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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의 따돌림은 공소시효를 얼마로 둬야할까요?
게시물ID : phil_117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뭐꼬?
추천 : 0
조회수 : 63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6/21 21:46:13

페이스북에서 박보람의 영상을 아는 동생이 올렸길래 보다가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음.
저도 개인적으로 약 반년 정도의 왕따를 당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고등학교때, 집이 매우 가난했었고 저는 그런 가정환경에서 성격이 남과 융화가 되지 못하고 드세졌는데
결국 학교에서 짱을 먹던 놈과도 부딪혔고 쌈박질 했었고... 하고도 계속 부딪혔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엎드려 자는 그놈의 뒤통수를 까는 사고를 치고
그냥 전학이라도 가고 싶었으나 당시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가 비평준화 지역에서 가장 공부를 잘하는 학교였고
(저는 인원미달로 들어갔습니다. 그 학교 역사상 딱 두번 있었죠)
저 하나만 보던 엄마를 생각하면 그러지 못했죠.

어쨌거나 저는 '기숙학교'에서의 약 반년이 넘는 심한 왕따를 버티면서 공부를 했고
거의 '탈출'하는 기분으로 졸업을 했었습니다.
덕분에 전 고교졸업식의 사진이 하나도 없군요. 앨범을 제외하고서는 ㅎㅎ.
고교의 친한 친구 한명도 없습니다. ㅎㅎ
초중대학의 친구가 굉장히 많은 편인데 말이에요.

저를 왕따를 했었던, 주도했었던 몇몇이 아직 기억납니다.
지금에 와서 보면 글쎄요... 그냥 허허 웃을거 같긴한데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아마 제가 그들보다 앞서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거 같은 느낌도 듭니다.

놀면서 대학도 제대로 못간 괴롭히던 아이들과
정작 왕따를 당했지만 전국문과 상위 0.8%를 찍고 나간 경우니까요. 물론 대학은 무난히 갔습니다. 안전빵 지원을 해서.

박보람의 케이스를 보자면 연예인입니다.
어쨌거나... 왕따 문제가 지나치게 불거지면 커리어의 시작과 동시에 쫑날 케이스죠.
열혈강X라는 경우는 애초에 영원히 탄탄한 인생이 끝나야 할 케이스지만
평범한(?) 괴롭힘의 경우는 그 정도까진 아니라고 봅니다.

혹시나 제가 당한 따돌림의 정도가 별로였다고 말하실 분 있으실지 모르겠는데
꽤 심했었습니다.
주도한 몇몇은 수가 적었으나 그녀석들이 원체 학교에서 축제 같은걸 재밌게 하며 주먹도 교내에서는 잘 썻고
학교에 권한을 행사하는 학부모들의 자식들은 건드리지 않으면서 그랬기에 저같은 정말 힘없는 부모를 둔 케이스만 괴로웠죠.
특히 전, 그냥 두들겨 맞기전에 쌈박질을 했었어서 그놈 면상이 부어올라 더더욱이 심했고요.

아직도 기억에 남는건 싸우고 나서 결국 관자놀이를 정타로 맞아 그로기 상태로 자빠졌는데
그 상태에서 짓밟혀서 머리만 감싸다 그것도 못하고 끙끙거리는데 얼굴에 침을 뱉다가
씨익 웃으면서 더 패더니 제 귓구멍 안에 가래침을 집어넣던 기억이 나네요.
다음날 복도에서 소화기를 보면서 자고 있는 녀석의 뒤통수에 박아버릴까 했던 기억도 나고요.

그 뒤로 그녀석은 꽤나 오랜 시간 저를 괴롭히더군요.
저보다 약해 빠진 녀석에게 저를 갈구게 하기도 하고... 한 반년은 진짜 피말리게 하다가
나중에 다른 녀석을 괴롭히더군요.
아마... 저 역시 중학교때는 전교권에서 쌈박질 하던 놈이라는 소문도 들었을테고 실제로 지 면상 붓게 만들었으니
일부러 더 그랬던거 아닐까 싶습니다.ㅎㅎㅎ...
마음 같아서는, 아니 실제로 두번 정도 더  달라붙어 덤벼들었지만
매번 졌습니다.

제가 스무살 넘어서 174에 60킬로 나가던 체격을 현재 177에 87킬로, 겉보기에는 70-75 정도로 보이는 체격의 근육을 만들게
이끌어준 경험이었죠. 저보다 15킬로 더 나가니까 근력에서 비교가 안되더군요.
그래서 고교 졸업 후 딱 1년만에 몸을 저렇게 키웠습니다. 운동하신 분들이라면 저게 얼마나 지독한 짓인지 아실듯.

그렇지만,
전 그래도 그녀석의 인생이 저 일로 끝장나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거 같습니다.
이력서에 빨간줄 하나 정도는 그었어야 했다고 생각했지만
돈 없는 우리집은 그럴 능력도 없었죠.

지금에 와서 공소시효라는걸 생각하고, 그녀석이 그 뒤로 조금의 죄를 짓지도 않았다면
묻어도 될만한 일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그 일이 잘못된게 아니라는 개소리를 한다면 현재진행형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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