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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선과 악. (중2병주의)
게시물ID : phil_67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변신할망구
추천 : 0
조회수 : 36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9/24 19:30:03
저는 우주에 진리가 있다고 믿습니다.
이 진리란 우주를 구성하는 모든 법칙의 합이고 완전무결해서 전지전능합니다. 어쩌면 아인슈타인이 생각하던 통일장이론의 확장된 개념인지도 모르겠네요. 
여튼.. 우주라는 거대한 공간(공간이란 말을 쓰는게 맞는건지 모르겠네요. 그 공간을 포함하는 더 큰 공간은 우주 그 자체이고 우주는 단순히 공간의 합이 아니니까요.)안에 속해있는 인간은 어떤 상상을 하던 그건 결국 우주에서 일어날수 있는 일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간이 생각하는 전지전능이란 정말로 우주를 구성하는 규칙들의 총합들로부터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인지, 아니면 인간의 인지 범위 안에서 무엇이든 가능한 것인지도 애매해 집니다.

카카오스토리를 하던 중 전지전능한 신은 왜 세계의 악을 없애지 않는가? 란 글을 봤습니다. 그래서 제일 먼저 신의 존재에 대해 생각 했습니다. 신은 인간이 아니죠. 생물은 일단 아닙니다. 그렇다고 무생물도 아니고요. 그런데 전지전능합니다. 그렇다면 우주를 이루는 모든 규칙의 총합이라고 봐도 괜찮치 않을까요?

그런데 제가 이렇게 추론할때 한가지 빠뜨린 것은 신의 인격입니다. 만약 인간이 생각하는 선과 악이 우주를 이루는 규칙의 총합인 신이 생각하는 선과 악이 기준과 일치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악이 판을 치고 있다. 라고 기준을 정할수 있는걸까요. 인간이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선과 악의 기준이 있는지도 모호해집니다. 살인은 나쁘지만 나라, 문화, 환경, 시대에 따라 그렇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선과 악의 기준이 굉장히 모호한데 과연 신의 논리에 부합하는 명확한 기준이 있을까요. 아무도 모르겠지요 아직은. 우주를 이루는 규칙의 총합에게 인격이 있다고 생각해보니 멋지군요. 그저 존재할뿐인 우주에게 자아가 있다니요. 하지만 그러한 자아가 그저 존재할 뿐인지 아니면 자신의 의지대로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을 조정할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답할수 있는 사람 역시 아직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전 신에게 인격이 없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사과가 오늘은 기분이 좀 안좋다고 땅으로 안떨어지는건 본적이 없고 태양이 잠시 지루하다고 안드로메다 은하로 피크닉을 가는건 들은적이 없거든요. 만약 그랬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우주의 모델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봐야겠죠.. 아니 그렇개 생각할 '우리'도 없겠네요. 여튼 우리가 지금까지 발견해낸 물리 법칙들을 보면 가치판단이 가능한 인격이 끼어들 자리는 없습니다. 실제로 그러한 법칙에게 자아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없는걸로 보이니 저는 신에게 인격이 없다고 생각하겠습니다. 마치 어제 침대에서 내려왔는데 바닥이 푹 꺼지지 않았으니 오늘도 그렇겠지..라고 생각하는 것과 유사하네요.

여튼 선과 악은 적어도 신이 "이게 나쁜거고 이게 좋은거야" 하는 것에서 나오는거 같지는 않네요.

아, 방금 한 말 취소하겠습니다. 선과 악은 신이 만든것이 분명합니다. 저희는 모두 우주의 일부니까요. 다만 굉장히 한정된 신의 요소에서 선과 악이 비롯됐다고 생각되네요. 그렇다면 저는그 한정된 신의 부분를 인간이라 말하겠습니다. 신이 자기 모습을 본따 인간을 만들었단 일부 종교의 경전이 이해가 가네요.

