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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의 영농일기 #1] 농장에 봄이 오고 있습니다.
게시물ID : plant_122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娜人]Nain
추천 : 12
조회수 : 74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2/25 22:3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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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농장은 한창 딸기를 수확하는 계절입니다.
본래 딸기는 4~5월의 늦봄이 제철이지만, 하우스 시설 재배가 보편화된 요즘은 1~2월이 제철이면서 가장 맛있는 계절입니다.
더구나 2월 말쯤의 딸기는 당도는 한창 올라온 가장 맛있는 때이지만 가격은 가장 싼 시기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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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는 한 농가의 겨울~봄 시즌을 책임지는 작물이라면, 토마토는 여름~가을에 수익을 내주는 고마운 작물입니다.
지금은 딸기의 수확철에 맞물려 토마토에 인공수정 작업도 해줘야 되고, 곁가지를 떼내는 작업도 해줘야 되고, 줄을 올려 지지대를 만들어 주는 작업도 해야되는 등 눈코 뜰 새 없는 일정을 만들어 줍니다.
토마토의 꽃이 열흘전쯤에 피어나기 시작해서 일주일 전쯤에 수정 작업을 해주었더니, 이제는 하나둘 씩 열매가 열리는 모습이 보여집니다.
꽃에서 열매가 되는 모습이 몽글몽글 예쁘기도 합니다.
이제 이 열매들은 약 한달반에서 두달 정도의 기간동안 충분히 맛있게 익어 4월말이나 5월쯤 수확을 할 수 있게 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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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작물 토마토 이외에 늘 새로운 씨를 심어보길 좋아하는 어머니 덕분에 이번에도 새로운 토마토 품종을 시도해보게 되었습니다.
저도 잘은 모르겠지만, 어머니 말씀으론 한 나무에서 주황색 빨간색 노란색 방울 토마토가 열리고, 토마토에 호랑이 무늬 같은것이 새겨진 카리스마 있는 방울 토마토가 달린다고 합니다.
맛은 둘째치고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녀석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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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방울 양배추를 수확하고 달려 있는 모습을 찍어 올리겠노라 했었습니다.
방울 양배추는 이렇게 열립니다.
중간의 큰 대 가 자라고 큰 잎이 뻗어 자라면 그 곁에 저렇게 조그만 양배추가 하나씩 다시 달리는 방식입니다.
수확은 그저 손을 넣어 똑똑 따면 그만입니다.
저렇게나 많이 달린걸 보니 또 조만간 한번 수확을 해서 요리 해 먹어야 할것 같습니다.
아버지 말씀으론 커다란 이파리도 부드러운 새 잎은 먹어도 된다고 하시는데, 그것도 한번 도전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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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완전히 녹는 봄이 오면 옮겨 심기 위해 고구마 싹을 틔우고 있습니다.
이주전 쯤에 하우스 안에 거름을 섞어 흙무덤을 만들어 놓고 그저 고구마를 쿡쿡 박아 넣었습니다.
이주동안 싹이 틀 생각을 안하길래 거름이 너무 독해서 다 썩어 버렸나 하면서 흙을 치울려고 봤더니,
이제야 하나씩 새순이 나기 시작하네요.
작년의 경험으로 봐선 고구마 15~20개 정도를 땅에 박아 올린 싹을 옮겨 심어 텃밭 놀이를 했더니
5~6인 가족이 겨울 내내 배터지게 고구마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더구나 타 죽을 정도로 햇빛을 많이 보게 해주면서 키웠더니
고구마가 어찌나 달던지. 겨울엔 고구마가 없으면 얼마나 허전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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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에 봄이 오고 있다는 것을 가장 확실히 알게 해준 두 나무 입니다.
블루베리 나무와 무화과 나무인데,
블루베리는 벌써 잎이 많이 나와 있네요.
무화과는 잘 보이시진 않겠지만 나무에 이제 새순이 돋아 나려 새눈이 하나씩 보이고 있습니다.
두 나무 모두 이제부터 열심히 영양섭취를 해주면 초여름 정도엔 맛있는 열매들을 맛보여 줄 겁니다.
무화과 나무의 경우엔 지금까지 번식을 시도하지 않았었는데, 올해는 에어레이어링 방식을 사용해서 나무를 좀 늘려볼 생각입니다.
내년에는 맛있는 열매를 서너배쯤 수확할 수 있길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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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를 짓다보면 늘 드는 생각이, 타이밍이 중요하다. 그리고 사람은 부지런 해야 된다... 라는 겁니다.
위 사진이 무엇인지 단번에 맞추실 수 있는 분도 계시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도 있으실겁니다.
이게 뭔고 허니... 바로 "콜리플라워" 입니다.
통상적인 콜리플라워는 브로콜리 같이 빽빽하고 희고 둥실한 덩어리라고 생각 하실텐데, 맞습니다.
그 콜리플라워입니다.
얼마전에 콜리플라워가 참 예쁜게 올라왔길래  수확해서 저녁에 요리해 먹어야지 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저녁이 되면 까먹고 있다 또 다음날이 되면 수확해야지.. 라고 하다가 또 저녁이 되면 까 먹고
이런 패턴이 몇번 반복되니 귀찮아지고, 결국 콜리플라워는 말 그대로 플라워가 되어 버려서 이젠 먹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조금만 귀차니즘을 극복하고 움직였으면 저 녀석들이 맛있는 한끼 식사가 되어주었을텐데.
뒤늦게 돌아서면 참 아깝고 후회가 됩니다.
그래서 농사를 짓다보면 사람이 참 겸손해지게 되는것 같습니다.
자연의 시계는 멈추지 않고, 그 과정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란건 그 시계에 맞춰 순응하며 사는 수 밖엔 없으니까 말이죠.

어쨋든, 이렇게 농장의 하루는 또 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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