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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레슬러
게시물ID : phil_89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레고맨
추천 : 0
조회수 : 36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5/17 18:44:05
'더 레슬러'란 영화가 있다.
80년대 최고의 스타였던, 하지만 이젠 한 물 가버린 레슬러의 현재 모습을 현실감 있는 영상으로 잡아내는 영화다.
 
세상에... 80년대 섹시 가이 미키 루크가 다 늙어 빠진 레슬러로 나오다니...
하긴 요즘 영화에서 보이는 족족 그런 모습이긴 한데... 그래서 그런지 더 몰입된다.
 
암튼 다 낡아빠진 벤에서 사는 레슬러가 예전의 영광에 기대어 힘든 몸싸움을 계속해 가는 모습은 참 안쓰럽게 다가온다.
일상을 살아가기도 버거운 영웅의 모습 혹은 그 일상에 버려진 영웅의 모습...
 
극중에는 이런 나레이션이 나온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이사야서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인데, 종종 예수님을 가리킬 때 쓰인다.
하지만 한 물 가버린 이 레슬러에게 쓰여져도 하등 이상할 것 없어 보이는 말씀이다.
 
한 때 사람들을 열광시켰지만 이제 힘이 다해 인기가 시들자 시골장터같은 경기를 전전해야 하는 처지의 레슬러.
그의 처지는 인간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와 무척이나 흡사하다.
 
우리는 소비대중이 되어 누군가를 쪽쪽 빨아먹으며 살아간다. 서로가 서로를 빨아먹으며 살아간다.
나를 소비대중인척 착각하며 내가 내가 아닌 듯이, 나 자신도 그 누군가가 될 수 있다는 자각없이 살아간다.
그러다 소비대중의 대열에서 낙오될 때, 마치 저 레슬러처럼 나락에 떨어질 때 드디어 깨닫게 된다.
나 또한 내가 빨아먹던 그들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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