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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생각과 소회
게시물ID : phil_154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캐이아스
추천 : 1
조회수 : 29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7/06/17 03:02:07
저는 제 스스로 그리 똑똑하진 않다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저도 멍청해 보이는 사람, 답답한 사람을 보며 
종종 '저사람은 왜 저렇게 바보 같을까, 왜 저렇게 머리가 안돌아갈까' 라고 우습게 생각하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순간부터 이런 생각 자체에 의심이 들더군요. 한동안 의심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무
리 고민하고 생각을 해봐도 내게 자만심을 가지게 한 그 멍청해 보이는 사람보다 내가 더 뛰어나다는 결론
을 내릴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똑똑한척 하는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멍청해 보이는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없었으니까요. 사실은 내가 더 쓸데없는 멍청함을 많이 가지고 있던 것에 불과했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명민함으로 멍청함을 이해하고 납득할 수 없다면 그것은 똑똑한척만 하는 더욱 멍청한거라고 이해하게 됐
습니다. 이 후 때때로 타인에 대한 자만심이 고개를 들려고 하면 이같은 생각들이 반사적으로 족쇄가 되어 
저를 교만하지 않게 만들어 주고, 이게 또 제 마음에 흡족? 과 같은 태를 만들어 주는게 그리 나쁘지 않았
습니다. 삶의 경험속에서 일차적인 지식을 겆고나니 지혜의 윤곽이 보이는구나. 그렇게 믿게 되었고 배우는 
것만큼이나 배운걸 비울 줄 아는 것도 중요하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언어란 개인이 가지는 순수한 의식적 개념의 형태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번역하여 누군가에게 보여주거나 
보여짐 당하기 위한 번역이라고 생각합니다. 혼자만 생각하고 고민하고 답을 내리고 그럴거면 언어는 필요
없는게 아닐까 해요. 언어가 없이 의식의 상像만으로도 얼마든지 사유가 가능하고, 외려 이편이 제약이 없
어 홀로 사유하는 데에는 훨씬 뛰어날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제가 중요하게 이야기 하고 싶어하는 것은 
언어를 타인 의식속의 순수한 상像을 들여다보기 위한 보조도구 정도로 이해해야지, 언어로 그 사람의 모든
걸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중요한 무언가 더 볼 수 있고 더 알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내팽개치는 것
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본인에게 필요한 것은 항상 쉽게 보이는 법이 없죠. 특히나 실제로 명석한 두뇌
회전력을 갖은 사람일수록 자신에게 필요한 그것들을 공기처럼 잘 인식하지 못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저는 제 삶의 경험에 비추어 직관하곤 해요.

돌이켜 생각해 봅니다. 제가 이 철학게시판을 통해 원하는 게 무엇일까. 저는 정치적 지식들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오유를 알게 됐고, 시사게를 알게 됐고, 철학게시판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지금은 철학게시판의
글들만 자주 읽어봅니다. 여타 다른 게시판과는 다른 무언가 끌림같은게 있었고 글들을 읽고 생각하고 그 자
체로 즐겁고 재밌었습니다. 그래서 저 스스로 이러한 행위를 반복적인 일상과는 다른 나태의 즐거움 정도로 
정의를 내려보기도 했었구요. 지금은 철학이 답을 찾는 과정 뿐 아니라 물음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고 생각
합니다. 이렇게 철학적 사유의 즐거움을 아주 많이 알게 되었는데 문제는 상념에 빠지는 시간이 너무 자주 길
어져 일상에 지장을 주는 일이 많아지게 됐다는 겁니다. 중독이라고 해야 될까요. 과하다는 판단이 서서 이런
즐거움을 이만 끊고자 합니다. 학문으로써의 철학뿐 아니라 삶으로써의 철학에 있어서도 다른 어떤 게시판이
나 책자보다 많은 도움이 되었고 많이 배워가는 듯 해서 감사하다는 말씀은 드리고 사라지는게 예의 아닐까 
싶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철학들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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