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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튀세르 주장은 틀렸다”
게시물ID : phil_69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릴케
추천 : 0
조회수 : 28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10/07 16:11:38
“사람 손바닥 크기의 한 점 구름이 파리에서 영국 운하를 건너와 금세 나무들, 과수원, 울타리, 밀밭을 스치고는 메뚜기 떼로 하늘을 까많게 덮는다. 마침내 이들이 다음 구역으로 날기 시작했을 때, 큰 나뭇가지는 앙상한 문화를 드러냈고, 들판은 인간 포부의 푸른 이파리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파리에서 영국으로 온 메뚜기 떼는 무엇일까? 영국의 저명한 역사가이자 사회주의 운동가인 에드워드 파머 톰슨(1924~1993)이 한 이 발언은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에 걸쳐 프랑스의 구조주의 마르크스주의자인 루이 알튀세르(1918~1990)가 영국 좌파진영에서 행사했던 막강한 이론적 영향력을 비유한 것이다. 톰슨의 알튀세르에 대한 본격 비판서인 <이론의 빈곤>(책세상) 초판이 영국에서 나온 지 35년 만에 국내 처음 번역돼 나왔다. 알튀세르주의는 영국보다 20여년 정도 늦은 1990년대 초 한국에 상륙해 한국 학계와 진보진영 사이에서 상당한 힘을 얻었다. 당시 현실 사회주의 체제의 붕괴로 이론적 공백 상태에 있던 진보좌파 진영에 대안적 마르크스주의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톰슨은 알튀세르가 같은 마르크스주의자였음에도 “아주 오래된 적이자 스탈린주의 권력의 근거”라고 강력하게 비판한다. “우리가 더 많은 진보를 향해 나아갈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생각했던 순간 우리는 우리 측의 후면에서 기습공격을 받았다. 알튀세르와 그의 수많은 추종자들 진영에서 무차별적인 공격이 개시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톰슨이 마르크스 사상의 핵심이 인간 ‘주체’에 있다고 보는 반면, 알튀세르는 ‘구조’가 주체의 우위에 있다고 보고 ‘주체 없는 과정’으로서의 역사를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톰슨은 “인간이 사건을 주무르는 것이 아니라 환경이나 사건이 인간을 주무르고, 그래서 인간은 사회적 힘의 희생자로 비치지만, 궁극적으로 분석해보면 사회적 힘이란 인간 의지의 산물이다”라고 주장한다. 톰슨은 <영국 노동계급의 형성> <윌리엄 모리스-낭만주의자에서 혁명가로> <역사를 만듦> 등의 저서를, 알튀세르는 <마르크스를 위하여> <자본론 읽기> <미래는 오래 지속된다> 등을 썼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religion/60593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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