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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하세요" 라고 하는 순간 사과 받기는 어렵게 된다.
게시물ID : phil_170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iidyn
추천 : 2
조회수 : 100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9/09/06 17:50:02
사과: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빎

정의상 사과가 성립되려면 용서를 비는 외적행위와 함께 잘못을 인정하는 내적행위가 동반하여야 한다.
잘못은 인정하지도 않았는데 어쩔수 없는 외력으로 억지로 용서를 비는 것을 우리는 진정한 사과라고 하지 않는다.
용서를 빈다는 외적행위는 외부의 압력에 의해 억지로라도 진행될수도 있는 것인 반면,
잘못을 인정하는 내적행위는 오롯이 스스로가 판단해서 결정하는 것이지 누군가의 부탁이나 지시로 될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느 누구도 자신만의 그런 능동적인 내적행위까지 외부로 부터 침범당하여 휘둘리게 되는 상태를 원치 않는다. 
그리고 이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인지상정이다.

따라서, "사과하세요" 라고 말한다면, 특히나 공격적인 형태로의 그런 말을 한다면
그 말의 목적은 진정한 사과를 받는 것이 아니라 용서를 빌게 함으로써 굴종을 받거나, 처벌을 받게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수 있다. 
행여나 이런 행동이 정말로 사과를 받겠다는 생각에 의한 것이었다 할지라도
그것은 아무도 침범당하기를 원치않는 누군가의 고유영역에 간섭하겠다는 뜻이고 이런 행동에는 누구에게나 강한 거부감을 가지게 된다.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는 내적행위는 이런 강요받는 거부감 상태로는 절대로 이뤄질수가 없다. 
잘못을 인정할 마음이 생기다가고 이런 말을 들으면 사과할 가능성은 오히려 더 사라진다. 

결론적으로, 진짜로 진정한 사과를 받고 싶다면 아이러니 하게도 "사과하세요"라는 말은 마지막 까지 아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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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할머니들의 '사과하세요'는 완전히 다른 맥락이다.
이것은 사과가 아니라 처절한 처벌을 받아도 시원치 않을, 그러나 처벌은 커녕 자신들의 만행에 대한 인정조차도 재대로 하지 않은 인간조직들에게 하는 대단히 완곡하면서도 서글픈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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