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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4.다른 존재를 존엄하게 여기게되는데 필요한 몇가지 조건이 있다
게시물ID : phil_168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iidyn
추천 : 0
조회수 : 48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1/21 11:24:42
자기 존엄성을 인식한다는 가정하에, 다른 존재에게 존엄감을 느끼려면 그 존재에게서 자신과의 일체감이 느껴져야 하는데 일체감은 자신과의 소통감을 통해 형성이 된다. 그리고 독존성이 느껴지는 존재가 소통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가정 하에, 일반적으로 모든 인간은 존엄성의 대상이 된다. 다만, 동질 의식을 통해 인식되는 독존성이기에, 특정 인간에게 느껴지는 존엄성 정도는 그 대상으로부터 느껴지는 자신과의 동질감 정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듯 하다. 그러니까 자신과 동질감이 더 많이 느껴지는 존재에게 더 많은 소통감->일체감을 느끼게 되고, 그런 인간을 조금이라도 더 존엄하게 여기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같은 인간이지만, 이왕이면 외국인 보다는 내국인에게서 더 동질감을 느끼고, 내국인 중에서도 이왕이면 동향 사람에게서 조금이라도 더 동질감을 느끼고, 그 보다도 이왕이면 친지에게서, 또 그보다는 특히 가족에게서 더 동질감을 느낀다. 그리고 그렇게 조금이라도 더 동질감이 느껴지는 존재를 이왕이면 다른 존재들 보다는 조금이라도 일체감을 느끼고 더 존엄으로 무겁게 여기며 더 목적으로 대하게 된다 (아프리카에서 사고로 수십명이 죽은 사건 보다 옆집에서 큰 사고로 중상을 당하는 사건이 더 무겁게 여겨지는 것은 일면 자연스럽다.).

존엄성을 느끼기 위해 결국 중요한 것은 일체감이기에, 그리고 (독존성이 있는지 없는지가 아닌) 독존성이 느껴지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존엄성의 대상이 꼭 독존성이 있는 인간 만일 필요는 없다. 존엄성의 대상은 독존성이 있건 없건 자신에게 독존성을 느끼게 하고 일체감을 줄 수 있는 의인화 된 존재, 예컨대 동물에게까지도 확장이 된다. 그러니까 우리는 인간을 존엄하게 여기지만 개도 나름 존엄하게 여기며 다른 동물들, 특히 포유류를 좀더 존엄하게 여긴다. 나아가 우리는 척추동물 들에게도 조금씩은 존엄성을 느낀다. 심지어 무척추동물인 개미조차도 다칠세라 조심해서 걷는 사람도 생각해 볼 수 있다(예컨대, 보신탕에 대한 입장도 개에 대한 동질감 인식 유무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면 된다. 개에게 존엄의 대상으로 보는 사람에게 보신탕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반대로 개에게 존엄의 대상으로써 동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사람에게 보신탕 반대는 이해할 수 없으며, 그것을 개를 존엄의 대상으로 여기라는 강요로 느껴질 거이다.). 물론 그렇다 할지라도 이런 인간들조차도 특별한 사연이 있지 않은 다음에야 일반적인 수준에서의 인간이라면 개를 인간만큼 존엄하게 여기지는 않을 것이며, 들짐승 같은 다른 포유동물을 개만큼 존엄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개미를 들짐승만큼 존엄하게 여기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인간은 개미보다는 들 짐승에게서, 들짐승보다는 개에게서, 개보다는 인간에게서 조금이라도 더 독존감을 느끼고 더 소통감을 느끼고 더 일체감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타인을 존엄하게 여기는 의식에 대한 조건이 위와 같다고 한다면, 그것은 위의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타인에 대한 존엄 의식이 없음을 뜻한다. 즉, 1. 자신의 능동성이나 독존성에 대한 존엄성 인식이 없으면 타인을 존엄하게 여길 수 없다. 좀비영화에서의 좀비나, 또는 현실에서의 심신 상실자가 그러하다. 자기 존엄성에 대한 인식이 있더라도, 2. 타인에 대한 동질능력이 없는 사람도 타인을 존엄의 대상으로 여기기 어렵다. 즉, 자기 존엄성에 대한 인식이 있더라도, 추상능력등의 문제로 인한 타인의 내면을 바라보는 능력에서의 문제로 인해 자신과 비슷한 다른 존재에게서 동질감을 느끼는 능력이 없는 존재를 가정할 수 있다. 이들에게는 자신과 비슷한 다른 존재에게서 자신과 외관상 비슷하다는 것만을 인식만 할 뿐, 그들의 독존성에 대한 이해도나 그들의 고통이나 즐거움을 자신의 그것처럼 함께 느끼는 일체감은 적거나 없을 것이다. 자신과의 일체감에서 오는 존엄성이기에, 이런 존재들 에게는 타인을 존엄으로 대하는 내면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타인을 하나의 객체처럼 방관적으로 인식하는 자폐나, 또는 아직 마음이론(Theory of mind)이 덜 발달한 영유아가 그러하다.