여튼 선과 악이란 관념을 인간이 만들어 냈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일까요. 선이란 좋은 것이고 악이란 나쁜 것입니다. 일단은 제가 생각하는 좋은것 나쁜것으로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저는 수지를 볼 때와 치킨을 먹을 때 좋습니다. 그리고 치킨 다리를 두개 먹는 사람이 싫고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제 주변엔 많고 수지와 치킨을 위해 하는 모든 행동이 선이고 이에 반하는 행동을 악이라고 칩시다. 그렇다면 수지를 차지하려고 또는 지키려고 하는 과정에서, 치킨을 먹으려고 또는 빼앗으려고 혼란이 일어날 수 있겠네요. 처음엔 그저 수지 하악하악 치킨 하악하악에서 시작한 일이 우리라는 집단의 존속을 어렵게 하니까 처음에 설정한 선과 악에 몇가지를 추가 하겠습니다. 수지는 좋지만 소유물이 아니므로 활동을 지켜보는 것으로 만족하자. 치킨은 얼마든지 있으니 남에 것을 뺏지 말자. 라고요. 이러한 규칙을 어기는 것 역시 악이라고 간주하겠습니다. 규칙을 만들고 여기에 가치를 부여했다는 건 '우리'가 앞으로도 계속 하악하악거리기 위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저는 한 집단이 존속할수 있는, 이득을 불러오는 모든 일을 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집단의 존속을 위한 이득이란 뭘까요? 여기부터는 공리주의의 단점이 나타날수 있겠네요. "회사가 어려우니 난 500만원을 받겠지만 너희들은 2만원만 받고 일해라. 아니면 꺼지든가." 라는 상황에서 집단의 존속을 위해선 기꺼이 회사 말대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럴수는 없지요. 회사의 구성원들은 가족이라는 집단에 속해있고 친구들이라는 구성원들과 함께하고 기타 여러 집단에 동시에 소속되어 있기 때문에 그러한 조직에서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돈을 벌 수 있는 회사에서 부당한 처사를 받으면 안되겠죠. 그렇다면 이 사람은 선을 어긴 것일까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집단이란 것은 개인의 총합입니다. 개인이 행복해야 집단이 행복하고 존속할 수 있는 여지를 찾아 나가겠지요. 풀뿌리 민주주의 중요성이 생각나네요. 또한 회사의 부당한 월급 분배와 협박은 회사라는 집단이 속해있는 사회라는 집단의 구성원들에게 안좋은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즉, 속해 있는 더 커다란 집단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한 것은 회사 측이므로 선이 아닌 악을 행한 것은 회사의 직원들이 아니라 회사가 되겠네요.

마음에서 우러러 나오는 선의 실천을 함으로써 뿌듯함을 느끼기도 하겠네요. 이것은 학습된 것이기도 유전적으로 선천적인 것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으로 이루어진 집단이 살아남기 위해선 서로를 해치는 행위를 하면 안되겠지요. 오히려 서로를 돕는 것이 집단의 존속과 팽창에 더욱 이득이겠지요. 하지만 심각하게 집단의 분위기를 망가뜨리는 구성원을 제거함으로써 다른 구성원들이 안심할 수 있다면 사형 제도 역시 선이 될 수 있겠지요. 최근에는 지구촌 사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간이라는 종 자체가 하나의 집단으로 인식되어 가고 있습니다. 종 전체의 이익을 본다면 인권이라는 것이 만인에게 동등하게 적용되어야 하므로 사형제도가 나쁠수도 그렇지 않을수도 있겠지요. 저는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길게 주절주절 썼는데..여튼 저는 선과 악이란 그저 한 집단에게 이익이 되는지 그렇지 않은지로 기준이 정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오원춘 사건을 볼 때 느껴지는 감정과 생각은 "나 저 사람에 의해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무섭다." 또는 "우리 가족이 저런 일이 당했다면 무척 슬펐겟다." 그리고 "저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 사회는 좀 더 안전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입니다. 제 자신이 죽는 것은 싫습니다. 무섭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우리 가족이 저런 일을 당하는 것도 싫습니다. 저는 가족의 구성원으로써 일생을 보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 같습니다. 구성원들이 조금 바뀌겠지만요. 마지막으로 사회가 좀 더 안전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은, 만약 이러한 일이 계속 일어난다면 제가 한국이라는 집단에서 계속 살아가기 싫으므로 다른 국가-집단으로 이탈 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겟죠. 유전적으로 선과 악이라는 관념에 잘 공감하는 사람이 무리를 이루는 인간 사회 내에서 살아 남았을 확률이 더 클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선천적으로 이러한 관념에 공감하지 못하는 싸이코패스들이 소수인 사회에서 오늘날의 우리가 있다고 생각하니 앞뒤가 맞는군요.

아...낮잠자다 일어나서 갑자기 그냥 써 봤어요. 제가 철학이나 사회학을 전공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이런거 같애요. 용두사미네욬ㅋㅋㅋ 사두사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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