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방법서설_3부
게시물ID : phil_96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레고맨
추천 : 2
조회수 : 56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9/07 02:27:07
3부
집을 개축할 때는 집을 개축하는 동안 지낼 또 다른 집이 필요하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동안에도 (즉 답을 찾는 동안에도) 우유부단해 지지 않기 위해 또한 행복하게 지내기 위해서는 격률이 필요하다.
여기 이를 위한 네 가지 격률을 제시한다.

첫째, 도덕격률은 어렸을 때부터 나를 키워준 하나님의 종교를 언제나 지니면서, 내 나라의 법률이나 습관에 복종하겠다는 것이다.
        여러 개의 의견들 중에서 가장 온건한 의견, 실천하기 편리하고 극단적이지 않은 의견을 쫓을 것이다.
둘째, 내가 할 수 있는 나의 행동에 있어서 가장 굳게, 가장 단호하게 나 자신을 붙들어매는 것이다.
        길을 잃었을 때는 한 길로 쭉 가는 것이 길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물론 그 방향은 가장 그럴듯한 의견, 타당한 개연성에 두어야 한다.
셋째, 사건의 흐름을 파악하기보다 나 자신을 극기하려고 애쓰는 일이며, 또 세계의 질서보다는 오히려 나 자신의 욕망을 변경시키고
        또 일반적으로 나의 사유에서보다는 나의 능력에 전적으로 들어오는 것이 없다고 믿도록 애쓰는 것이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밝힐 수 없는 것은 밝힐 수 없다고 인정해야 한다.
        사물들의 변화로부터 자기 자신을 빼어낼 수 있었던 철학자들이 많은 고통과 가난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축복 속에서 그들의 신들과 대답 또는 토론할 수 있었던 비밀이 원칙적으로 내가 말한 태도 속에 있었다는 것을 나는 확신한다.
넷째, 나는 도덕적으로 가장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현세에서 영위하고 있는 여러 가지 일거리들과 일별했다.
        가능한한 진리를 찾기 위해, 나는 내가 나 자신에게 규정했던 위의 방법들에 따라 나의 일생을 바치기로 마음 먹었다.
 
내가 따른 길이 나에게 가능한 모든 인식을 확실히 얻게 해주는 것이요,
또한 내가 얻을 수 있는 모든 참된 선을 얻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들,
나는 나의 욕망을 제한시킬 수가 없었고, 또 스스로 만족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도덕적 격률을 확신한 다음에, 그리고 그 격률을 각각 나의 믿음의 진리로서 정립한 다음에,
나는 내 의견의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 거기에서 자유스럽게 벗어날 수가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내가 난롯가에 앉아서 나의 모든 생각을 폐쇄적으로 정리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과의 교제를 통하여 더 잘 진리에로 도달하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겨울이 다 가기 전에 다시 여행을 떠났다.
이후 나는 9년 동안 연극의 배우보다는 방관자로서 떠돌아 다녔다.
 
그리고 각 주제에 관하여, 그 주제를 의심케 할 수 있었던 것에 관하여 특히 반성하면서,
또 우리가 잘못 생각하는 경우를 반성하면서, 나는 나의 정신으로부터 전에 나의 정신속에 스며들수 있었던 모든 오류를 깨끗이 버렸다.
그렇다고 해서 의심하기 위하여 의심하며, 늘 결단하지 못하는 회의론자들을 모방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와 반대로 나의 모든 계획은 바위와 진흙을 찾기 위하여 흔들리는 땅과 모래를 버리고
나 스스로를 확신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런 계획이 성공한 까닭은 나의 어렴풋한 짐작에서가 아니라,
명석하고 확실한 추리에 의해 검토했던 명제들의 불확실성과 거짓을 발견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방법서설이 다른 범속한 철학들보다 진리탐구에 기여한 점이 있다면,
그 까닭은 아마도 틀림없이 조금 안다고 하는 사람이 허풍을 떨면서 아는 척하는 것보다
나는 더 모른다고 솔직하게 고백하기 때문이며,
또 다른 사람들이 옳다고 평가할 때에 나는 많은 사실을 의심했기 때문이다.
 
나는 의심스러운 명제들을 의심하면서 확실한 결론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낡은 집을 허물어 버리는 경우, 대개는 새로운 집을 짓는 데 사용하기 위하여 그 집의 파괴된 물건을 보관해 두는 것처럼,
나도 그릇된 토대 위에 세워진 것으로 판단된 내 의견들의 모든 것을 전부 파괴하면서,
더 확실한 의견을 세우는데 필요한 많은 관찰과 경험을 얻게 되었다.
 
나는 타인이 나를 과대평가하지 않기를 바랄만큼 선량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때문에 전력을 다해 일반적으로 나에게 주어진 명성에 합당한 자가 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전쟁 후 네덜란드에서 은퇴생활을 하기로 마음먹은지 8년째이며, 버림받은 사막같은 여기서 가장 고독하고 한적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
음... 3부까지도 어떤 구체적인 방법보다는 자화자찬이 이어지고 있군요. 하긴 '서설'이니까...
칸트나 헤겔의 서설들에서도 비슷한 부분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역시 철학은 '도'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철학을 하니 도덕군자처럼 행동해라? 웃기는 소리죠.
철학은 아부와 아첨과 자기 자랑과 욕망과 질투로 범벅되어 있습니다. 사실 철학도 철학자가 하는 일인데, 그 어떤 인간이 그렇지 않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은 그 속에서 진리를 찾으려 합니다. 그것이 철학을 철학이게끔 만드는 게 아닐까 합니다.
 
벌써 찬바람이 불고... 한가위네요.
슈퍼문 보시면서 가족과 함께 들들 볶이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