나아가 자기 존엄성에 대한 인식이 있고 추상능력에도 문제가 없더라도 3. 타인에게서 동질의식이 느껴지지 않거나 소통감의 고려대상으로 간주조차 하지 않으면, 그래서 타인에게서 독존성을 느낄지 언정 소통감이 느낄 수가 없다면 그 타인을 존엄하게 여기지 않게 된다. 이들에게 타인은 단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훌륭한 수단에 불과하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타인을 적극 활용하고 소모시키고 희생시켜도 되는 대상으로 인식하는 싸이코패스나 사기꾼들이 그러하다. 사실 인간이 아닌 닭에게 라면 보통의 우리들 역시 그러하다. 우리는 닭의 존엄성 같은 것에 대한 아무런 죄책감이나 문제의식 없이 마음 편하고 맛있게 치킨을 먹는다. 먹음직스런 치킨을 보고서 자신과의 동질의식은 고사하고 그럴 생각조차도 하지 못한다. 그리고 독존성이 느껴지지 않는 닭이기에, 일체감이 느껴지지 않는 치킨이기에 이것은 그렇게 이상한 것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자기 존엄성에 대한 인식이 있고 추상능력에도 문제가 없으며 타인을 동질체 관점으로 바라볼 의지나 능력까지도 있음에도 타인을 존엄으로 여기기 힘든 경우는 가능하다. 이것은 특별히 소통감에 의한 일체감이 느껴지지 않는 특정한 양상의 타인에 대한 상황이다. 즉, 이것은 위의 1 자기 존엄성 인식, 2 타인 독존성 인식, 3 소통 공감 능력 조건의 충족에 의해 타인을 존엄으로 여기게 되는 인간이 1,2,3, 특히 3의 조건에 충족되지 못하는 타인을 대하는 상황이다.

1,2,3 조건의 충족에 의해 인간은 타인을 존엄으로 여기게 되는데 위에 나열된 이들은 자신을 존엄으로 대해 줄 것이라는 예측이 되지 않는 존재들이다. 즉, 외면은 인간인데 내면은 인간으로써 응당 있어야 할 것 같은 조건이 충족되지 못하는 상태에 있는 존재이다. 그리고 이들은 보통사람들과 같은 방식의 존엄으로 대하기가 어렵다. 인간을 존엄으로 여길 능력이 없는 상태인 1과 2의 인간은 다른 방식으로 존엄하게 여긴다면, 인간을 존엄으로 여길 능력은 되는데 의지가 없는 상태인 3의 인간에게서 소통감을 느끼기는 어려우며 따라서 이들은 존엄의 대상으로 여기기가 어렵다. 인간은 추상화 능력을 통해 타인이 기본적으로 자신과 같은 형태의 내면, 즉 자신과 같은 방식으로 목적과 수단을 구분해서 대상을 바라보는 (좁은 의미에서의)“마음”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유무를 인식할 수 있다.

인간이 존엄 하다면 그것은 자신이 존엄 해서이며, 타인에게서 그런 자신과의 일체감을 느껴져서 이고, 나아가 그런 타인 역시 자신의 존엄성을 인식하고 인정해 줄 것이라고 예측해서 인 듯 하다. 나 자신에서처럼, 자신이나 타인을 존엄하게 여기며 목적으로 대할 것으로 예측되는 존재를 인간은 존엄하게 여기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자신이나 타인을 존엄하게 여기며 목적으로 대할 것으로 예측되지 않거나 기대하지도 않는 존재를 인간은 존엄하게 여기지 않는다. 싸이코패스가 인간을 바라볼 때나, 인간이 좀비나 치킨을 바라볼 때가 그렇다. 인간은 좀비나 치킨을 존엄하게 여기지도 않으며, 동시에 인간은 치킨으로부터 존엄적인 대우를 예측하거나 기대하지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치킨을 자신과의 동질감 대상으로 간주 하지도 않고 존엄하게 대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같은 방식으로 논리를 몰고가 보면, 싸이코패스는 인간을 존엄하게 여기지도 않으며, 동시에 싸이코패스는 인간으로부터 (자기 이롭고 편한 대우를 기대할지 언정) 존엄적인 존재로써의 대우를 예측하거나 기대하지도 않는다. 그렇게 때문에 싸이코패스는 인간을 자신과의 동질감 대상으로 간주 하지도 않고 존엄하게 대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인간은 싸이코패스를 존엄으로 대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


마음: 자신과 기본적으로 같은 방식으로 목적과 수단을 구분해서 대상을 바라보는 형태의 내면, 자신과의 동질체인 능동체나 독존체를 목적으로 대하고자 하는 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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