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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그리고 개인의 자유와 권리
게시물ID : phil_98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레고맨
추천 : 2
조회수 : 48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9/29 10:42:34
네이버 웹툰 중에 '송곳'이라는 만화가 있습니다.
마트의 한 관리직이 비정규직들과 함께 부당해고에 대항하는 내용인데... 우리의 현실을 보여주는 암울하고 현실적인 이야기입니다.
사회고발보다는 부조리한 현실 앞에서 괴로워하고 자기 앞의 살 길을 찾는 사람들의 인간군상을 보여주는 만화입니다.
(그래서 봅니다. 사회고발? 지겹습니다.)
 
 movie_image0S68W1R4.jpg
 
그런데 이번에 비슷한 소재(마트의 비정규직에 대한 부당해고)로 영화가 나왔네요.
포스터를 보면 왠지 닭장 속에 갇힌 닭들이 생각납니다. 좁은 공간에 밀어넣어져 하나하나 잡아먹히는 닭과 우리의 삶이 얼마나 차이가 날까?
자본이란 권력 앞에서, 이들과 한통속인 정부라는 권력 앞에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는 얼마나 부질 없는 것인지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물론 어떤 전개가 될지는 뻔하지만(노동운동과 탄압의 과정은 정형화된지 오래입니다.)... 어떻게 결말을 지을지는 궁금합니다.
희망을 던져주며 눈물이나 훔치라고 할지,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을지...
 
마빡에는 '카트'를 올려놨지만, 잠깐 '송곳'에 관련된 제 경험을 말할까 합니다.
얼마 전 철개에서 누군가와 '송곳'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죠.
누군가 '송곳'을 언급하길래 저도 '송곳' 좋아하는데 국정원이 보고 방해할까봐 말 안하고 있었다고...
(어차피 네이버 웹툰이 여기보다 보는 사람이 더 많은데도 그런 생각을 했더랍니다.)
그런데 그 대화 이후 송곳이 더 이상 안 올라오더군요.
웃자고 한 소리였는데...
 
사실, '송곳'은 2부 끝나고 3부 준비 중이라 안 올라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찌질한 한 개인은
'괜히 국정원이 노다니는 곳에서 입 한 번 잘못 놀려 이 좋은 웹툰을 내리게 한 건 아닐까...'
라는 이런 웃지 못할 생각까지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왜냐구요?
우리의 역사가, 현재의 역사가 개인 개인을 발가락에 낀 때만큼도 여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개인은 위대한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위해 언제든지 버려질 수 있는 존재이자,
권력의 생각과 다르면, 자본의 생리에 반하면 마치 정원에 자란 잡초마냥 뽑혀 버리는 존재이고,
수시로 감시하며 조금이라도 다른 소리를 하면 잡아갈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90년대 이후 없어진 줄 알았는데, 민간인사찰이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하고 있더군요.
이젠 검찰에서 사이버상의 명예훼손에 대한 수사팀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세월호 유가족에 대해 온갖 막말을 하던 사람들은 다 풀어주더니... 대체 누굴 수사하겠다는 수작인지.
그러니 조심 안 하고 배기겠습니까?
날마다 자기 검열을 하며 내 생각, 내 태도, 내 언행이 이 사회에 부합한가? 나에게 혹은 누군가에게 해가 되는 건 아닐까?
예의를 떠나 생존을 걱정하며, 스스로 입을 닫아야 합니다.
 
요즘은 경찰들이 거리에서 조금만 심기를 거스르면 '모욕죄'로 수갑채워서 48시간 동안 구금시켰다가 고소취하로 풀어준다더군요.
(자세한게 궁금하시면 김종배의 시사통에서 팟캐스트 '인권통-보복하는 경찰'을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무서워서 경찰들 근처에나 가겠습니까? 이 글로 '모욕죄'에 걸리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이 글을 읽으실 국정원 선생님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벌렁벌렁한데... 이젠 경찰까지 신경써야 합니다. 숨도 못 쉬겠습니다.)
이젠 일상에서조차 권력을 실감하게 되었고, 몸을 사리며 살게 되었습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이 모양 이 꼴이라니...
야금야금 검열을 강화하며 인권을 옥죄고 자유를 옥죄는 것이 우리가 표를 던진 사람들이 하는 짓입니다.
 
하지만 이런 폭압은 언젠가는 터집니다.
영화 '카트'처럼 갈데까지 가면, 더 이상 갈데도 없어지면 터지고 마는 겁니다.
영화란 특수부대 나오는 액션물보고 아무 준비없이 특수부대 훈련 따라하다 애꿋은 병사를 2명이나 죽이라고 있는 것도 아니고,
형사물에서 증거를 찾아 기소하라고 주어진 48시간을 보고, 자기 기분나쁘다고 아무나 수갑채우고 48시간동안 감금하라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영화를 보는 진짜 이유는 '카트'같은 영화보고 사회현실을 깨닫고 반성하라고 있는게 아닐까요?
(홍보글처럼 되었습니다만... 저도 안 본 영화라 절대 추천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좋은 영화라도 지루하면 말짱 꽝~ 아니겠습니까)
 
어쨋든 하고 싶은 이야기는 개인 개인이 자유롭게, 자신의 권리를 (투쟁해서가 아니라) 당연하게 인정받으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권력의 눈치 안보고 자유롭게 말하며 살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역사 속의 개인... 참 별 것 아니지만,
별 것 아니기에 자기 하고 싶은대로 말하고 일하며 살 자유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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