비록 인지 수준이 어린 아이가 되어버렸지만 서서히 회복중이다. 성훈은 일반실에 옮겨진 아버지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다. 부자(父子) 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만약 널 부수지 않는다면?” 에 대한 장난감의 답은 이랬다.
 

그럼 넌 세상에 숨겨진 보물을 발견하게 되겠지.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댓글쓰기
리스트 페이지로
데이터절약모드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게시판요청 자료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