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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를 긍정하다 (잡설2)
게시물ID : phil_156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pinoche
추천 : 3
조회수 : 29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8/13 13:58:48
나는 올해 5월부터 약 4년 반을 넘게 다녔던 직장을 나와 놀고있다.
아직 미혼이며, 경제적으로는 의-걸칠옷 많음, 식-어머니가 해주는 밥먹고삶, 주-어머니집에 얹혀삶, 
기타 필요한 생활 및 문화 자금은 퇴직금과 실업급여를 통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크게 어려움은 없다.

일(work)이라는 것이 돈을 벌기위해 나의 시간과 몸, 생각을 타인에게 판매하는 것이라면 나는 3개월째 아무에게도 나를 팔고 있지않다.

하루는 24시간이다. 
이상적인 수면시간은 8시간으로 모든 인간이 공통이라고 볼때 (계산의 편의를 위해) 인간이 깨어있는 시간은 16시간이다.
일반적으로 9시 출근 ~ 7시 퇴근 (10시간) 이라고 한다면, 출퇴근 및 준비시간은 약 2시간이다.
즉, 타인에게 팔리는 시간은 도합 12시간이 되며, 
타인을 위해서가 아닌 자신만을 위해서 사는 시간은 하루에 고작 4시간 언저리가 되는 것이다. (주말은 제외한다.)
그렇다면, 나의 시간은 어떠한가?
나는 하루를 16시간을 산다. 그 시간은 가끔 사랑하는 이를 위해 희생하기도 하지만, 오롯이 나의것이다.
여기에서 백수의 긍정이 나온다.
나는, 남들에 비해 나의 하루를 짧게는 3배 길게는 4배까지 사는 것이다.
더 생각하고, 더 책을읽고, 더 TV를 볼수 있고, 더 운동할 수 있으며, 더 활력있게 몸과 마음을 유지할수 있는..(일을하면 개인시간까지 후유증이따른다) 
크게 돈이 들지 않는다면 무엇이던 더 많이 할 수 있는, 나는 같은 하루내에서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산다.
솔직히 이러한 생활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내 과거의 시간들을 반추해 보는 시간도 갖을 수 있었고 그시간들이 억울하거나 멍청했다고 느껴진다.
특히, 어머니께 손을 벌릴수 없는 입장이니 일을 해야 함은 당연했지만, 사람은 무조건 일을 해야 한다고까지 굳게 믿었던 내 과거가 반성된다.

아직 경제적으로 책임질 사람이 없다면, 자기 한몸 정도는 당분간 먹고 살게 할 수 있을 만큼의 돈이있다면
꼭 백수가 되어 자신만의 시간을 충분히 돌아보길 권고한다.
타인 대비 3배이상의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기적을 맛볼것이므로.. 
어찌보면, 타인을 위한 시간보다 자신을 위한 시간이 많아야 하는 것이 정상적인 인간의 삶인데
사회는 먹고,살고, 의료혜택을 받는것,,그 기본적인 생존요소를 얻으려 해도, 너무 많은 일을 해야 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빡빡한 현실이지만 지금까지 열심히 일 해 왔다면 두려움이 생기더라도 한번쯤은 백수가 되어 몇 개월 쉬어가라.
어떤 철학적인 의미를 떠나...진정으로 자신을 위한다는 것은, 나에게 시간을 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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